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 Different Angle
매일 아침 일어나 논문을 쓴다. 써도 써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졸업 논문이었지만, 오늘 초안이 완성될 예정이다. 피드백을 받고 또 수정을 반복하겠지만, 이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지날수록 졸업에 한 걸음 씩 가까워질 수 있다. 좋은 건 졸업이라는 마감일이 있다는 점이다. 마감은 시간에 쫓기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주지만, 그래도 종료라는 날짜와 끝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올해 초 1월,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친한 동생이 한국에서 찾아왔다. 매일 봐서 이제는 예쁘다고 감탄하지 않는 캠퍼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줬다. 누르스름한 사막과 닮은 빌딩과 황량한 벌판이 동생에게는 이국적인 그림이었다. 동생이 찍어준 캠퍼스는 새로운 시각에서 보는 공간이었다. 매일 지나쳐서 너무나 평범해진 일상을 특별하게 담아낸 사진을 보니 새롭다.
사진을 보니 모던한 건축을 가진 학교. 아름다운 석양, 그리고 어디서 볼 수 없는 선인장들과 넓게 펼쳐진 캐니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애리조나다. 박사 생활을 하면서 컴퓨터 속 활자와 글자만 보는 일상에 치여서 처음에 보이던 것들이 무뎌진다. 그리고 빨리 탈출하고 싶어 진다. 연구가 좋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왠지 나에겐 3년여간의 학교생활이 간혹 족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동굴 속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은 이 시간이 빨리 흐르길 바라는 마음이다. 졸업을 하고 나면 이 일상을 다르게 볼 수 있을까. 지금은 졸업 후의 삶이 기대되고 더 많은 기회에 흥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