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고 제주가기

by 이지후

제주를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비행기타고 가기 둘째, 배 타고 가기

우리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을 꼽으라면 첫 번째다.


꽤나 오랜만에 친한 후배 둘과의 술자리에서


“형~ 제주 자주 가던데, 언제 한번 같이 가요”

(참고로 난 제주를 두 가지 이유로 종종간다. 첫째, 책보고 멍때리러~~ 둘째, 다이빙하러~~)


제주를 술안주 삼아 애기하다보니 또 가고 싶어 졌다.


‘우리 그냥 여기서 결정하자. 캘린더 확인해서 갈 수 있는 날짜 말해봐~~’


난 무소속이여서 몹시 자유로웠지만, 두 녀석은 직장인이라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웬걸? 기가 막히게 4박5일 일정이 맞춰졌다. 일정이 맞춰지고 나니, 비행기티켓을 예매해야 하는데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보고 싶어졌다.


‘우리 배 타고 가보자?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니 이번에 해보자?’


때마침 후배 녀석이 직장이 목포인지라, 배타고 가는 방법을 알았다.


“목포에서 저녁12시30분에 출발하는 배가 있는데, 새벽6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 우리 이러자. 일단 출발당일 저녁8시경 목포에 모여. 그리고 인근 목포 맛집에서 찐하게 술을 한잔해. 그리고 나서 배를 타고 한숨 자면 제주도겠다. OK?’

(좀 더 나아가면 인상불성이 된 상황에서 배를 타고 배안에서 난동을 피우다가 보안요원에게 적발되고 배안에서 감금을 당해. 그리고 나선 제주에 도착하면 배안에서 소란을 피운 것 때문에 제주경찰에 인계돼.. 근데, 우리가 큰 잘못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고, 신원이 확실하니 조서 몇장 쓰고 훈방으로 풀려나는거지. 완전 잊지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술자리에서 이 모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난 다음날 숙소예매도 완료했다.


‘와~~~ 배타고 제주 간다. 무척이나 설렜다.’


일단, 목포―>제주 가는 배편은 하루에 두 번 있다. 오전에 한편 내가 탔던 저녁12시30분편

우리는 오후8시경 목포 ‘평화광장’에서 만났고, 목포에 사는 녀석 안내에 따라 ‘해촌’이라는 꽤나 유명한 맛집에 갔다. 바지락초무침과 비빔밥을 안주삼아 당초 계획대로 우리는 취해가고 있었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과음이 아닌 음주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저녁 10시경 우리는 신나게 웃으면서 목포여객선터미널로 이동했다.


‘드디어 탔다’

탑승했던 여객선은 ‘시스타크루저’호다. 내부에는 식당, 편의점등. 부대시설이 무척이나 잘되어 있다. 심지어 목욕탕까지 갖추고 있다는 거.

IMG_3368.jpg 시스타크루저

우리는 탑승하자마자 주변상황을 둘러보고나서 대부분의 초행자는 저지르는 시행착오는 겪는다.

첫 번째, 여객선내에서 구매하는 제품은 육지보다 비싸다. 그렇다고 외부음식 반입할 수 없느냐? 아니다.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치킨,피자,술등...

IMG_3371.jpg 시스타크루저 뒤

두 번째, 일반실은 30명 정도의 인원이 거실같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제주까지 가는건데, 낮이면 큰 불편함이 없겠지만밤에 특히 술한잔 걸친 후에는 잠도 쏟아지는데 잠자는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왜? 배가 공해상으로 나가면 파도가 심해서 심하게 배가 흔들린다. 그럼 잠도 안온다. 좀 더 정확하게는 시근땀 흘릴정도로 힘들다.


무튼 그런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제주도에 6시경 도착했다.

새벽6시에 도착했으니 미리 예약해 두었던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이 되지 않는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는 보통 체크인 시간인 오후2시 ~ 5시다.)


그래서 우리는 인근 찜질방으로 향했다. 배안에서 우리 세 명 모두 땀을 흘리며 고생했기에 깨끗하게 샤워도 하고 싶었고, 배안에서 잠을 설쳤기에 체크인시간까지 편안하게 잠도 자고 싶었다.


샤워하고 나서 기분이 몹시 좋아졌다. 더욱이 찜질방 로비에 가보니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넓디넓은 공간에 10명 남짓 있었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잠을 청했다.


두어 시간 곤하게 잠을 자고 있을 때, 주변이 시끄러웠다. 한국어도 아니었다. 실눈을 살짝 떠보니 중국분들이였다. 아니... 자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없었던 그 공간이 이제는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중국분들이 누워계셨다. 우리 세명 모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IMG_3376.jpg 용두암해수랜드

편안히 더 이상 쉴 수 없는 곳임을 감지하고 우린 나왔고,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결론...


목포에서 제주까지 함께 배를 타고간 우리 세명은 같은 결론에 내렸다.

다시는 배타고 가지 말자!!!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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