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쓸모

by 슬로



작년 9월, 첫 책 <저의 보호자는 고양이입니다>를 출간했다. 그 뒤로 다시 글쓰기 습관을 붙잡기 위해 100일 글쓰기 챌린지를 도전했었다. 매일 1시간씩 멈추지 않고 글을 쓰는 게 미션이었다. 단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80% 이상은 성공했던 것 같다. 나는 글 쓰는 영상을 매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다시 도전하지 않은 건 결과물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어머니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었다. 소설도 에세이처럼 매일 쭉쭉 밀고 나가면 글이 써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소설은 철저한 플롯 안에서 진행되기에 매일 멈추지 않는 글쓰기 방식과는 맞지 않았던 것이었다. 결국, 소설도 습관도 흐지부지 된 채 6개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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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시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얼마 전, 예전에 100일 동안 글쓰기를 하며 써두었던 글을 읽는데 생각보다 좋은 인사이트들이 많이 담겨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글쓰기는 소설이 될 수는 없었지만 소설이 되기 위한 거름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나는 그때 썼던 어머니에 관한 글들을 완벽한 소설이 되지는 못했지만 가볍게 연재 형식으로 브런치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탄생_ 브런치북) 또한, 그 흔적들을 보며 다시 열심히 쓰고 싶은 동기부여도 되었으며 내 글을 읽으며 스스로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


무엇이든 써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구나


최근, 나는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소설도 쓰고, 짧은 시도 쓰고, 장편도 구상 중이다. 가끔은 할 게 너무 많을 때는 매일 쓰는 멈추지 않는 글쓰기 1시간이 쓸모없는 짓 같아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운동선수들도 운동 전에 몸풀기를 반드시 하듯이 작가도 스트레칭은 필수가 아닐까.


나에게 매일 쓰는 글쓰기는 몸풀기와도 같았다. 이제는 좀 요령이 생겨서 그 시간을 활용해 좀 더 다양한 작업들을 해보고 있다. 밀린 브런치 글 쓰기, 필사하고 영감 수집하기, 발상이 많을 때면 짧은 시 쓰기, 일기 쓰기 등등.


매일 글을 쓰니까 글쓰기가 정말로 나의 삶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매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삼시 세 끼처럼,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타이머를 돌리고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모두 매일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반드시 그게 당신을 살게 만들 것이다. 글쓰기는 나를 살리지는 못하지만 살아내게 만들고는 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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