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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pr 28. 2024

박사 논문 발표 심사

Dissertation Oral Defense

2024년 4월 11일 오전 10시 박사 논문 발표 심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1년 혹은 그 이상 기간 동안 준비한 연구의 마지막 발표와 질의응답시간이다. 작년부터 박사 자격시험을 보고, 연구제안서를 통과하고, 데이터 수집과 데이터 미팅을 통해 분석 결과를 확인한 후 마지막에 논문을 다 쓰고 지도교수님들의 허가 후에 발표 심사가 이뤄진다. 


논문 발표 심사가 끝난 후 바로 Dr. 호칭을 얻기 때문에 박사 과정의 피날레이자 제일 중요한 순간이다. 심사는 보통 2시간 정도 걸린다. 개인 선호에 따라서 지도 교수님과 논문 심사위원들만 모시고 작게 진행할 수도 있고, 청중에게 오픈해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로 크게 진행할 수도 있다. 나는 처음에는 대면 (in-person)으로만 진행하려고 했다가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했다. 학기 중이라 모두 바쁜 일정인걸 알기에 참석 인원은 논문 발표 심사가 언제인지 물어봤던 친구들만 초대를 했다. 


디펜스 초대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해진 룰은 없지만 대부분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준비한다. 그 전날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조를 들려서 마음에 드는 다과를 골랐다. 오전에 디펜스를 하면 도넛을 많이 준비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도넛을 좋아하진 않아서 오트밀과 견과류로 만든 오지바이츠 (Aussie bites; 호주 건강 스낵)과 탄산 주스 (Sparkling Juice)를 준비했다.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를 생각해서 브라우니 바이츠 (Brownie bites)도 준비했다. 


당일 프로그램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칼슨이 미리 와서 사진도 찍고 준비도 도와줬다. 참석하기로 한 친구들이 바쁜 와중에도 참여해 줬다. 꽃을 들고 온 친구도 있고 미리 와서 응원을 해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디펜스가 1시간을 넘어가기 때문에 중간에 가야만 하는 친구들은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발표에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된다.


줌으로도 멀리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해줬다. 한국은 새벽 2시였지만 부모님께서 줌으로 참여해 주셨고, 다른 주에 있는 친구들도 참여했다. 일정 상 캠퍼스에 오지 못한 친구들도 줌으로 들어왔다.


10시 정각. 처음 20-30분은 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시작하게 된 배경과 기존 연구, 연구하고자 하는 문제, 자료 수집 방법과 분석 방법, 결과, 논의, 제한점과 향후 연구 방향 등에 대해서 발표한다. 그리고 나면 대략 1시간 정도 질의응답이 있다. 심사 위원분들이 먼저 질문을 시작하는데 대부분 논의 부분에 대한 질문이다. 


연구가 어떻게 기존의 이론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부분,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한 다양한 모색, 연구 결과에서 모호한 부분에 대한 질문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들을 많이 한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이거 떨어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든다. 영어로 질문을 받다 보니 집중하기도 어렵고 갑자기 잘 안 들린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 같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의 질문이 끝나면 잠시 참석한 친구들과 밖에 나가 있고, 심사 위원들이 합격 여부 결정을 한다. 


친구들이 질문이 어려웠지만 잘 대응했다고 말해줬다. 사실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부분도 있다. 지나고 보니 논문은 설득적 말하기 이기 때문에 연구 자료에 기반해서 근거를 잘 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교수님들이 들어와도 된다고 말씀해 줬고, 들어가자마자 Congratulations, Dr.라고 해주셨다. 


끝나고 캠퍼스 근처에 있는 곳에서 지도교수님 두 분과 학과 친구 두 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샴페인도 한잔 했다. "끝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는데 끝나보니 "이제 끝났구나"라는 안도감이다. 실감이 잘 나지도 않는다. 열심히 달린 경주 후에 드는 긴장이 풀리고 안도하는 느낌이랄까. 오늘 밤은 두 다리 쭉 뻗고 편안하게 잘 수 있겠구나.


요리스 지도교수님이 미리 축하 메일을 길게 준비했는데 효율성 부분에서 최고인 스티브 지도교수님이 빠르고 짧게 학과에 공지하셨다. 논문 준비하는 내내 따뜻한 지원을 받고 좋은 피드백을 받아서 완성시킬 수 있었다. 2024년 5월 졸업하게 됐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듯이, 논문 여정은 지도교수님과 심사 위원이 중요하다.

발표 심사를 한 곳, 친구가 준 응원의 꽃
내 입맛에 맞게 준비한 다과상
TA 수업에서 전해준 축하 포스트
효율성 최고인 지도교수님의 축하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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