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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Jul 01. 2022

다래끼

sty

장기간 해외로 떠나기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한국에서 '두 곳'을 꼭 갈 것이라 짐작한다. 하나는 병원, 다른 하나는 미용실. 잠시 한국에 들어가도 병원과 미용실은 꼭 가지 않을까. 아마 내가 지금 한국에 잠시 들어가더라고 치과,안과, 내과, 건강검진까지 의사선생님 회진 돌듯이 갈 것 같고, 머리도 꼭 하고 올 것 같다. 1년 전, 또한 그랬다. 치과가서 혹시 충치가 있지 않은지, '선생님, 저 오래 나가 있으니깐 미리 치료할 거 있으면 다 해주세요.'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오자마자 사랑니가 났다. 분명 엑스레이까지 찍고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는데...그 사랑니는 올라오다 말았다. 


미국에 오고 처음 다래끼가 생겼다.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는데 드레스 코드이자 파티 컨셉이 emo/rocker라고 한다. 검은 색 옷입고 눈화장 진하게 하고 체인 늘어뜨린 그 패션.  구글로 이미지 검색해서 나름 구색을 맞춰 입고 간 날, '눈에 힘을 줘야해'라고 생각하고 나름 락커처럼 진한 화장을 하고 갔었지. 그리고 과도한 색조 화장으로 인해 왼쪽 눈꺼풀이 점점 아파오더니 다래끼가 생겼다. 아. 처음 생긴거라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밤에 우선 집에 있는 항생제를 먹고 잤다. 다행히 학생이기에 학교 병원 찬스가 있다. 언제든 캠퍼스 안 Health center에서 학생들은 무료 독감 주사나 다양한 진료를 빠르게 예약해서 볼 수 있다.


아침에 학교 병원에 예약해서 갔더니, 항생제 안연고를 처방 받고 온찜질을 하라고 했다. 그 다음날 새벽 LA로 혼자 운전해서 가야하는 일정이라 온찜질을 열심히 하진 못하고 그냥 갔다. 그리고 나서 2주동안 여행을 하는 동안 다래끼는 나을 기미가 안보였다. 다시 병원을 가서 먹는 약을 처방받고 일주일동안 지켜봤는데 아직도 눈 위에 남아있었다. 이럴 경우, 학교 병원에서는 안과 전문의에게 추천서를 써준다. 미국의 악명 높은 건강 보험제도와 의료 시스템답게 처음 소개받은 곳은 7월 25일이 가장 빠른 날짜라고 했다. 한달이나 더 기다리라고? 다시 다른 곳으로 추천서를 받아서 내 보험이 적용되는지 꼭 확인을 한 다음에  오늘 오전에 병원에 예약이 되어서 가게 되었다. 


이틀 전에 예약 확인 전화가 왔다. 첫 방문이면 30분 일찍 오라고 한다. 가면 여러 개의 동의서와 내 건강 상태를 적어야 하고, 프린트한 보험 카드도 주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리다 진료실에서 눈 검사를 한다. 먼저 시력 검사를 해주고 눈에 안약을 넣고 이리저리 봐주다가, 정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래끼를 낫게 하려면 온찜질 하루에 3번, 30초씩. 그리고 fish oil 오메가-3 하루에 두 캡슐씩 먹으란다. 그게 다였다. 온찜질을 어떻게 했냐고 해서 전자레인지에 물수건 돌려서 했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면 피부에 화상 입을 수 있으니 수건을 따뜻한 물에 넣고 짜서 30초만 두 눈가에 데고 있으라고 한다. 4-6주 그렇게 하라고. 아, 이건 뭐지? 다 끝난건가.  나갈때 보험이 적용되서 $25불을 냈다. 보험이 적용안되면 $165불이다. 와 진짜 별거 아닌데. 지금 환율이 1달러에 한국돈 1300원대니깐 약20만원 정도다. 이 글을 미국에서 다래끼가 난 분이 읽는다면, 보험이 없다면 165불을 절약하거나 보험이 있다면 25불을 절약할 수 있겠다. 의료 시스템과 건강 보험은 한국이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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