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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ug 09. 2022

박사 과정 학생들의 담소

PhD students’ dialogue

박사 과정 유학생들이 모이면 각자 전공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어서 연구 분야 얘기를 많이 한다. 같은 과 동기들의 연구 관심 분야도 재밌지만 사실 다른 과 사람들 얘기 들어도 흥미롭다. 공통점은 대부분 호기심 왕국이라는 점.


이공계와 문과는 다르다. 랩실 문화의 위계질서와 지도교수의 파워가 있는 이공계 친구들이 문과의 자유로움을 들으면 문화적 충격을 받는다. 지도교수가 위계를 중요시할수록 매일 출근이나 이름 말고 성을 부르는걸 Dr. / Prof. 중요시하는데 문과는 대부분 이름을 부른다. 재정적 여유로움은 문과생들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심리학 전공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 괜스레 상담을 받는 느낌이다. MBTI의 신뢰도에 대해 얘기를 해주거나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성향이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의 체계적인 분석을 해준다. 고민도 상담처럼 들어주는 친구들.


역사 전공 친구들은 고문서 얘기에 푹 빠져있다. 온라인 검색의 한계가 있는 역사 분야 박사 과정 친구들은 보통 도서관이나 문서보관 아카이브를 가서 문서를 스캔하거나 촬영해와야 한다. 그러면 생각지도 못한 자료들을 찾아오는데 그 스토리가 재밌다. 예를 들어 미국 맥주 발효 및 역사 논문을 쓰는 친구는 오레곤에 가서 맥주에 당시 발효 과정 중 농약을 넣어 맛이 달라지는지 아닌지를 참여자에게 물어봤던 이야기 (당시는 농약 pestcides이 몸이 나쁜지 몰랐음), 한국 교육 방송 역사에 대해 논문을 쓴 친구는 미국의 세사미 스트리트가 우리나라 뽀뽀뽀나 하나 둘 셋 유치원의 방송 콘텐츠 기획 시초 이야기를 1시간 이상 들려줬다.


우리 과 커뮤니케이션에서 내가 적잖이 너무 신선하다고 느낀 점은 성 정체성이 인종만큼이나 다양하다는 점이다. 아이덴티티에 따라 소통이 달라지고 각 학문을 가로지르는 커뮤니케이션은 동기 제각각의 연구 관심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오리엔테이션에 pronoun을 말하며 자기소개를 한다. 보통 문과 쪽에 흔히 있는 현상이나 우리 과는 다른 과에서 보기에 다양성 존중이 최고다.


음. 그래도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에 대중적으로 흥미로운 걸 꼽으라면,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그 많은 이론 중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나는 건 affection exchange theory일까. 안아주거나 사랑한다는 말, 손을 잡거나 하는 정서적 행동이 위로와 장기적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간단히 말했지만,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에는 당연한 거 아닌가 싶은 것들이 있는데 그걸 연구로 입증하고 발전시키는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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