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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줴줴글로벌 Oct 20. 2020

<베트남 비즈니스 수업>의 저자 이지연 님 인터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비즈니스 디자이너 인



"Shades of People"의 세 번째 초대 손님으로 '비자이너(비즈니스와 디자이너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좋죠)' 이지연 님을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이지연 님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데 첫 직장인 외국계 기업을 떠나서 국내 기업에 이직하신 이유에 관한 글을 흥미롭게 읽었어요. 글에는 어느 순간 외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을 위해서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드신 게 계기라고 적혀있었어요. 글을 읽는 당시 제 심정이 그랬거든요. 몇년간 외국계 기업에서 일했지만 영원히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국내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때였기 때문에 이지연 님의 스토리가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아래에 인터뷰 전문을 공개합니다 :)








줴줴: 업무차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저는 꿈이 있는 사람들의 비전을 비즈니스로 디자인해 드리는 비자이너 이지연 입니다. '신뢰, 영감, 열정'이라는 3가지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고 코칭/강의/컨설팅을 통해 5년 뒤에는 100개의 성공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는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줴줴: 정확한 비전과 목표가 인상적이세요. 


비자이너 이지연: 네, 정확한 비전과 목표는 제가 만나는 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그런데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의 차이는 아시나요? 



줴줴: 다른 분과의 인터뷰 글을 읽으니 '프리랜서는 을로써 일하고 1인 기업은 갑으로 일한다'라는 대목을 흥미롭게 읽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어요. 


비자이너 이지연: 이미 보셨군요. 맞아요, 내가 왜 이일을 아는지 아는 것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럼 먼저 비자이너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비자이너는 제가 만든 저만의 퍼스널 브랜드인데요 비즈니스 디자이너를 줄여서 만든 말입니다. 제가 그동안 20년간 해온 일과 강점이 글로벌 사업개발, 기획, 관리 이런 분야에서 일해왔기 때문에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비전을 가진 분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제대로 사업을 하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 우선 베트남 시장에 초점을 두며 베트남 전략 도서를 통한 독서 코칭, 그리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1:1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타깃 고객이 있어요. 바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시는 분들이죠. 비자이너로서 이분들의 경험과 강점을 바탕으로 100세 시대 삶의 주인공으로 사실 수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퇴직 후 베트남으로 넘어가려는 장년층도 포함이 되고 그 외에 저처럼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비자이너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또 꼭 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자신만의 강점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개발해 활동하실 수 있도록 코칭을 해드리고 있어요. 



이 사진은 못이라는 베트남 스토리를 담은 스니커즈 대표와의 인터뷰 사진




줴줴: 지금은 베트남 관련 코칭을 하고 계시지만 포괄적으로는 셀프 브랜딩 전반을 계획하고 계시는군요.


비자이너 이지연: 맞습니다. 제 본질은 비자이너이고 베트남이 중심이기보다는 특화 영역인 거죠. 아래 사진에서 보는 책은 원래 올해 3월 출간 목표로 준비가 완료되었던 책이에요. 코로나로 아직 출간을 홀딩 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출간을 기다리는 동안 책 내용을 기반으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간은 언제가 최적의 타이밍일지 시기를 보고 있어요. 현재 글로벌 사업과 관련된 영역은 많은 부분에서 정체된 상황이거든요. 



줴줴: 불현듯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베트남은 최근 한국에서 굉장히 많이 거론되고 있는 해외시장인데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베트남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비자이너 이지연: 그건 분야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만난 건설하시는 분은 2000년에 베트남에 진출하셨고 외식분야 업종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 초반에 집중이 됐어요. 그리고 2010년대 후반에는 의류/패션 브랜드들의 진출이 가속화됐고 최근에는 주택 및 인테리어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에 집중이 되고 있죠. 한류는 사실 1990년대 초반부터 불었고요. 



줴줴: 보통 신흥국에 진입할 때 건설->외식->패션 ->라이프스타일 순서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비자이너 이지연: 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어떤 분야에 자본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줴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년 경력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주로 해외 사업 개발, 기획, 관리 일이라 요약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선 코카콜라가 엘지에 매각되기 전의 외국계 회사에서 일했어요. 그때 코카콜라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한국 시장에 들어와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의 글로벌 시스템 안에서 업무뿐만 아니라 리더십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이 있었기에 제가 한국 회사로 이직했을 때 바로 해외 사업 업무를 할 수 있었어요. 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는 회사의 기대가 있었거든요. 그 후 에프앤비(외식) 분야에서 일하면서 베이커리, 카페를 동남아, 중국 시장에 론칭하는 일을 했습니다. 





줴줴: 인터뷰 요청을 드리면서 말씀드렸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외국 배불러 주기라는 것에 '현타'를 느끼셨다는 블로그 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으셔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비자이너 이지연: 제 친구의 영향이 있었어요. 저는 열정이 너무 많았는데, 코카콜라에서는 제가 맡은 일만 하면 됐고, 한국 시장에 맞는 기획과 전략을 하기보다는 본사에서 내려온 일을 실행만 하면 됐는데 저는 주도적인 편이라 그런 일이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사내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냈지만 당시에는 사원이라 그냥 귀엽게만 보셨던 것 같아요. 당시에 벤처 붐이 불었는데 제 친구는 같은 사원이지만 마치 사장처럼 일했어요.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 제 친구의 역량이 커지는 게 보였고 반면 저는 너무 정체된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친구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사업부에서 일했는데 전략을 세우고, 현지 지사에 방향을 내려주는 일을 했거든요. 그게 딱 제가 그리는 일이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주변에 그런 자극을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저의 시야가 좀 넓어졌습니다. 



줴줴: 영감을 주시는 답변 같습니다. 그러면 여러 분야들 가운데서도 에프앤비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세요?


비자이너 이지연: 제가 코카콜라가 첫 직장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갔어요.



줴줴: 그 부분은 선택적 부분이 아니라 운명의 이끌림 같은 것이었군요.


비자이너 이지연: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이직을 결심했을 때 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라는 채용 공고에 끌렸어요. 삶에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부분도 있는데 뒤돌아 봤을 때 운명 같다는 느낌이 드는 분야가 있죠. 돌아보면 저는 트렌드를 이끄는 분야에 계속 몸담아 왔어요. 




<베트남의 여행 공유경제 서비스 XTayPro 대표 인터뷰>



줴줴: 아마 제 글은 방황하는 20대, 30대 분들이 많이 보실 것 같아서 여쭤보고 싶은데 대학교 때는 어떤 전공을 공부하셨나요?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어떤 준비들을 하셨고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하기를 꿈꾸셨는지 궁금해지네요.


비자이너 이지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네요. 저는 이름이 이지연이잖아요. 아실지 모르겠는데 유명한 백지연 아나운서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이름이 같다며 아나운서를 하기를 권했고 저 역시 텔레비전에 나오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과에 갔어요.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하잖아요. 학과의 선배들이 다 방송사, 신문사, 광고대행사, 대학원 등의 길을 걸었어요. 여하튼 제 눈에는 대학교 때 대기업 외국계 기업이 보이기보다는 무조건 방송국이었어요. 그래서 리포터 시험도 봤고 산학협력으로 MBC에서도 일도 하고 그런데 막상 취업을 할 때가 되니 3차까지 가서 늘 고배를 마시는 거예요. 같이 시험 본 남자 선배들이 괜히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할 정도로. 아무래도 보수적인 방송국에서 남녀 차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여하튼 졸업하면 당연히 취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코카콜라에 입사하게 됐어요. 그런데 돌아보니까 이 역시 운명이에요. 제가 아나운서나 기자가 됐다면 아마 적성에 안 맞았을 거예요. 당시는 나의 강점을 잘 돌아보는 대신 그냥 멋있어 보이는 것을 추구한듯해요. 저는 말하는 것보다는 기획하고 리드하는 것에 더 적성이 맞거든요


삶은 자신이 뭔가를 해보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세운 목표에 도전해 보면서 그 안에서 생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 과정에서 다 알게 되거든요. 인터뷰 중간에 줴줴 님이 미얀마에 도전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미얀마에 도전하시는 것도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씀드린 거예요. 



줴줴: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앞서의 답변에서 중국 시장도 담당하셨다고 들었는데 특히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비자이너 이지연: 그 역시 운명이라고 할까요. 제가 선택한 것은 중국이었어요. 저는 중국이 좋아서 스스로 중국어도 공부하고 중국 문화도 배우고 했어요. 특히 중국 프로젝트를 하며 만난 파트너사들의 영향으로 중국에 매료됐어요. 그런데 제가 한 첫 프로젝트도 베트남이었고 회사에서 갑자기 베트남으로 파견을 보냈어요. 사실은 별로 좋지만은 않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죠. 중국에 매료되었던 것은 구체적으로 중국 사람들의 대국 문화, 그리고 협상력, 또 펑요(친구) 문화가 좋았어요. 제 장점 중에 하나는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진짜 하오펑요(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고 그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줴줴: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한꼭지로 다뤄도 되는 부분 같네요. 이야기를 다시 베트남으로 돌려서, 베트남에서는 또 어떤 이유로 매료되셨나요?


비자이너 이지연: 베트남에서는 현지인 200명 이상을 만나면서 그들을 이해하자 점차 정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너무 좋거든요. 다른 인터뷰에서 얘기한 것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과 만나면서 내가 왜 베트남에 존재하는지 '콜링'이 찾아왔어요. 베트남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들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 공감 때문에 이들의 삶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내가 베트남에 존재한다. 이런 콜링이 찾아왔어요. 그러다 보니 더욱더 베트남에 대한 사랑이 커져갔죠. 



줴줴: '콜링' 다른 말로 사명(使命, 한자를 풀이하면 자신의 목숨을 어디에 쓰는가이다)을 찾기 되셨을 때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비자이너 이지연: 콜링이 찾아왔을 때 그런 경험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가슴에 팍 꽂혀서 콜링이 왔을 때부터 일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콜링이 왔던 순간은 매우 단순했는데, 어느 매우 더운 날 베트남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저는 늘 걸어 다니고는 했어요. 그날도 터벅터벅 걷고 있었고 머릿속에서 혼잣말을 했어요. 왜 나는 이 더욱 적도 가까운 나라에서 가족과 떨어져서 이렇게 걷고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귀에서 종소리(콜링)처럼 그런 마음의 소리가 들리면서 일종의 깨달음을 얻은 거죠.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베트남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일하지도 않았을 것이에요. 



줴줴: 신기하네요. 혹시 삶의 중심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계시는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미얀마 어딘가에서 저에게도 콜링의 순간이 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자이너 이지연: 종교가 없으니 더 이상하죠? 무교지만 요즘에는 직감이라든지, 무의식 같은 개념에 관심이 많아요. 미얀마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궁금하세요? 미얀마는 인연의 나라라고 하잖아요. 그 인연을 믿어보세요. 제가 베트남에 나가기 전에 베트남에 멘토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미얀마로 발령이 났나 봐요. 저는 몰랐죠. 양곤은 그래도 좀 발달했잖아요. 원래는 점심때 어떤 건물에 들려 점심을 먹기로 했다가 다른데 들리느라 2시경에 그 건물에 갔어요. 그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6개 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한 층에서 문이 열리더니 거기로 그 멘토 분이 타시는 거예요. 그 많은 찰나와 장소에서 그렇게 그분을 만나고 저녁도 먹고 즐겁게 보내어요. 그러면서 미얀마는 진짜 인연의 나라구나 그랬죠. 




<베트남 페이스북 지사장 인터뷰>




줴줴: 멘토 분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비자이너 이지연: 수출입은행에서 베트남 지역 전문가를 하셨던 분인데 제가 베트남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경험을 많이 공유해 주신 분이었어요. 그 후 그분은 같은 동남아 지역인 미얀마로 발령이 나신 거였고요. 회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두 나라가 아예 다른데, 비슷하게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번 새로운 시장 경험을 하면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접하고 받아들이는 게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쉽죠. 21세기에는 다양한 해외 경험이 경쟁력이 될 거예요. 그래서 줴줴님의 경험이 다 소중해요. 



줴줴: 이번에는 다른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 한국 기업을 퇴사하시고 창업을 결심한 계기를 여쭤봐도 될까요?


비자이너 이지연: 그건 저의 핵심 가치가 변했기 때문이에요. 사람의 핵심가치가 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제가 20년이나 직장 생활을 한 건 저에게 직장 생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이가 40이 넘는 시점부터 삶이 달리 보였어요. 전에는 시간의 유한성에 대한 생각이 없었거든요. 나는 젊고 뭐든 할 수 있는 열정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40이 넘으니 관점이 달라져요. 30대는 성공, 명예 같은 게 중요했다면 40대가 되니 건강과 행복이 더 중요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유한한 삶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하며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퇴사를 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거예요. 



줴줴: 퇴사를 결심하는 순간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느끼셨나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인가요?


비자이너 이지연: 와우, 통했나요? 저는 진정한 자유를 원했어요. 영감이 제 핵심가치 중 하나잖아요. '신뢰, 영감, 열정'이라는 제 핵심 가치 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영감이요. 일, 돈, 사람에서 자유를 원했어요. 주체적인 삶, 진정한 독립에서 오는 자유. 제가 정의하는 자유는 내가 무엇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제시간을 더욱더 알차게 보내는 거죠. 타인에게 휘둘리는 삶이 아니라. 내가 가진 기준에 의해 의사결정하는 삶을 자유로운 삶이라 정의했어요. 퇴사는 작년에 했고 독깁한지는 1년 됐습니다. 




<베트남의 에어비앤비인 럭스테이 대표 인터뷰>



줴줴: 제가 잘은 알 수 없겠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일들을 하신 것 같습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한 3년 정도 내다보며 더 탄탄하게 저만의 비즈니스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저는 꿈의 크기, 상상력의 크기가 그 사람의 그릇이라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 우리가 상상하지 않은 건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도 아직 세상에 없지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엇을 좀 더 탄탄하게 상상해서 만들어내려고 했죠. 



줴줴: 지난 1년 차의 성과, 2년 차의 계획, 그리고 3년 차의 계획을 여쭤봐도 될까요?


비자이너 이지연: 1년 차 성과는 제가 퇴사 후 직접 베트남에 출장 가서 베트남 스타트업 대표 14명을 만나 인터뷰하고, 책으로 완성한 것을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또 다른 성과는 저만의 철학적 브랜딩을 만든 거죠. 비자이너라는 퍼스널 브랜딩. 그리고 왜 이 일을 하는지와 핵심가치, 비전을 정립했어요. 그러자 제 미션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나타났죠. 그중에서 가장 보람된 것은 베트남의 대형 유통 업체에서 제 미션에 공감해서 저에게 한국 상품 소싱을 맡긴 거예요. 요즘 사실 아무나 베트남에 들어가서 베트남 유통 시장을 흐려 놓는 것 때문에 이 유통 업체에서는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고 제대로 비자인 해서 브랜드를 베트남으로 가져가려는 제 철학에 동조하신 거죠. 


제가 100개의 비자인 기업을 5년 내 만드는 게 비전이기 때문에 2년 차에는 20개, 3년 차에는 40개 정도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에게 베트남 과정 강의 및 코칭을 받으신 분들에게 자연스럽게 해당 유통 업체로 상품 진출의 기회를 드리는 비즈니스 시스템이 만들어졌죠. 제가 코카콜라에서 국내 대기업으로 옮길 때 나도 한국 기업을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자, 이런 마음으로 옮겼거든요. 그때 그 미션의 연장선이에요. 한류가 계속 세계적으로 떠오르고 있고 그래서 저는 좋은 한국 기업을 현지 시장에 잘 현지화시켜 사업 성공을 돕는 거죠. 



줴줴: 앞서서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서 시작하신 건가요? 베트남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포커싱 해서 인터뷰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제가 베트남 지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베트남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아까 제 콜링 기억나시죠? 그래서 베트남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책을 1차 썼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 라이프스타일로 어떤 비즈니스가 있을지 좀 더 알아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유명한 대기업을 공략하려고 했어요. 제가 퇴사 전에 베트남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직접 일을 했고 그 회사의 대표는 저의 멘토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부탁하면 당연히 인터뷰를 해줄 것이고, 그 사람의 인맥을 통해 다른 대기업도 소개해 달라고 해서 진행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만의 착각이었을까요? 제가 퇴사를 하고 연락을 하니 제 메시지를 보고도 답을 안 하는 거예요. 3번을 했는데 다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그 아래 본부장이 저의 친구이기도 해서 그 친구에게 이 사정을 얘기했더니 아마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을 받았어요. 그동안 제 멘토였던 거는 제가 아닌 제 회사를 보고 잘해줬던 거죠. 그런데 이게 전화위복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인터뷰 전에 그 회사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하는데 베트남의 대기업은 스토리가 없어요. 1975년에 사회주의 정권으로 통일되면서 국가 주도로 기업들이 성장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리니 와우! 미션이 분명하고 다들 80년 90년대 생들이 대부분인데 기업가 정신이 충만했어요. 사업 아이템도 다양하고 그들을 만나면서 엄청 가슴 설레었답니다. 그 내용을 통해 저는 우리 20대 젊은 친구들에게도 창업이라는 더 넓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7개 키워드별 14개 기업 (각 2개씩), 줴줴님 같은 사자 같은 젊은 청년들이 많이 활동하는 한국의 미래를 보고 싶어요. 대기업, 공무원, 학벌 등이 능사는 아니거든요이런 분들이 제 책이 좋은 영감을 주면 좋겠어요. 꼭 베트남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요. 베트남의 청년들도 하는데 우리나라 청년들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죠. 그래서 요즘 이런 분들을 돕는 진로 코칭도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진로 강의>




줴줴: 인터뷰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인터뷰를 총 14분과 진행하시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분 한 분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지금 제가 유튜브로 연재하고 있는 분이요. 브이앤지 라는 베트남 유일의 유니콘 기업 대표 레홍민이라는 분인데, 잘로 라고 베트남의 카카오톡과 온라인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등 미국의 아마존처럼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에요. 


제가 실은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스타트업 중에 커피 업체 하나를 너무 만나고 싶었어요. 그 업체는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고 베트남의 어려운 커피 농가를 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카페 체인을 넓히고 있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너무나 만나고 싶어서 그곳에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런데 너무 바쁘다고 만나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어요. 그러면 A란 장소에서 B라는 장소로 이동할 때 그때 동행하는 것으로 하겠다, 시간을 뺏지 않겠다, 딱 30분이면 된다 그랬어도 결국에는 자기 와이프가 아기를 낳아서 만나기 힘들다는 대답까지 하는 거예요. 그러면 너희의 부회장(deputy CEO)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자 그 이인자에게 장문의 메일이 왔죠. 자기가 부임한지 얼마 안 되어 정말로 여력이 없으니 내년에 인터뷰하자 이런 내용이었어요.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 대표들이 얼마나 바쁜지 뼈저리게 느꼈죠. 저는 제가 만날 업체들을 타겟팅 해서 리스트업 했어요. 


그중 베트남 최초이자 유일한 유니콘 기업을 얼마나 상징적이에요. 사실 큰 기대는 안 했어요. 작은 커피 체인도 그렇게 만나기 어려운데 유니콘 기업이잖아요. 훨씬 크고 그럼 대표는 훨씬 더 바쁠 테니까 그래도 시도해 보기 위해서 그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갔어요. 회사를 대표하는 이메일을 통해 대부분의 회사들을 그동안 연락을 했거든요. 그런데 브이앤지는 대표하는 이메일이 없는 거예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냥 구글에 브이앤지, 레홍민, 이메일 이렇게 쳤어요. 그랬더니 한 10개의 이메일 조합이 나왔습니다. 한 번에 다 보내려다 받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서 하나씩 보내 봤어요. 그런데 보낼 때마다 딜리버리 페일류어가 왔죠. 한 6개를 보내다가 저도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나머지 4개를 그냥 다 보냈는데 딜리버리 페일류어가 3개가 오는 거예요. 너무 신기해서 계속 인박스를 눌렀더니 바로 레홍민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초대 고맙다. 비서를 연결해 줄 테니 스케줄을 잡아라. 제가 30분만 요청했는데 45분이나 시간 내주고 또 브이엔지 캠퍼스라고 자신들의 신사옥 투어까지 따로 시켜주었어요. 저는 레홍민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특히 나는 그 커피 체인처럼 일에 허덕이는 씨이오보다는 레홍민처럼 긍정적인 여유를 열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요. 재밌죠? 



줴줴: 끈질긴 도전을 통해 얻어낸 인터뷰 기획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아요. 다음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베트남을 제외하고 눈여겨보고 계시는 동남아시아 국가가 있으신가요?


비자이너 이지연: 저는 인도네시아를 좋아해요. 앞서 미얀마 이야기도 했는데 사실 전국 투어를 한 적이 있어요. 여행지로서 미얀마는 최고죠. 인도네시아에는 개인적으로 제가 베이커리를 연 경험도 있고 다양한 사업 검토를 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어요. 제가 베트남 전문이지만 동남아시아 전체를 경험했어요. 인도네시아는 일단 인구가 많잖아요. 자원도 풍부하고. 그리고 다른 동남아처럼 세그먼트가 다양해요. 그래서 시장을 연구해 공략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잠재 국가들처럼 시장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가장 쉬운 키워드겠죠.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경험한 다음의 넥스트라고 생각해요. 베트남이 현재 황금 인구가 절정이라면 인도네시아는 그 황금 인구가 10~20년 후에 올 거니까요. 


참고로 미얀마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착해서 마음을 너무 열었다가는 사기를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제가 별 기대 안 하고 미얀마에 갔다가 사람들의 미소와 친절에 엄청 마음을 열었거든요. 그런데 미얀마 환경이 너무 열악했어요. 물도 안 좋고 인터넷도 안 좋고 양곤 이외는 아예 시골이고. 그래서 이 나라를 위해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바로 그 마음을 알아챈 사기꾼이 붙더라고요. 사소한 에피소드를 공유해봤는데, 미얀마는 영어도 잘 되니 지내시기 좋을 거예요. 그런데 베트남도 비즈니스는 영어로 한답니다.




<레홍민 대표와의 인터뷰>




줴줴: 지금까지 긴 인터뷰를 해왔는데요, 마지막으로 한국 청년들에게 당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핵심가치가 인생을 좌우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먼저다. 21세기는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은 이미 다 지난 기준이므로 코로나 이후에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므로 도전하세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바로 그 뜻입니다. 



줴줴: 통찰력 있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비자이너 이지연: 오늘 이야기 재미와 의미가 있으셨나요? 저도 오늘 줴줴님과의 대화가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아주 많을 거예요. 좋은 사람 많이 만나시길 바라고 우리도 동남아에서 한 번 보는 날을 기약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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