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는 물론 잎까지 붉은 색이어서 자엽자두라고 불리는 홍자두는 색이 예뻐 맛보다는 눈으로 즐기려고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간에는 맛이 없기로 소문이 났지만 자두의 겉은 물론 속까지도 붉기때문에 붉은색 안토시아닌이 풍부해요.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 가운데서도 제일 탁월한 효과를 내는 녀석입니다.
우리 자두과수원은 오랜기간 자연농에 관심이 많은 가족분들이 운영해왔고 그래서 자두들이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덕분에 홍자두도 다른 과수원 같지 않고 아주 맛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는 새콤한 과일을 좋아해서 달지 않아도 아주 맛있게 먹을텐데 이렇게나 맛있다고 극찬을 하시니 과연 어떤 맛이 나는 홍자두가 수확될지 너무 기대가 됩니다. 과수원집에 사는동안 자두는 정말 원없이 먹을 것 같아요.
오디나무에도 오디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5월 중순이 되면 오디가 붉게 물들어요.
5월 말부터 6월까지는 보라빛의 달콤한 오디를 먹는 계절이지요. 붉다 못해 보라빛이 나는 농산물에는 안토시아닌이 굉장히 풍부합니다. 어떤 농산물이든 제철에 나는 것을 먹는 것이 가장 영양소가 풍부하니 올해는 보랏빛 오디를 놓치지마세요.
여보씨와 저는 오디오트밀을 만들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 있습니다. 많이 수확되면 겨울용으로 냉동오디를 만들어 놓을 생각이예요. 우리땅에서 나는 것들로 4계절을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온라인으로 무엇을 사지 않아도, 읍내를 나가지 않아도, 5일장에 가지 않아도, 우리 밭에서 나는 것들로 얼마나 오래 먹고살 수 있는지, 전부는 아니지만 범위를 넓혀가며 실천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블루베리 나무에도 블루베리가 열렸어요. 봄이 내놓는 과실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충만해지는 걸까요? 부자가 된 기분은 이렇게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나봅니다.
두릅은 얼마나 잘 자라는지 매일 데쳐 먹고, 삶아 먹고, 전도 부쳐 먹고, 두릅에 빠져 산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머어머 풀밭에서 발견한 이 보물을 좀 보세요. 아스파라거스가 자라고 있다니까요! 얘기를 듣긴했는데 워낙에 풀이 무성해서 기대도 하지않았거든요. 풀을 맨 보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넓은 자두과수원으로 이사 온 가장 큰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를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농약이나 화학비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먹거리에 감사하게도 누군가 관심을 갖는다면, 그래서 적당히 필요한 정도의 돈이 벌리는 삶이라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오늘은 밭에서 무얼 해볼까 즐겁게 눈을 뜨는 요즘이 '오늘은 퇴근하고 와서 바로 자야지' 생각하며 출퇴근을 하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풍요로운데, 이 자두과수원은 돈이 되지 않는다며 이웃 어르신들은 우리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지 궁금해하십니다.
당장에 안정적인 수입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데 참 신기하죠.
지금 너무 좋아요.
여러모로 필요한 것들이 부족함 없이
충만하게 채워지는 느낌입니다.
무화과 가지를 잘라 물에 담궈놓았더니 뿌리가 나기시작해 심어주었습니다. 습기 조절을 잘 해야 건강히 뿌리를 내릴 수 있어요.
이건 무엇일지 한번 맞춰보세요 ^^
이것은 웜팜(Worm Farm), 지렁이 키우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티로폼, 버켓물통, 양동이, 큰 화분 등 만드는 방법은 다양한데 집에 있는 재료로 하려다보니 가장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스티로폼 박스로 시작했어요.
웜팜을 만들면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고 (야채, 과일 다듬은 것은 지렁이의 먹이), 지렁이가 먹이를 먹고 배설을 하면 분변토와 액체 액비가 만들어져 아주 훌륭한 자연퇴비가 되지요. 이것을 텃밭 작물에 공급했더니 특히 아미노산과 각종 무기질,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졌다는 조사치와 연구들이 많습니다.
매일매일 밭일하고, 어떻게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우리 땅을 일궈볼까? 퍼머컬쳐 자연농을 공부하고, 강아지들과 산책갔다가 놀다오고, 맛있는 음식을 지어먹고, 그런 봄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5월이 되었습니다. 5월에 집중할 목록을 적고있어요. 전날 밤 인요가를 하던 요가매트도 보이네요. 인요가는 한동작을 오랫동안 홀딩하기때문에 스트레칭하듯 근육을 풀어주는데 좋습니다.
우리 과수원집은 방이 없는 원룸식 스튜디오로 크기가 작지만 창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힐링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밭으로 나가봅니다. 머위를 따서 장아찌를 담글꺼예요.
아직 선선할 때 낫을 들고 풀을 맸어요. 맨 풀은 텃밭 작물에 멀칭으로 덮어줍니다. 풀은 아주 좋은 멀칭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
비닐멀칭은 작물을 수확하고나면 걷어내는 수고를 해야합니다. 하지만 자연재료로 멀칭을 하면 분해되 자연으로 돌아가니 멀칭효과를 낸 후에도 좋은 퇴비로 흙과 섞이게 됩니다.
작물을 멀칭해서 흙을 덮어주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관행농법에서는 비닐을 사용하는 농가가 아주 많아요. 저도 어린시절부터 부모님께서 비닐멀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랐고 아직도 친정어머니는 친정텃밭에 비닐멀칭을 사용하십니다. 이번 봄에 비닐멀칭 하는 것을 도와드리기도 했구요.
하지만 우리 땅에는 가능한 자연재료를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작물에 멀칭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흙을 덮어주어 작물이 쉽게 메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비닐을 사용해도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왕겨나 낙엽을 이용하는 자연멀칭에 훨씬 더 마음이 가고 정감이 갑니다. 물론 비닐을 씌우는 것보다는 훨씬 고생스럽죠. 여러번 반복 작업을 하여 덮어주어야 하고 바람에 날아가기도 훨씬 쉽거든요. 왕겨나 낙엽은 시기에 따라 구하러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구요.
그렇다면 풀을 멀칭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돈도 들지않고 멀리까지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풀이 여기저기에서 무성히 자라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자연에 감사한 일인지 ^^;; 이 곳에 처음 왔을 때는 여기저기 풀이 무성하다고 싫어했던 것 같은데 퍼머컬쳐 자연농을 배우면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쑥쑥 자라는 풀이 이렇게 고마울줄이야! 풀을 매는 낫질도 덩실덩실 즐겁다니까요^^;;
풀은 물에 담가 액체 퇴비로 만들어 사용할 수 도 있습니다. 물에 담가 일정기간 발효시키면 아주 훌륭한 액체퇴비가 되지요.
길가에 갈퀴처럼 무성하게 크면서 보라색 꽃이 만발한 풀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것은 '헤어리베치'라는 풀입니다.
헤어리베치는 가장 대표적인 녹비작물인데, 녹비작물은 녹색일 때 베어 땅으로 환원해주면 양분을 공급하기때문에 녹색 비료라는 뜻입니다. 영양분도 많은데다 분해가 빨라 녹비작물로 탁월하죠.
헤어리베치는 길가나 저수지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과수원땅에도 군데군데 자라고 있어요. 5월에 일굴 텃밭 땅에 뿌려주려고 한아름 걷어왔습니다.
이쯤되니 풀이 무성히 자라는 우리 과수원 땅이 저는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자연농법의 논밭에는 다른 농법과 달리 풀이 있다. 자연농법에서는 풀을 뽑지 않고 베고, 작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풀을 없애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무제초의 길이, 달리 말해 풀과의 공생의 길이, 무비료는 물론 무농약의 세계를 연다."
모두가 예초작업을 하고 제초제를 뿌려 과수원의 풀을 정리할 때 산책하던 여보씨와 저는 위기의식을 잠깐 느꼈습니다. 우리도 우리 땅에 자라는 풀을 빨리 어떻게 해야하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자연농법을 알면 알아갈수록 우리는 더 그런 방식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어요. 이웃 농가에서 무엇을 할 때마다 마음에 동요가 일지않으려면 굳건해져야 하는데 아직 그런 강단이 없는 것을 보면 갈 길이 멀었구나 하고 느낍니다. 그 말은 즉 배울 것이 아주 많다는 뜻이고 내가 모르는 어떤 자연의 들어맞음이 있을지 참 궁금하게 만듭니다.
가장 최근에 알게 된 자연해충법에서는 이런 놀라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수농가에 아주 전형적인 해충중에 진딧물이 있는데, 아주 매우 고추 열댓개를 잘라 물 1리터에 끓여서 20리터의 물에 섞어 뿌리게 되면 천연농약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요. 자연은 정말 모든 해답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일과 중 적당히 산책도 종종 해야합니다.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찌르니 이 향기를 놓칠수 없거든요.
어느 날은 네잎클로버가 한눈에 딱! 하고 들어오는게 아니겠어요? 이 모든게 다 댕댕이들 덕분인 것 같아요.
강아지들이 있어 산책일과를 더 잘 지키고 있습니다. 만약 여보씨와 저 둘만 있었다면 어땠을까 가끔 이야기를 하는데 항상 강아지들이 있어 다행이다 라는 얘기로 끝이 납니다. 강아지들이 아니면 피곤하다고, 고되다고, 방바닥에 앉아 널부러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요.
고대하던 작약꽃이 드디어 피었습니다.
이웃집 작약꽃은 연분홍색이던데, 우리집 작약꽃은 굉장히 찐한 핫핑크색입니다. 어쩜 모양과 색이 저렇게 생겨날 수 있는지 샘가에 핀 작약꽃을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한달 전 과수원집에 이사를 들어 올 때만 해도 풀과 뒤섞여 잘 보이지도 않던 그 작은 작약꽃이 한달 새에 무릎을 넘을 만큼 커버렸다니, 빠르게 성장하는 봄꽃을 원하신다면 작약꽃을 심어보세요. 향기는 은은하구요, 꽃이 피면 눈이 정말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