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냄새나는 이야기_연애편
지금쯤이면 만나자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왜 말을 안 하지?
이렇게 대화가 재밌는데 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썸을 타고 있다면, 현재 당신과 상대방의 속도가 삐걱대고 있다는 얘기다.
썸을 탈 때 가장 중요한 게 뭘까.
나는 속도와 타이밍이 맞아야 연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모두 잘 맞는 사람을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성향을 고려해서 소개를 받는 경우가 흔하지 않고, 소개를 받은 이후에는 서로의 타이밍을 쉽게 파악할 수 없기에 우리는 재고 따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소개를 받거나 썸을 타는 경우는 제법 있어도 연애로 이어지기란 정말 쉽지 않다.
J는 얼마 전 남자를 소개받았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꼭 한 번 만나보라는 지인의 부추김 때문이었다.
그렇게 남자를 소개받았지만 역시나 연애로 이어지는 건 쉽지 않다고 J는 내게 말했다.
쉬는 날이 맞지 않아 꽤 긴 시간을 카톡으로만 얘기를 나누다가, 어렵게 만남이 성사된 후기를 들려주며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 것이다. J는 첫 만남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다음 약속을 바로 잡았으면 했지만,
남자는 다음 약속을 정하지 않았다.
첫 만남 이후 꽤 시간이 흘러 조바심을 느낀 J가 내게 말했다.
“만났을 때는 나한테 분명히 호감이 느껴졌거든? 눈빛 보면 그런 거 있잖아. 남녀 간의 호감.
그런 게 분명히 보였단 말이야. 근데 왜 일상으로 돌아가니까 흐지부지된 걸까?”
“흐지부지됐다는건 연락을 말하는 거야?”
“아니, 연락은 아니고. 만나고 나서 마음에 들면, 빨리 보고 싶잖아?
근데 이상하게 다음 약속을 안 잡아. 그러면서 알맹이 없는 연락만 계속 주고받고.”
“이번에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고, 다음 약속이 기대된다고 얘기해 보지 그랬어?”
“그건 너무 대놓고 표현하는 거잖아… 나만 좋은 티 내는 거 같아서 싫어”
소개받은 남자가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J는 다음 약속이 잡히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상대방은 만나자는 말 대신 꾸준한 연락만 이어가고 있어 더 답답해 보인다.
은근히 티를 내는 것조차 자존심 상해하는 J가 남자분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된다.
두 사람의 속도가 맞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한 쪽에서 ‘기다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건 분명 서로의 속도가 다르다는 신호다.
썸에서의 속도 차이는 대부분 성향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 차이를 알게 되면, 상대의 행동이 왜 답답하게 느껴지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상대가 나에게 이런 행동을 하길 바랐던 거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성향에 대한 이해와 기준이 바로 서게 되면,
우리는 더 좋은 만남을 준비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성향에 대해 집요하게 분석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도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니
보다 명확한 기준으로 이성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바라는 속도의 사람이 맞다고 확신한 후에야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외향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에게 끌리고, 관계에 있어서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이런 성향의 사람과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선호하는 성향이 구체적이다 보니, 추구하는 MBTI도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외향적인 에너지를 가지면서도 자신과 상대를 파악하고 분석할 줄 아는 사고력,
그리고 관계에서 일관성을 중시하는 성향.
내가 끌리는 유형은 바로 ExTJ이다. N과 S는 수용 가능한 범위이다 보니 둘 다 괜찮았던 것 같다.
실제로 이런 성향의 사람과 썸을 타게 되면, 기다림 없이 연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다만 성향에 대해 끈질기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경향이다 보니,
꽤나 구체적인 기준이 생긴 부분은 이해해 주길 바란다.
어쩌면 조금은 집요하게 연애조차 분석하려 드는 나의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단 하나다.
썸을 탈 때 상대의 속도 때문에 힘들어하는,
J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마음 편안하게 연애하기를 바랐다.
이루어지지 않을 썸에 너무 매달리기보다, 자신과 잘 맞는 속도의 사람을 만나
좋은 타이밍으로 연애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사랑마저 분석하려 드는 내가 얻은 결론이, 조금이나마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