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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지혜 Jul 20. 2024

오키나와에서 삿포로까지 3인실 호텔 후기

캐나다 주민의 일본여행기 5

    여행할 때 세 명은 마법 같은 숫자다. 너무 많지도 외롭지도 않고, 의견이 안 맞으면 가운데 누가 중재하기도 한다. 그런데 호텔방이 유난히 작은 일본을 여행하면서 3명이 들어갈 방은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자만 셋이라 안전이 첫째로 중요했다.


도쿄 - Cocts 아키하바라

아침식사가 도넛이라니!

    유일하게 경험해 본 캡슐호텔. 캡슐호텔이지만 콕츠에는 트리플 룸도 몇 개 있고 여러 명이 잘 수 있는 방도 있다. 그중에 가장 작은 이 방은 캡슐이 아래위로 하나씩에 다다미가 깔린 공간이 있어 생각보다 여유 있게 지냈다. 환승할 공항에서 비행기가 지연되어 이메일을 보냈더니 체크인은 밤 11시까지지만 12시까지 기다려주겠다고 답장이 왔다. 작은 호텔인데 스탭들이 친절해서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지하철 역이 도보 10분 정도로 비교적 먼 대신 야마노테선을 포함한 4개 지하철 라인에 접근할 수 있다. 주변에 편의점은 물론, Life라는 수퍼마켓까지 있어 일주일간 편하게 지냈다. 공용 부엌이나 식당 시설까지 아기자기하니 잘 갖췄는데 다만 세탁기가 한 대밖에 없어 근처 빨래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호텔비가 비싼 도쿄에서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을 정도로 저렴했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장기숙박도 신청할 수 있다. 

https://cocts.jp/

투숙객 할인되는 1층 식당

교토 - Cafetel (여성 전용 호텔)

여자 셋이라면 여기로!

    방문을 열자마자 "대박!"을 외쳤던 곳, 3인용 객실 중심으로 운영하는 여성전용 호텔답게 세 명이 묵을 방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침대 밑에는 28인치 러기지가 너끈히 들어가는 공간이 충분히 있고 핑크색 크록스가 놓여 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욕실에는 고데기에 핑크색 면봉, 피부미용을 위한 스팀기까지 있다. 창문밖으로 강이 보이는 이 호텔의 위치는 지하철 산조 역의 바로 위다. 지하철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기는 해도 잠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온 거리나 강변을 산책하기에도 좋은 위치. 조식 불포함이지만 주변에 아침 식사를 먹을만한 식당이 여럿 있다. 냉장고/전자레인지 공동 사용, 부엌 없음. 공홈에서 예약하는 것이 더 저렴했다.  

https://cafetel.jp/ko/

* 그 외에 교토에서 검토했던 3인실 가성비 호텔

- Oriental Hotel Kyoto Rokujo: 가격대비 시설은 좋으나 교통이 애매한 호텔

- Imu hotel: 위치도 좋고 저렴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호텔.

- The Pocket Hotel Kyoto Shijokarasuma: 위치 좋고 많이 저렴한데 방이 너무 작아보였던 호텔

보통 오사카에 머물면서 교토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데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고베, 나라에도 가는 게 아닌 짧은 일정이라면 차라리 교토에서 숙박을 하고 오사카를 하루 다녀오는 게 어떨지? 교토의 호텔은 같은 수준의 시설이라면 오사카보다 저렴하고 밤거리가 운치 있다.


오사카 - Super hotel Namba Nipponbashi

도톤보리에서 가까운 비즈니스호텔

    건물은 좀 오래된 느낌이고 조립식으로 넣어놓은 욕실은 너무 작았지만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 없이 잘 갖춘 호텔. 한국인 직원이 잘 챙겨주셔서 좋았다. 조식뷔페가 제공되는 2층 레스토랑에 이른 오후에 가보니 맥주부터 위스키까지 간단하게 한 잔 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베개를 원하는 높이로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으로 방에 있는 베개는 너무 단단했다) 2층 침대 위칸은 알아서 깔아 쓰라며 시트가 접힌 채 그대로 놓여 있어서 좀 황당했지만 이해하기로... 공항으로 짐 부쳐주는 서비스 가능 (유료)

낮시간엔 노트북 놓고 작업하기에도 좋았던 식탁, 충전 가능

* 같이 검토했던 오사카의 3인실 가성비 호텔

- Hotel Hillarys: 가성비 좋은 우메다 지역 호텔

- Hotel Keihan Yodoyabashi: 우메다와 남바 사이 가성비 호텔


이시가키 - Breakfast Porto hotel

조식에 진심인 호텔

이름처럼 아침식사가 잘 나오는 호텔이었는데(조식요금 별도) 아침 일찍 배를 타느라 먹어보지는 못했다. 페리 선착장에서 비교적 가까운 이곳은 호텔빌딩과 콘도 빌딩이 같이 있다. 콘도빌딩 객실에는 세탁기와 간단한 부엌이 있어서 언젠가 이시가키에 여유 있는 일정으로 오게 된다면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었다. 

침대가 널찍한 대신 남는 공간이 거의 없다

이리오모테 - 호시노 리조트 호텔

매일매일 파인애플

    3인실을 예약하서 좋은 점은 대부분 높은 층을 배정받는다는 것이었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더운 지역의 호텔은 층이 높아질수록 습기가 적어 쾌적하다. 다른 방도 데이베드가 하나씩 있어 세 명까지 묵을 수 있지만 돈을 더 내고 이층침대가 있는 꼭대기층을 예약했다. 여행 중의 휴가라고 생각해서 누린 호사였고 덕분에 비가 오는 날에도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섬을 탐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 종류가 많은데 일본어로만 진행한다.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섬 안에는 택시가 없어서 이동하려면 호텔에서 전동자전거를 빌리거나(유료) 렌터카를 해야 한다. 어떤 레스토랑은 예약하면 호텔로 픽업하러 와주기도 한다. 저녁에는 전용 비치에서 호텔에서 주는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며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오키나와 나하 시내 -  OMO5

오키나와 전통을 알고 싶다면

이리오모테 섬의 호시노 리조트에서 좋은 인상을 받아 선택한 계열사 호텔. OMO호텔은 호시노 리조트 중 주로 대도시에 있는 호텔인데 뒤의 숫자가 높아질수록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다. 오키나와를 소개하는 액티비티가 좋았던 호텔. OMO5와 이리오모테 호시노 리조트에 머물러 보니 호시노가 왜 평판이 좋은지 약간은 알 것 같기도 하고, 좋은 호텔 경영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두 호텔에 관해서는 다음에 자세한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설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오키나와에 수영장이 없는 호텔이라니!) 그만한 값어치는 했다고 생각되는 곳. 공항이나 오키나와의 계열사인 BEB5 호텔로 짐 배송 서비스. (유료) 하루 주차비 1500엔

OMO5의 아침식사

삿포로 - Wing international Susukino

스스키노 역에서 도보 5분

위치 좋고 여러모로 무난한 호텔. 호스트바 가득한 번화가에서 한 블록 정도 안쪽이었는데 밤에도 위험해 보이지 않고 조용했다. 나긋나긋한 남쪽의 호텔 직원들을 보다가 쌀쌀한 삿포로에 가니 사람들도 쌀쌀해 보여서 약간 걱정했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보니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나흘간 잘 지냈다. 아침 6시 반에 조식뷔페를 시작하는데 삿포로의 명물인 수프카레와 양고기가 있어서 '삿포로까지 갔는데 수프카레를 못 먹었어!"라고 말할 일은 없다. 

* 같이 검색한 삿포로의 3인실 가성비 호텔

- Lamp Light Books Hotel Sapporo: 콘셉트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일본어책은 읽을 일이 없을 것 같아 포기함


노보리베츠 - 다이이치

크고 넓은 온천 호텔

조금 일찍 도착해도 칼같이 체크인 시간이 되어야 방에 들여보내 준다. 호텔 직원이 이리오모테섬 호텔 쇼핑백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설마 이리오모테에서 여기까지 왔냐며. 온천시설도 크고 지옥계곡이 가까워서 노보리베츠를 간다면 아마 크게 고민 없이 선택하게 될만한 곳이었다. 투숙객이 아니라도 온천욕은 할 수 있지만, 점심 먹고 온천, 저녁 먹고 숙면을 위한 잠깐의 온천, 아침 먹고 마무리 온천. 이건 호텔에 묵어야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뜨거운 물에 너무 오래 있으면 피곤하므로... 

그렇게 24일간의 일본여행에서 마지막을 노보리베츠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보내고 귀국길에 올랐다.


* 위의 호텔 모두 세탁기 사용할 수 있고 체크인 전이나 체크아웃 후에 짐보관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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