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해본 뱁새

by 슬로


해봤지 모진 이들아 수 없이 해 봐도
안 되는 사람이 있기도 해 때론
- 뱁새(이무진) 中

그 하나가 남아 하나도 안 괜찮아 후회해도 사랑해도 너무 아프다

난 이곳에 난 이곳에 남은 뱁새 날 이곳에 가둔 세계


스크린샷_2023-11-07_오전_12.27.48.png 출처 : 네 컷 한상



뱁새(이무진) 노래를 들으면 한 가지 속담이 떠오른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힘겨운 짓을 하면

도리어 해를 입게 된다는 말이다.


노력은 재능을 이긴다는 말,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말만

붙잡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꽤 힘 빠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말 정답일까?

나는 둘 다 정답이라 생각한다.


노력이 재능을 이기는 경우도 있고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오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는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은 노력만으로

도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중 아주 소수는 운으로 이상에

도달하기도 하지만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가랑이 찢어지는 뱁새라 해도


나 또한 뱁새 입장에서 이무진 노래를 들으면

가장 마음이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이

'수 없이 해 봐도 안 되는 사람이 있기도 해 때론'

라는 대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다음

대사가 나에게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대로 끝나버린대도 괜찮아

모두 날 떠나버린대도 괜찮아

난 이곳에 난 이곳에 남은 뱁새

하얀 꽃가루가 흩날리던 유리색 바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했잖아


모든 것을 잃어도 좋을 만큼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게 있다면

그것이 가랑이 찢어질 무모한 짓일지라도

해봐야 되지 않을까?


홀로 남는다고 해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해도

그럼에도 선택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면

그게 진짜 후회가 남지 않는 인생 아닐까?


뱁새의 인생도 괜찮다


하지만, 나는 만약 누군가 나와 같은 선택을

하고 싶다고 하멸 말리고 싶다.


나는 현실과 타협하고 큰 비전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할 수 있는 걸

해내는 게 오히려 현명한 뱁새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황새를 쫓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뱁새라는 인생 그 자체도 소중하니까


만약, 모든 것을 다 잃어도 좋을 만큼

황새를 쫓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두렵다면

뱁새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더욱 권하고 싶다.





뱁새든 황새는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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