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본가에 왔다. 모두 외출하고 집에는 아무도 없다. 눈 내리는 배경화면에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영상을 틀어 놓으니까 뜨끈한 라떼를 먹고 싶다. 이렇게 모니터로 눈 내리는 풍경을 보고있자니 꼭 환경이 파괴된 미래 시대에서 디지털 자연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현실은 날씨는 흐리고 라떼 대신 물을 마신다.
스탠드를 켜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올해도 우리 지역에는 눈이 내리지 않고 지나가는 걸까? 눈 쌓인 걸 본 게 몇 년 전인지 가물가물하다.
이번 겨울에는 수도권에 유독 눈이 많이 왔다.
매 겨울이 되면 눈이 오길 바라면서도
남들 업무에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
주말에 적당히 내려주렴. 하고 빌곤했다.
그런데 정말로 요번 눈 오는 날은 자주 토요일이었고,
그 탓에 사람들이 SNS에 즐거이 사진을 올렸다.
예쁜만큼 샘이 났다. (여기도 눈 내려줘요..)
전시회도, 음악 공연도, 좋은 건 죄다 서울인데
토요일의 함박눈까지 수도권 몰빵이라니.
지방러가 괜히 서러워지는 겨울이다.
심지어 카톡방 배경화면마저
서울 기준으로 눈이 내렸다.
여긴 쨍쨍한데 말이다.
(카카오톡 보고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