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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ug 17. 2022

학기 시작 전 디너파티의 대화

Are you ready for the semester?

8월 18일 이번 주 목요일부터 가을학기 시작이다. 오늘 학교에서 동기들은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은 코로나가 있는 시기 이기 때문에 원래 학과에서 예정했던 Welcome week dinner (가을 학기 시작 전 신입생과 재학생이 모이는 저녁 자리)는 잠시 연기되었다. 그 대신 동기 친구가 하우스 파티에 나를 포함한 열댓 명의 과 친구들을 초대했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 일도 바빠지지만, 동기들과의 소셜 활동도 함께 활발해져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방학 때는 제각각 집에 가있거나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보기가 어렵지만, 학기 중에는 모두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함께 할 수 있는 잦은 약속을 잡는다. 예를 들어, 세미나 수업 전 Happy hour Pizza & Beer time (보통 반값 할인)이라던지, 저녁 초대라던지, 새벽 산책이라던지, 근처 자연으로 나가 바람 쐬기 등을 하게 된다.

손 큰 미국 친구들의 뷔페 같은 저녁 자리

저녁에 초대돼서 가면 항상 느끼지만 미국 친구들은 손이 큰 거 같다. (꼭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렇다) 함께 온 친구가 "I am overwelming with these tacos" (너무 맛있는 게 많아서 뭘 먹을지 모르겠어!) 하는 걸 보니, 미국 친구가 봐도 정말 많이 준비한 양이 분명하다. 요리는 힐링이라며 출장 뷔페식으로 차려놓은 친구. 이곳은 Vegan, Vegetarian, Gluteen free (비건, 채식주의자)와 같이 음식에 대한 기호나 선택이 다양해서 비건 친구들이 있으면 그에 맞는 메뉴도 따로 준비한다. 따라서 음식을 준비할 때, 땅콩이나 유제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는 없는지 한번 더 확인하고 사전에 물어보는 일이 많고, 학과 모임이나 연구 프로젝트 식사 모임도 항상 사전에 구글 서베이 등으로 물어보거나 개별 주문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내게 한국 음식은 어디가 맛있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이곳에 진짜 맛있다고 느끼는 한식집을 못 찾아서 아무래도 작게나마 초대를 해야겠다. 불고기랑 김치전을 좋아한다는데 그 정도는 할 수 있으니 :) 나도 학기 중에 자리를 만들어봐야겠다.

아직 진행 중인 디저트 세팅

학기 시작 전에 제일 서로 많이 하는 질문은 무슨 수업 듣느냐는 질문이다 "What classes are you taking this semester?" 아무래도 박사 과정은 들어야 하는 세미나 수업도 많이 겹치고 같은 수업을 함께 하면 공감대도 많이 생기고, 수가 적다 보니깐 많이들 물어본다. 이번 학기 나는 Qualitative research method in communication, Strategic Communication, Management: Meso-organizational behavior를 듣는다고 하면 나랑 같은 수업이다 뭐 이런 수업 얘기들이 많다.


박사 과정 첫 학기 때 읽는 양이 너무 많아서 놀랐지만 (너무 많은 리딩에 눈이 놀랐는지 이곳에 와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수업 전에 메일로 리딩이 많이 오더라도 그러려니 한다. 조금은 적응이 된 듯하지만, 학기 시작은 서바이벌 게임 스타트 느낌이다. 


또 많이 듣는 질문은 "Are you ready for the semester?" 한 2주 전부터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다들 준비 안됐는데 자꾸 물어본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시작하는 게 학교라고 생각한다. 연구 프로젝트와 달리 수업을 가르치는 친구들은  강의계획서(Syllabus)를 만들기도 하고, 수업 자료를 준비하기도 한다 (Class prep).

타고 사이드에 놓는 치즈, 사워크림, 살사, 사이드 야채 세팅 중

마지막으로 여름 동안 잘 지냈냐 "How was your summer?"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 친구들은 여름 동안에 여행도 많이 다니고, 가족을 보러 집에 다녀오고, 수업을 가르치기도 하고, 여름 학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중국/인도 유학생들만큼 방학 동안에 열심히 일하는 경우는 조금 드문 것 같기도 하다. 주말이니깐 특별하게 재밌게 보내야 한다는 마인드로 여름에는 Relaxing summer를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갑자기 상대적으로 일만 한 거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 바쁘고 생산적인 여름을 보냈으니 나에겐 만족스러운 첫여름이다. 


그러고 나서 오늘 있었던 오리엔테이션 이야기나 신입생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하다가 빨리 헤어진다. 이곳은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음식을 먹으며 얘기하다가 갑자기 다 집에 간다. 6시 30분에 만났는데 오늘 나는 비교적 조금 늦게까지나마 밤 10시 30분까지 함께 있다 나왔다. 내일은 연구 프로젝트 (Research Assistanship) 미팅을 하러 캠퍼스 사무실에 나갔다가 저녁에는 친구와 저녁을 할 예정이다. 코 앞에 다가온 학기 시작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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