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ve
어제는 학교 피트니스센터를 갔다가 태권도 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이벤트 대관을 했는지 많이 있었다. 아마도 겨루기 아니면 품띠 심사가 있었나보다. 애리조나는 백인 비율이 높은 편이라 태권도복을 입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 백인이었다. 태권도장은 처음에 미국에 놀러왔을 때 1996년도 캔사스에도 있었고, 2000년도 미네소타에도 여러 개 있을 만큼 꾸준하게 사랑받는 한국 무예이다. 이전에는 태권도와 가라대를 사람들이 구분을 못해 가라대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지금은 태권도라고 아는 거 같다.
캠퍼스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익숙한 BTS노래가 나온다. 신학기 오리엔테이션할 때 K-pop dance 동아리가 한국 노래에 맞춰 춤을 춘 기억이 있다. 미국 홀푸드마켓에도 김치를 팔고, 트레이더조에는 떡볶이, 고추장을 팔기도 한다 (다행히 이 곳엔 H mart가 있어 한국 음식을 편하게 살 수 있지만). 예전에는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이냐고 물었지만, 이제 한국인에 대해서도 잘 아는거 같다. 단골 질문인 North or South?도 많이 들어갔다. 대부분 South라고 여기는 거 같다.
지난 학기 수업중에 오징어게임 (Squid game) 내용에 대해 애들이 이야기를 많이 했고, 수업 시간 토론 중에 얘기되기도 한다. 여름 학기에 Contemporary Art 관련한 수업에서도 한국의 미술작가와 광주 비엔날레에 관해 얘기도 한다. 미국 NPR Podcast (미국 라디오 앱)에 Eric Kim, Korean-American food writer가 한국 음식에 대해 얘기한다. 예전 학부 캠퍼스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는 맥도날드가 문을 닫고 3개의 한국 음식점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 명랑핫도그를 벤치마킹한 곳이 인기라고 동창이 알려준다. 애리조나도 마찬가지로 한국 핫도그 등이 인기다.
학부 시절과 많이 달라진 한국 콘텐츠 파워를 여기 있으면 실감하게 된다. 한국에서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친구가 추천해줘서 봤는데, 한국 드라마 참 잘만든다, 정말 재밌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어제는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임윤찬 피아니스트 반클라이번 (The Van Cliburn Competition) 콩쿠르 우승곡을 들었다. 소름이 돋을만큼 전율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댓글 중에 이 작은 나라에 인재가 많다는 얘기가 참 공감된다.
2주 후면 가을 학기 시작이라, 박사 동기 친구들이 여행을 마치고 많이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전 아침 산책으로 공원을 다같이 걸었는데 한국에도 High speedrail이 있냐고 물었다. 얼마나 빠르냐고. 음...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 서울에서 두번째 남쪽 큰 도시 부산까지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자동차로는 트래픽에 따라 다르지만 한 5시간 정도로 얘기해줬다. 그랬더니 캘리포니아에서 온 친구들이라 그런지 미국의 샌프란에서 LA정도 인거 같다고 말해줬다. 거리상으로는 382마일인데 약615km이다. 서울에서 부산은 약400km니깐 사실 그보다도 짧은 거리지만, 한국의 북쪽에서 남쪽 거리다. 새삼 정말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피부로 체감되는 영향력은 2000년 초반과 현재 2022년 그 갭이 이 곳에 있으면 크게 느껴진다. 특히, 소프트 파워-음식, 음악, 영화, 드라마, 미용, 패션, 미술, 예술, 콘텐츠 관련해서 이 시골 (?)에서도 알 수 있을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