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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ug 09. 2022

취미

Hobby

학창 시절, 취미와 특기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질문이 어려웠다. 기억에 의하면 한국 회사를 지원할 때도 취미와 특기를 물어보는 칸이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미국 이력서 (Resume or Curriculum vitae, CV)에는 취미를 요구하지 않는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하는 취미.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1.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출처: 네이버 사전]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니고 집에서 TV를 보고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는 것도 취미일 수 있을까. 별로 내키지 않더라도 취미란에 보기에 무난한 '영화 감상', '독서' 등을 썼던 기억이 난다. 사회에 나와서 취미 생활이 회사 일 끝나고 하는 일이라면 '가족, 지인, 친구와 시간 함께 보내기', '인터넷 서핑', '운동하기', '맛집 찾아다니기' 정도를 취미 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일을 했을 때는 피곤하니깐 '격렬하게 쉬기' 정도도 취미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곳에 와서는 나도 이제 취미가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우선 한국과 다르게 이곳은 지인과 친구들이 있어도 가족이 없다는 점이다. 또 뉴욕,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찾아다닐 카페와 맛집 대신 (특히 이곳은 너무 없다) 드넓은 자연이 있다는 점이다. 날씨가 좋을 때는 트래킹을 하고, 골프,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한국에 비하면 드넓은 땅과 환경으로 스포츠 레저의 천국이다). 하지만 해가 뜨거운 여름에는 야외 활동조차 할 수 없다. 올 뜨거웠던 7월 여름, 나만의 취미는 아마 요리, 운동, 독서 (?)라고 생각한다. 


1. 요리

구글과 네이버 블로그를 넘나 들며 한 달 동안 한식과 양식을 번갈아가며 요리했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라 그런지 한식은 가지, 콩나물 무침이나 무채, 겉절이 만들기를 해보고, 양식은 미국 디저트 중심으로 했다. Apple crumble, peach crumble 등등. 여름에는 복숭아 시즌인데 이곳 복숭아는 종류가 많다. 사실 마트를 가면 종류가 다양하고 생김새가 다른 채소와 과일이 많다. 


그중 여러 번 구웠던 오트밀 머핀! 밀가루 없이 오트밀로만 만들 수 있어 건강식 간식을 원하고 집에 오븐이 있다면 해봐도 좋겠다. 단, 여름에 오븐 사용은 집안이 많이 더워질 수 있다. 

Oat muffines

오트밀 머핀: 2 1/2 cup old-fashioned oats (1.5 cup ground, 1 cup whole), 2-3 large overripe bananas, 2 large eggs, 1/3 cup honey (or baking stevia), 3/4 milk or non-diary milk, 2 tsp vanilla extract, 2 tsp baking powder, 1/2 tsp salt, 1 tsp cinnamon > 350F/ 20 min


건강한 오트밀 머핀 만들기. 밀가루와 버터를 쓰지 않고, 오트밀을 반은 갈고, 반은 그대로 넣는다. 집에 믹서기가 없어도 주걱으로 저으면서 반죽을 만들 수 있고 휴지 시키지 않아도 된다. 설탕 대신 베이킹 스테비아 (이곳은 흔하다.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베이킹 재료들이 많다)를 넣어도 좋다. 베이킹을 하면서 설탕과 함께 소금이 꼭 들어가는 것도 알게 됐고, 미국은 시나몬가루를 정말 좋아하는지 베이킹마다 많이 들어간다. 베이킹파우더는 베이킹 소다보다 씁쓸한 맛이 덜하기도 하고, 옆으로 팽창하게 하고 베이킹 소다는 위로 팽창하게 한다고 하는데 파우더만 넣었다. 대부분의 베이킹은 화씨 350도 (섭씨 약 180도)로 예열 후 20분 정도 오븐에 넣어두면 된다. 로프 빵 (식빵 같은 빵)은 화씨 350도-375도 45분 정도 구워야 반죽 안쪽까지 구울 수 있다.

Homemade Granola

이곳에 와서 그래놀라 종류가 정말 많아서 처음에는 많이 사 먹었다. 체중 증가의 8할을 담당한 그래놀라. 아무리 몸에 좋아도 '질보다 양이 다이어트에서는 중요하다'는걸 새삼 알게 되었다. 집에서 만드는 그래놀라는 생각보다 정말 쉽다. 그리고 굽는 내내 집안에 향기로운 향이 많이 나서 좋다 :) 베이킹의 장점! 미국은 피칸의 나라니깐,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오트와 피칸, 꿀을 넣어 만들었다. 소금은 개인적으로 sea salt보다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좋아해서 갈아서 넣는다.


Homemade Healthy granola: 4 cups old-fashioned rolled oats, 1/1/2 cup raw nuts and/or seeds, 1 tsp sea salt, 1/2 tsp cinnamon, 1/2 cup  extra virgin olive oil, 1/2 cup honey, 1 tsp vanilla extract > 350F/20 min


취향에 따라 건과일이나 초콜릿 칩, 코코넛 칩 등을 마지막에 마무리해도 되겠다. 이것도 화씨 350도(섭씨 약 180도)/20분 구우면 된다. 마지막에 식히는 과정에서 과자처럼 바삭해지고 다 식은 후에는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으면 끝!

Eggcup

건강한 스낵을 만들고 싶다면 에그 컵 추천이다. 우리나라에 달걀빵이 있다면 이곳은 에그 컵이 있다고 해야 하나. 아무리 붙지 않는 팬이라도 밑에 오일이나 버터를 약간 바르고 구워야 한다. 한 칸에 달걀 하나씩 넣으면 되고 야채는 원하는 야채로 넣으면 된다. 나는 케일이 많아서 케일과 버섯을 넣고 솔트로 마무리했다. 식힌 후에 개별 포장 (랩)을 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학교에 가져가서 데우거나, 아침에 커피와 먹어도 된다. 


재료는 한 칸에 계란 1개씩 반쯤 붓고, 취향에 맞는 야채/치즈 넣기 > 350F/ 20 min 

대부분 베이킹은 화씨 350도 20분만 기억하면 된다. 

Brussels Sprouts

한국에서 많이 보기 어려운 브뤼셀 스프라우츠 미니 양배추. 여긴 흔해서 자주 사이드 디쉬로 곁들이는데 찌는 거보다 오븐에 굽는 게 더 낫다. 저 미국 고구마는 한국으로 치면 얌이라고 해야겠다. 찌는 건 맛이 별로고, 오븐에 굽거나 에어 프라이기를 추천한다. 단, 야채는 화씨 425도/ 17분-25분인데 20분 정도 구웠다. 그냥 굽는 거보다는 extra virgin olive oil 2 tbs + 1/4 tbs salt을 넣고 버무린 다음에 굽는 게 좋겠다.


그 외에도 두부 빵, 맥주 빵 등등 다양하게 굽고 만들고 해 봤지만 다 올리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여기까지 공유하려고 한다.


2. 운동

여름은 사실 덥고 해가 너무 뜨거워서 야외 운동은 어렵고 실내 운동만 가능하다. 걷는 것조차 실내에 가서 걸어야 하루 운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날이 좋으면 이곳은 트래킹 할 곳이 많다. 애리조나에 그랜드캐니언이 제일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더 많은 캐니언들과 트래킹 코스들이 있다. 트래킹은 Alltrails 앱을 이용하면 지도 없이도 볼 수 있고, 난이도와 리뷰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 

Grand Canyon, South rim trail
Wave cave Trail 

동굴 안에 파도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서 유명한 웨이브 케이브 트레일. 

Sedona, Devil's bridge

그랜드캐니언보다 더 아름답고 기운이 좋다는 세도나의 유명한 악마의 다리 트레일.

그 외에도 캠핑 갈 곳도 많고,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가 넘쳐나지만 몇 개만 꼽아서 소개한다. 여름에 트래킹 하다가 탈수로 인해 쓰러질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은 사막이다) 꼭 날씨가 시원하면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다. 10월까지 기다린 후 11월부터 4월까지 애리조나의 최고 아름다운 날씨가 계속된다.


3. 독서

이곳에 와서 너무 많은 저널을 읽고 연구하지만, 아카데미 글만 아니면 힐링의 독서다. 특히 영어만 읽다 한국어를 읽을 경우, 페이지 수도 빨리 넘어가고 힐링이다. 그보다 더 큰 힐링을 원할 경우 웹소설과 웹툰이다. 한국에서는 보지도 않았던 웹소설과 웹툰을 소소한 여유로 즐기고 있다.


Plantsitter


이곳은 친구들이 여행을 갈 때, 집 키를 맡겨서 식물을 봐달라고 하거나 장기간 인턴을 간 친구는 아예 우리 집에 화분을 여러 개 가져다 놓았다. 여름 동안 우리 집에서 돌보고 있는 화분들. 화분 뒤에 그림은 학기 중에 취미로 그린 아크릴 페인팅이다 :) 학기 중에는 친구들과 많은 소셜 활동부터 수업, 과제, 페이퍼 등으로 정신없겠지만, 여름의 여유로움을 취미 생활로 채워보았다.


이제 2주 후면 학기가 시작된다. 벌써부터 수업 리딩들이 drop box로 공유되고, slack채널에 관련 내용이 매일 알람이 오고, 이메일도 부쩍 늘었다. 타운에 온 학생들 수도 많아졌고, 동기들과의 만나서 함께 얘기하는 시간도 부쩍 늘었다. 긴장도 되고 설레는 2학년 가을학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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