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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화면 캡처 2025-04-18 005717.jpg


나는 사랑이 완전하다 믿었다. 그래서, 사랑이 모든 것을 치유하고 회복시킨다 믿어왔다.

그래서, 아플때마다 힘들때마다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나를 위하여 사랑을 했다.

그러나, 사랑은 항상 우리를 더 큰 절망과 불안 속으로 내몰았다.


J는 나를 이해한다고 말했고, K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으며, P는 나를 지켜준다고 말했다.

J는 나를 이해했지만 사랑하지 못했고, K는 나를 사랑했지만 지켜내지 못했으며,
P는 나를 지켜냈지만 이해하지는 못했다.


사랑에는 구멍이 있다. 모든 걸 가질 수도, 모든 게 함께 공존할 수 없다. 불온전함 그 자체였다.

우리는 사랑이란 세상 안에 퐁당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겨우 목숨을 건져낸다.


사랑은 우리의 구원자가 아니다. 사랑 앞에 내던졌던 짐을 다시 짊어진다.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간다.


사랑은 동반자와의 여정이다. 같은 길을 가는 이들과 함께하는 동행,
짐을 대신 짊어주기보다 속도를 맞춰 걸어보자.


이제 다시는 사랑 앞에 짐을 던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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