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립의 순간들⑤:혼자 나를 만나러 갑니다

익숙한 도시 속 낯선 고요함, 쿄토에서의 나만의 시간

by 테일러

6월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쿄토, 오사카. 익숙한 듯 낯선 도시.

오사카는 지인들과 함께 여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 전에, 나에게 3일이라는 시간을 선물했다.
혼자만의 고독한 여행에 잠시 빠져보기로 한 것이다.


누구의 일정도 고려하지 않고,
누구의 취향에 맞추지도 않는다.
이번 여행은 정말, 나를 위한 여행이다.

짐을 싸며 조심스레 비키니를 넣었다.
료칸의 조용한 온천 속에서,
천천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피곤했던 지난 몇 달의 감정들이
물처럼 흘러가게 하고 싶었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그게 이번 여행의 작은 목표다.


쫄깃한 식감의 모찌,
그리고 시원한 녹차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빙수.
내가 가장 기대하는 쿄토의 디저트 가게들을 검색하며
벌써 그 무더운 여름 속으로 마음이 먼저 여행을 떠났다.


료칸에서는 긴 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싶다.
지나온 순간들을 천천히 떠올리며,
지금의 내 감정과 만족에 집중하고 싶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여행이니까.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때로는 적막하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났을 뿐인데,
머릿속에서는 온갖 기억과 감정이 천천히 피어오른다.

내가 그동안 눌러두었던 감정들,

애써 넘겨버린 질문들이 다시 고개를 든다.


하지만 이번엔 도망치지 않고,

그 감정들과 잠시 머물러보려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은 외로운 게 아니라,

솔직해지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조용히 들여다보고 싶다.


그렇게 나 자신을 먼저 찾아가다보면,

어느새 단단한 나와 마주할 수 있게되고,

그 어떤 여행보다 충분히 아름다워질 것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