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먼트밸리,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Navajo Indian Reservation, UT

by Pause

"우리 집에 놀러 와!"

봄학기가 끝나고 박사 동기 친구 칼슨이 유타 블랜딩(Blanding, UT)에 있부모님 댁으로 초대했다.


유타 시골 작은 마을

친구네 집은 3천 명이 모여사는 미국 유타주의 작은 시골 마을. 강아지 5마리, 닭 여러 마리, 칠면조 세 마리, 잉어 여러 마리가 있는 농장이었다. 집 뒤로 하이킹코스가 이어져서 산책하고, 사륜구동차를 타기도 한다. 인구도 적은 이 동네는 레스토랑도 손에 꼽히고, 문을 여는 날도 언제가 될지 모른다. 대부분 집에서 요리를 한다고 한다.


몰몬교가 많은 유타주답게 (친구는 몰몬은 아니지만), 이 작은 도시에 몰몬 교회도 한 블락 거쳐 하나씩 있다. 주로 자녀를 7- 10명씩 낳아 대가족을 만들어 살고 예전에 지구 멸망이 온다는 걸 믿었던 탓에 집 안에 방만한 큰 팬트리(Pantry, 식료품 저장실)도 있다. 짧게 있는 동안 친구 집에서 팬트리에 있는 재료들을 갖고 바비큐 하고 브리또 만들고 피자 만들고 삼시세끼 같은 여행이었다.


나 홀로 6시간 30분 정도를 운전해서 유타 주를 가는 길, 애리조나 북부와 유타 중간에는 미국 최대 원주민 보호 구역인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다. 친구가 밤에는 음주운전이 많은 곳이니 운전하지 말라고 했다. 왜지? 무서운 곳인가? 인디언 보호구역에 대해서는 미국 문화와 역사이고 볼 기회가 없어서 잘 몰랐지만,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바호 인디언 보호 구역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Navajo Indian Reservation)이라고도 하고, 나바호국(Navajo Nation)이라고도 부른다.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중 가장 크다. 나바호 족은 미국 원주민 부족 중 가장 크며, 2000년 통계를 보면 그중 약 60%가 나바호국에 살고 있었다. 나바호국 거주자는 대부분 애리조나 주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고 있다.


아마 이곳은 미국에 잠시 놀러 왔다면 올 일이 없었을 수도 있고, 관광으로 포레스트 검프에 나왔던 모뉴먼트밸리를 보기 위해 잠시 들렸을 수도 있다. 관광객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미국의 인디언 (indigenous people/ native American)으로만 봤을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인디언 문화를 보존하고 살라며 보호 구역을 정하고 미국 정부에서 생활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처우가 꽤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나와서 살면 지원금 끊긴다. 나오지 말란 얘기인가.


실제로 이 구역을 차로 지나갔을 때 제대로 된 마트는 있을 수도 없는 사막 같은 황무지 구역이었다. 혹시나 그곳에서 기름이 떨어지거나 차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기 충분한 곳이었다. 혼자서 하는 로드 트립이 조금은 위험하게 느껴지는 여정이었다.


이 구역은 전기나 물도 부족하고 신선한 야채도 없어서 주민들이 주유소에서 음식을 사게 되는데 그만큼 미국에서 최고의 비만율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알코올은 저렴해서 많은 이들이 술을 마시고, 그렇기 때문에 저녁에 음주 운전자가 많다고 했다. 교육 환경도 열악한 곳이다. 제대로 된 약도 없어서 이곳은 원주민들이 혹여나 코로나에 걸릴까 봐 마스크는 필수라고 적어 놓는다. 여기서는 꼭 껴야 한다. 이 구역에서는 주로 현금만 받아서 현금을 꼭 챙겨야 하고, 카드 대신 현금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지원금을 받으니깐, 원하면 최신형 아이폰도 사고 차도 살 수 있다. 술도 마음껏 마실 수 있고, 원주민이 살던 대로 전통을 보존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신선한 물과 식재료들을 구하긴 어렵고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 구역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기 어려운 곳이다. 부유해 보이지만 가난한 곳이다. 예전의 문화를 지킬 수는 있지만, 새로운 미래를 만들 기회를 만들긴 어려운 곳이다. 이곳은 미국의 두 얼굴 같은 곳이었다.


애리조나에 보호구역이 크게 있다 보니 원주민에 대한 비판적 현대 미술 (Contemporary art) 전시도 흔히 볼 수 있다. 또 비판 커뮤니케이션(critical communication studies)에서는 원주민에 대한 연구와 페이퍼도 볼 수 있다. 흔히 탈식민지(decolonizing)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이곳을 지나가거나 눈으로 보기 전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5월 여행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었다.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

저 멀리 보이는 포레스트검프가 뛰었다던 모뉴먼트 밸리가 보인다. 길 한가운데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모뉴먼트밸리도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다. 모뉴먼트 밸리를 갔을 때, 친구는 현금을 가져가서 인디언이 만들어 놓은 작은 액세서리를 다른 동기들 선물로 샀다. 작지만 개인의 커뮤니티를 생각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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