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서 제일 중요한 자질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꽤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이 업에 오래 있었던 선배는 피식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냥… X됐다고 생각해요.”
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매일 터지는 이슈, 당겨지는 일정, 흔들리는 전략,
잘 보이지 않는 팀원들의 감정,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 사이에서
내가 뭔가를 ‘잡아야 한다’는 감각.
그게 없으면 무너지고,
그게 있으면…
겨우 버텨진다.
PM은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질 걸 알고도 계속해서 다시 세우는 사람이다.
그래도 내가 이 일을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품목을 연착륙시키고,
제품의 메시지를 다시 정리해서 리포지셔닝하고,
현장의 영업사원들이
고객에게 더 쉽게 말할 수 있도록 돕고,
그 끝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의 경험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싶어서.
“그냥 좆됐다고 생각해요.”
그 말은
웃기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이고 진심 어린
PM의 선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