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보냅니다 : 후회하냐고요?

오늘의 편지

by 지화자

안녕하세요


원래 동유럽은 1,2월이 성수기인 걸까요? 조금만 큰 역이거나 관광지 근처 거나하면 한국인 가족들이 자주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북유럽이나 다른 나라들보다는 아기자기하게 가족여행하기에는 동유럽이 좋다고 생각해요. 사심이 조금 담긴 말이긴 하지만요.


저도 부다페스트에 첫 발을 딛었을 때가 기억이 나요. 여행으로 온 건 아니었다고 해도 워낙 관광지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더 컸어요. 그때만 해도 헝가리라는 나라에 대한 무시무시한 소문들이 많았어요. 동유럽은 못 살아서 그런지 험하고 길거리도 더럽고... 사람들도 불친절하다! 성격자체가 워낙~ 이러면서 찾아본 유튜브 영상마다 뒷담이더라고요. 저는 아는 게 없으니 곧이곧대로 믿기도 뭐 하고,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데 설마 하는 마음으로 왔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말들은 대체 뭘까 싶긴 해요. 혹시 헝가리가 겁나신다면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여행이 아니라도요. 살기 힘든 건 맞아요. 그런데 외국인이자 이방인으로 사는 건 어디나 힘들어요. 후회하지 않아요. 낯선 곳이라 더더욱 작은 낭만을 찾기 쉽고 작은 나라라 더더욱 타국 친구를 만나거나 다른 나라로 뻗어가기도 쉬워요. 익숙해지면 뭔들 어렵겠어요. 저도 헝가리어 잘 못하는데 조금씩 늘고 있고 중심부 쪽이라면 다들 영어도 잘해요.


아쉬운 건 당연히 있죠. 한국음식이 너무 비싸서 해 먹어야 한다는 거랑 유럽이라 전기세 걱정? 실제로 저는 한국의 자극적인 음식을 아직도 못 놓아서 그냥 해 먹어요. 요리 실력이 쑥쑥 늘었답니다.


저도 막 20년씩 산 건 아니라서 구구절절 말은 못 하겠네요. 개인적으로 유럽은 여행 말고도 한 번쯤 와서 살아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흐린 경계선이 또 하나의 세상을 넓혀주더라고요. 버스 타고 다른 나라 여행?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 하죠. 처음에는 비슷하게 느껴졌던 문화가 일상과 주워들은 역사 이야기로 딱딱 들어맞으면서 구별될 때가 재밌기도 해요.


지금 사는 곳에 만족하시나요? 저는 사실 사는 곳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의도치 않게 밖에 나와 살고 있지만 앞으로는 또 모르는 일이겠죠? 그래도 후회는 안 해요. 부다페스트! 살기 썩 나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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