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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포동 술쟁이 Aug 17. 2017

Day 50. 호갱님 어서 오세요. 루마니아 택시 사기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일기 거리가 없어서 걱정이 되었나?

루마니아는 새벽에 도착해 정신없는 우리에게 쨉 한 방.

한식에 고파있는 우리에게 강력한 스트레이트 한 방을 더 날렸다.


아침 8시, 우리가 도착한 루마니아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그저 작은 공영 주차장 같았다. 게다가 환전소도 없었다. 우리에게 있는 것 이라곤 유로뿐인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도중 인상 좋아 보이는 택시 아저씨가 보였다. 난 지금 루마니아 돈이 없으니 목적지 근처 ATM에서 돈을 뽑아 주겠다고 했다. 아저씨는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호갱이 제 발로 걸어 들어왔으니까... 그렇게 흔쾌히 오케이를 했겠지... 그 택시는 미터기도 없는 사기택시니까...


"아저씨 이거 미터 택시예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호갱님"


아저씨가 단호하게 말했다.

망했다...나는 얼마냐고 물었다.


"40 레이(한화로 12,000원)입니다. 호갱님"


5분이면 가는 거리를 40 레이나 달라고 하다니... 이런 기분 좋은 환영인사가 있나.

하지만 그 아저씨는 양반이었다.


한식이 너무 고픈 우리는 결국 외각 주택지역에 있는 한식당을 찾아 떠났다. 택시를 탔고... 이번엔 미터 택시인지를 확인하고 탔다. 하지만 교묘하게 미터기 화면을 숨기고 있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도착하자 이 택시기사는 72 레이를 요구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자. 우선 지갑에 있는 50 레이 한 장과 10 레이 두 장을 꺼내 건네 줬다. 그리고 2 레이를 찾아 건네주려던 순간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잉??? 왜 저 손에 50 레이가 없지?'


분명 난 50 레이 한 장과 10 레이 두 장을 줬다. 하지만 그 손엔 50 레이가 없었다. 당황한 마음에 지갑을 다시 봤지만 50 레이는 없었다. 혼란의 카오스는 다시 시작되었다. 어쩔 수 있나 지갑을 다시 뒤져 70 레이를 맞추려 돈을 헤아렸다. 하지만 돈이 부족했다. 망했다. 돈이 부족하다 말했다. 그러자 그 양아치가 말했다.


"유로도 상관없어"


오... 그래 유로로라도 내고 내려버리자.


"30유로야"


30유로를 달란다. 72 레이는 우리 돈으로 22,000원 정도, 30유로는 39,000원이다. 이런 양아치! 하지만 어쩔 수 있나 그가 갑인 것을... 그의 환율에 맞춰야 한다. 결국 20유로 두 장을 줬다. 잔돈은 10 레이를 줬다. 헛웃음만 나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는 우버를 이용했다. 13레이(한화 3,600원)가 나왔다. 신나는 하루다. 오늘은 숙소에서 야경을 보면서 맥주나 마셔야겠다.


저기 보이는 택시들이 다 사기꾼으로 보인다.

잘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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