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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인 Apr 18. 2024

또 하루가 이렇게

아침이 밝았네요, 눈이 떠지면 정말 용수철처럼 잠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오늘은 무얼할까 들뜬 마음으로.
뭐니뭐니해도 아침에는 기상산책을 빼 놓을수 없습니다.
산책을 다녀온 강아지들은 빗질도 해주고 진드기도 잡아주면 데크에서 각자 휴식을 취하고,
우리의 과수원 일과는 시작됩니다. 뭘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과수나무 정리부터 시작을 해볼까요?
과수나무를 하나 둘 정리하다 돼지감자도 열심히 캐봅니다.  먹을 것을 남기고 윗집, 옆집에 나눠주고 저렴하게 팔아 용돈도 벌었어요. 싹이 핀 씨돼지감자도 나눔을 하고 팔기도 하고!
돼지감자를 얼마나 많이 캤는지 며칠째 돼지감자 밥을 먹고 있습니다.
참두릅, 땅두릅, 개두릅도 며칠째 먹고있는지 모르겠어요. 남는 것은 팔아 용돈을 버니, 오호 이거 참 재밌더라구요.
비가 오는 날은 창가에 앉아 여보씨와 오순도순.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비 내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합니다.
어느날은 읍내에 나가 시장 구경도 하구요.
홍차버섯을 구해서 콤부차 발효를 만들어 놓기도 하고,
동네 뒷산에 올라 나무구경, 꽃구경, 동네구경 그리고 내려올 땐 비닐봉지를 가져가 쓰레기를 주우며 내려옵니다. 우리나라 금수강산 깨끗하면 좋잖아유
아 걱정마세요, 과수원일도 나름대로 열심히는 하고있어요.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강아지들은 하루 3번씩 산책을 잘 하고 있구요.
집에서 봄맞이 그루밍도 시켜주고 있답니다. 저마다 성격은 어찌나 다 다른지 신기한 생명체들
한낮에 더울 땐 그늘에서 과일을 먹어요. 사과를 나한입 너한입, 바나나를 나한입 너한입
할일이 많고 날씨가 더워도 과수원 둘러보기를 게을리 할 수는 없습니다. 과수나무에 꽃이 이제는 금방 질꺼라 충분히 봐줘야하거든요. 모과꽃 너무 예쁘잖아요.
우리 과수원 여기저기에는 들꽃도 많아서 찾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해야 할 것도, 하고싶은 것도 너무나 많아서 하루 24시간이 정말로 눈깜짝할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그러다보면 무엇에는 소흘해지기 마련이더라구요. 그것이 어느날은 강아지가 되기도 하고, 어느날은 대충 먹는 것이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내 자신을 잘 챙기지 않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마다 생각을 해요.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하는 여보씨와 강아지들과 큰 일 없이, 큰 병 없이, 무탈히 늙어가는 삶을 위해서.


그러자면 아무리 바빠도

건강히 먹고,

건강히 자고,

건강히 뛰어놀고,

불평하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어리석다,

순간순간 재미를 찾자,

작은 것에 감사하자.


오늘도 별 것 한게 없는데 시간이 너무 잘가서 스스로에게 해주는 위로와 다짐의 글입니다^^


모두 무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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