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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애비 May 18. 2018

서른 살의 일기

나와 나의 이야기

저녁도 든든하게 먹었다.
플레이 리스트를 싹다 지운 내 멜론에 좋아요 곡들로 꾸겨넣자 비슷한 멜로디가 들려온다.
나이 먹는게 새삼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게다가 난 이제 서른이다.

해가 바뀌고 나이를 먹는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해가 바뀐다는 건 충분히 감성적이다.

어른이 되는 기분이랄까. 이제 드디어 서른인데 나는 얼마나 어른이 되었을까.


고향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탔다. 20대 초반에 집을 나와 살면서 쉽지만 어렵게 하는게 있다면 고향 집에 가는 발걸음이다. 삼십대에는 이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20대에 풍족하지만 부족했던 꿈은 여전히 가슴에 품고 서른을 맞이하련다. 그것을 저버린 서른은 너무 외롭고 쓸쓸할 것 같다.

실은 서른이 되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중에 이미 실패을 직감하고 마지노선을 미뤄놓은 일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 일들이 있어 더 고민하는 서른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인생과 나이를 얘기할때 줄기차게 내밷는 시인 로스케의 말을 기억하며 오늘 잠을 자련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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