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조수석에 태우고

– 다대포의 햇살과 거제도의 간장게장

by 테일러

우리는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엄마는 늘 말없이 참는 사람이었다.
신앙도, 삶도, 결혼도
그저 받아들이고, 견디고, 넘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원한다’고 말하는 게 고마웠다.
드라이브 가고 싶다고,
바람 쐬고 싶다고,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그 말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래서 데려갔다.
다대포.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모래밭,
엄마의 웃음이 부드럽게 번지던 그 오후.
차가운 음료를 하나씩 들고
모래밭을 맨발로 걸었다.


거제도.
햇살 아래 바다가 출렁이고
엄마는 내가 골라준 카페에서
커피보다 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간장게장 앞에서 한마디.
“아, 이건 진짜 맛있다.”

엄마가 웃는 게
그렇게 소중한 순간이라는 걸,

어릴 땐 몰랐다.

지금은 안다.
그 웃음이
나를 사람이 되게 했고
사랑을 말할 수 있게 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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