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가장 이상적인 연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뜬금없는 질문이죠.
그치만 가끔 혼자 이런저런 상상할 때 가장 재밌는 주제가 이런 류에요. 저는 실천하기보다는 계획 세우는 행위를 즐기는 사람이거든요. 올해는 더더욱 로맨틱한 연말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데... 이유가 짐작이 가시나요?
크리스마스 마켓? 그것도 좋지만 유럽은 2-3달 전부터 크리스마스에 열을 올려서 저는 사실 벌써 김샌 느낌이에요.부다페스트의 야경? 물론 좋죠. 하지만 연말에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바로 길거리에 넘처나는 사랑꾼들 때문이에요.
익숙해질 법하면서도 아직 흠칫거리게 되는 이 사랑꾼들은 시도 때도 없이 키스를 하거든요. 택시 타기 전, 공공장소, 버스, 기차역, 심지어는 카페에서도 자기들끼리 쪽쪽대고 난리도 아니에요. 겨울에는 그래도 옷이 두터워서 다른 손짓까지는 안 보이지만 심한 사람들은 진짜 러브버그마냥 붙어 다니더라고요.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손잡고 뽀뽀하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였던 거 같은데 여기는 신경도 안 써요. 누가 보고 있든 말든. 자기들끼리 영화라도 찍는건지. 게다가 쪽쪽대는 소리가 다 들려요... 언제 한 번은 어떤 커플이 제가 들어가려는 카페 정문 앞에서 쪽쪽대는 바람에 들어가질 못해 곤란했답니다. 제가 빤히 곤란해하는데도 보는 둥 마는둥이었어요.
젊은 커플만 그러는 거 아니에요. 어르신들이 더 애틋할 때도 많답니다. 젋거나 어리면 그래, 지금 한창 불탈 때지 하고 넘어가는데 어르신들은 또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너 나이 때까지 사랑하는 감정을 격렬하게 표현하면서 사는 게 멋있어 보였어요. 물론 공공장소에서는 안 하셨으면 하지만요.
저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괜히 연인이 있었으면 좋겠고, 로맨틱한 분위기에 푹 빠지고 싶고. 이거 연말이라 그런 거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