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보냅니다 : 유럽 다락방의 치명적인 단점

오늘의 편지

by 지화자

안녕하세요.


혹시 다락방에 사는 로망이 있던 적 없으신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동화에 나오는 다락방을 꿈꾸며 나만의 방이 생긴다면 꼭 저런 곳에서 아늑한 생활을 해야겠다고 다짐했거든요. 어린아이에게 어디 사는지, 뭐가 불편한지 알게 뭐겠어요. 그냥 예쁘게 꾸며놓고 살고 싶다는 소리였지.

지금 다락방을 사는 게 그 로망에서 비롯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어느 정도 합리화하는 데에 도움이 됐거든요. 월세가 하도 비싸서요... 미워도 우리 집이고 내 방이니까 이제는 애정이 들었는데 그래도! 문득 서러워지는 포인트가 몇 개 있어요.


다른 단점 다 괜찮은데 제 다락방으로 배달음식을 못 시켜 먹어요.

공동주거형태의 집이기도 하지만 현관문 자체가 원체 구석에 있기도 하고 엘리베이터가 없거든요. 오늘도 가족 단체 톡방에서 뭐 시켜 먹을지 얘기하는데 먼 타국에 있는 저 혼자 오늘은 또 뭐 해 먹지 고민하는 게 참 씁쓸하기도 하고 이걸 왜 나 있는 톡방에서 하는지 괜히 밉기도 하더라고요.

한국에 있을 때도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사람이 아플 때나 음식 하기 귀찮을 땐 정말 필요하잖아요? 헝가리에서는 배달시키려면 배달비에 서비스(어플) 이용료도 따로 붙는 형식이라 돈 아끼는 면에서는 좋지만...


물론 건물 앞까지 제가 나가면 되긴 하는데 그러면 배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서 먹고 싶은 배달음식의 종류가 없기도 해요. 곱창... 타코... 방어... 심지어 요즘 유행하는 두바이쫀득쿠키 디저트 이런 거 저도 시켜 먹고 싶은데 에휴... 요즘은 연말이라 그런지 연말음식 연말파티 이런거 배달음식 마구 시켜놓고 먹고 싶기도 해요.


다락방을 선택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탄 한 번 해봤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이나 방에 불만이 있으신가요? 저는 요정도는 또 참고 살만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어요. 사실 문제가 이것만 있는 건 아닌데도 말이에요. ㅎㅎ 다락방이 아니라 자취의 단점인 것 같기도 하네요. 오늘따라 본가가 그리워요!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이전 10화부다페스트에서 보냅니다 : 길거리 키스 중독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