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이 없어도 써야지

by 슬로
암만 피곤해도 해야지
화면 캡처 2025-04-07 194421.png


밝은텐션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베우 김호영에 유명한 말이있다. "암만 피곤해도 해야지"

나는 저 짤을 한동안 휴대전화에 저장해놓고 힘이 필요할 때 한 번씩 꺼내보곤 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은 이 순간 또 다시금 꺼내보고 있다.



글감이 없어도 써야지

작가는 글이 쓰기 귀찮을 때 글감 핑계를 참 많이댄다. 글감이 없어서 못쓴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정말이지만 거짓말이기도하다. 지금 당장 쓰면 만족할 만한 좋은 글감이 없는 것이지 글을 쓰지 못할 글감이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오늘 하루에 대하여 쓰는 것도 충분히 글이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작가가 쓰는 글이라면 특별한 이야기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혀 결국 오늘도 글을 쓰지 못한 작가가 되는 것이다.


최근 두 달정도 글쓰기가 밀렸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글쓰기를 손에 놓았는가 생각해보면 이유는 참 많았다. 그냥 나의 몸둥아리 하루 먹고 살게하는 것만해도 많는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된다. 거기에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일상 글쓰기에 비중이 현저히 떨어져 버렸다. 결국, 나는 3개월정도 꾸준히 지켜오던 하루 100분 글쓰기 습관을 거의 세달동안 완전히 잃어버렸다.


글쓰기 습관을 다시 되돌리고 싶을 때마다 '아 지금 쓸거 생각아나니까 나중에'라며 미뤘다. 역시나 글감탓하는 무능한 작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되돌아보니 하루에 한글자도 안쓰는 작가가 되어있었다. (미쳤나봐) 이건 마치 수영선수가 하루에 단 한번도 수영연습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글쓰기도 훈련의 영역이다. 쓰지 않으면 그 감도 금방 사라진다. 꽤 깔끔하게 정돈되었던 글쓰기 실력은 난잡해지고 글감도 더 안떠오르고 예전과 같은 재미와 감동이 다 빠진 무미건조한 글쓰기가 되버린다.


나는 다시 1일 1 글쓰기를 시작하며 한 가지를 다짐했다. 이제는 글감이 없어도 일단 쓰자. 소설 습작을 시작한지 4개월차였다. 나는 그동안 습작생의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 즉, 이 소설을 그 누구에도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보여주더라도 이건 습작이기에 어자피 버릴 것이다 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니 부담감이 확 줄어든 것이다. 그래서 나의 평소 글쓰기도 이와 같은 모습으로 바꿔보기로했다. 하루 100분 읽고 쓰는 습작생이 되보는 것이다. 오늘 적은 이 많은 글들도 썼다 지웠다는 무한반복하며 태어나는 글을일 것이다.


나는 오늘도 글담은 없지만 글을 써본다. 그리고 그래서 작가라고 우겨본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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