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보냅니다 : 난방 그만! 제발!

오늘의 편지

by 지화자


안녕하세요.

헝가리 겨울은 한국에 비하면 추운 편도 아닌데 그새 익숙해졌는지 몸이 으슬으슬 떨리네요. 감기라도 걸린 걸까요?


저는 추위를 정말 많이 타요. 한국에서는 한여름 아니면 항상 극세사 이불을 덮고, 한겨울에는 당연히 두 장에다 수면양말, 털잠옷은 필수예요. 손발도 찬 타입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제 방은 침대가 창가 쪽에 있는데 건물이 오래된 탓에 창틀로 바람이 숭숭 들어오거든요? 그런데도 두 겹 덮을 일이 별로 없어요. 몸 상태가 안 좋거나 할 때가 아니라면요.


그런데도 말이죠, 이 유럽사람들 난방을 엄청 틀어요. 역시, 바닥난방이 안 돼서 그러는지. 라디에이터라서 원체 갑갑한데 끌 생각을 안 해요. 환기를 해도 하는 둥 마는 둥... 저는 공공기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카페도 그렇고 웬만한 실내건물은 겉옷을 벗어도 덥더라고요. 제발 좀 꺼줘~!!!

저는 겨울에 목 올라와있는 티를 자주 입어요. 실내에 있으면 가끔 답답해서 옷을 뜯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제가 이해 안 되는 건 여름에는 에어컨을 죽어라 안 틀면서 겨울에는 왜 이러냐는 거예요. 물론 저는 추위를 더 타는 만큼 더위는 별로 안 타요. 그런데도 햇빛이 정말 세서 따갑고 또 그만큼 더운데 에어컨은 겨우 겨우 졸라야 틀어주거든요. 카페에는 에어컨 있으면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예요. 가만히 그림자에 있으면 괜찮다지만 아이스 음료도 잘 안 해주면서 에어컨도 없다? 아무래도 한국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불만이 가득해져요. 그때는 그냥 전기세/가스비 아끼려고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난방은 잘 트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난방까지 안 해주는 것보다는 낫지만...적당이 할 순 없는 걸까요? 그리고 라디에이터 너무 건조해서 손도 그렇고 볼따구가 바싹바싹 마르네요.. 원래 로션 싫어 인간인데 이번 겨울부터는 좀 발라야되겠어요.


오늘은 좀 늦었죠? 여기는 해가 4시면 져서 겨울 시간에 맞춰서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직 적응이 덜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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