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

사랑냄새나는 이야기_연애편

by 보라도리

연인이 이별하는 데에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서로 충분히 이해한 끝에 헤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별의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헤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것은 각자 가진 성향과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되며,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별은 끝내 납득되지 않는다.


연애의 목적이 결혼이라던 A가 그랬다.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는 동안, 이미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A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A가 가장 서운해했던 건 다정함의 방식이었다.

자신이 상대에게 쏟아내는 애정 어린 다정함에 비해, 돌아오는 온도는 늘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상대는 A와는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이었다.

그 결과 A가 기대했던 다정함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상대는 A와는 다른 마음의 온도로 이별을 통보했다.

처음에는 자신과 다른 차이 때문에 끌렸지만, 그 다름은 결국 이별의 원인이 되었다.

마지막까지도 납득하지 못한 채 이별한 A는, 헤어진 뒤 한 달 동안 ‘왜 헤어졌는지’를 곱씹어야 했다. 현재는 이별을 이해했다기보다는, 더 이상 생각하기를 포기한 채 다른 인연을 만나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환승 연애]를 재밌게 보고 있는데 한 커플의 이별 사유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 커플의 여자도 왜 헤어져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 채, 이별 통보를 받은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때 여자는 직업을 바꾸기 위해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남자는 이미 한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상태였다. 여자와 남자는 미래를 생각하며 사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 여자는 결과적인 성과가 이루어지지 않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그것이 결국은 이별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후 환승 연애에서 나눈 둘의 대화는 왜 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여자: 나는 그때 너무 힘들었고 굉장히 열심히 살았어.

오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았으니까.

감정적으로 공감해 줬다고?

나한테 감정적으로 공감했으면 여행 가고 싶다는 걸 이해 못 하겠다는 말을 했겠어?

어떻게 지금 상황에서 여행을 가려고 하냐며! 그게 감정적으로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는 거야?

오빠는 나를 그저 철없다고만 생각하고 얼마나 힘들어서 그럴까는 생각 안 해줬잖아.


남자: 내가 왜 이해를 안 해줘! 니가 열심히 노력한 거 알고 있었고, 그만큼 나도 공감해 주려고 계속 노력했었는데!

여행은 정말… 그 상황에서 여행을 간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어 나는.

그러는 너는 나를 감정적으로 이해해 줬어?

내가 너무 힘든 날 오늘 좀 쉬어도 되냐고 하면 너는 이해 안 해줬잖아.

너는 너무 니 입장만 이해해달라고 하고, 나를 너무 고려해 주지 않았어.




둘의 대화를 잠시만 봐도 알겠지만 가치관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는 시험에 붙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너무 오랜 시간 공부만 하다 보니 휴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남자에게 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남자는 그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쉴 틈 없이 노력을 해도 합격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여행을 간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나 남자는 항상 여자를 위해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데,

여자는 노력하는 자신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휴식도 시간이 소비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소비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낭비라고 생각한 것이다.

여자는 휴식을 투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소비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여행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에너지를 충전해야 다시 노력할 힘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만 보면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게 바로 가치관의 차이인 것이다.


가치관이 다를 때에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절충점을 찾아 협의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둘은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비난하는 대화에 머물렀다.

그 결과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한쪽이 먼저 포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처럼 가치관의 차이는 때로는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는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간극으로 남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간극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쌓여간다.


그래서 내가 이전 글들에서 반복해온 핵심은 분명하다.

성격과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

애초에 서로의 차이를 좁힌 상태에서 출발해야 맞춰나가기가 좀 더 원활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생각처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람은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타인에게서 찾고 채우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다름에 끌리고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렇게 서로의 차이가 큰 경우에는, 초반에 생각보다 자주 싸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다른 점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없이 지내는 듯하다가도, 하나의 트러블이 생기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결국 그 하나의 트러블이 이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인데 그깟 차이 때문에 헤어져야 한다는 게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깟 차이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커지지 않도록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이기에 애초부터 생각은 다르지만, 서로를 향하는 마음이 같아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의 다른 언어를 알아듣고, 다른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에는 이런 차이를 잘 좁혀나갈 수 있는 인연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 같은 표현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동일하게 이해하는 사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인연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잘 이어나갔으면 좋겠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사람들은 본인과 꼭 맞는 사람을 만나 그렇게 끝까지 사랑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 말고,

우리가 끝까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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