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마케팅은 다른 분야의 마케팅과 무엇이 어떻게 왜 다를까요.
문화예술마케팅은 크게 문화예술을 통한 마케팅과 문화예술단체의 마케팅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통한 마케팅은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CSR마케팅과 제품에 명화이미지를 결합한 아트콜라보레이션이 해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술경영학에서 좀 더 집중해야할 문화예술단체의 마케팅에 대하여 이야기하려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술단체는 미술관, 공연장과 같은 문화예술기관과 오케스트라, 발레단과 같은 문화예술단체 그리고 개개인의 아티스트를 전부 포함합니다.
본론으로 가기 전에 마케팅의 본질을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마케팅하면 SWOT분석, STP전략, 4P, 마케팅믹스 등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 중 STP전략은 시장을 나누고(Segmentation), 그 중 우리의 잠재고객을 선정하고 (Targeting), 마지막으로 그들의 마음 속에 우리의 제품을 자리잡게 하는 전략을 일컫습니다(Positioning). 이 세개의 영어 단어 앞자를 딴 것이 STP입니다. 이러한 STP전략은 제품을 만들기 전 이루어집니다. 즉, 제품을 우선 만들어 놓고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닌 우리의 타겟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을 잘한 제품은 광고가 필요없습니다. 시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예술분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콜브의 저서 '문화예술기관의 마케팅'에서는 전통적인 마케팅 모델(Traditional Marketing Model)과 문화예술의 마케팅 모델(Marketing Culture and the Arts Model)의 차이점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모델에서는 마켓에서 시작합니다.
시장의 필요에 의하여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①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우선 시장조사(Market)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②이 후 실제로 정보시스템(Information System)을 통하여 그러한 니즈를 충족시켰는지 점검합니다.
③그 다음 회사(Company)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④가격, 유통, 프로모션 등 마케팅믹스(Marketing Mix)를 통해 시장(Market)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러한 마케팅 모델은 순환의 개념으로서 이러한 써클을 반복하게 됩니다. 각 분야마다의 특수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통적으로 이러한 모델을 통해 제품이 탄생되고 소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예술분야의 시장은 어떠할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1번이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시장의 니즈에 의하여 Market에서 출발했던 기존 모델과는 다르게 문화예술분야의 시작점은 Company에 있습니다. 문화예술기관, 단체, 아티스트를 모두 통칭하는 Company를 몇 가지를 예시를 통하여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문화예술기관인 미술관의 가장 핵심적인 연구인력인 학예사는 단순히 시장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사회가 침묵하는 불편한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을 예술의 문법으로 해석해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철저한 시장 분석이 이루어지는 전시 전문 미술관도 있습니다. 돈백수, 세젤예 전시를 기획하는 강남미술관이나 줄서서 입장하는 대림미술관의 전시는 상당부분 마켓에서 출발했다고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Mission을 생각한다면 그럼에도 출발지점은 Market보다는 Company에 가까워 보입니다.
아티스트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나 국립발레단과 같은 문화예술단체나 개별적인 아티스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일평생 이루어온 깊은 예술의 세계는 시장의 니즈로부터 탄생된 결과물이 아닙니다. 물론 이 또한 분명치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가령 미술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몇 점 구매한 컬렉터의 취향과 비평가의 크리틱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고 예술단체가 소속된 공연장의 요구에 의하여 원하지 않지만 작품의 시나리오 일부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더욱 복잡해진 예술시장에 의한 다양한 경우의 수일 뿐 본질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위 두개의 도식이 보여주듯 예술분야 시장의 프로세스는 기존의 시장보다는 여러단계가 존재하며 더욱 복잡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상업회사의 가장 큰 목적인 이윤이 극대화되는 시장을 찾는 것이라면 예술분야는 이윤을 넘어 예술적인 목표를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화예술마케팅은 어떻에 이루어져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가의 작품과 미술관의 기획전시가 마켓에 의한 반응이 아니기 때문에 Market 자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문화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수요 중심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은 국민이 다양한 예술을 향유하고 또 스스로 예술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가능케하여 궁극적으로 시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정책 뿐 아니라 문화예술분야에서도 Company에 해당하는 단체와 기관에도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도 중요한 것은 최대의 목표가 티켓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것인지 혹은 더 많은 시민이 예술을 향유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마케팅의 대상이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국가, 기업, 재단 등 매우 다양합니다. 즉 우리의 Mission에 공감하는 이들로부터의 봉사와 후원을 이끌어내는 펀드레이징이 문화예술분야에서는 중요한 마케팅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마케팅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두 권의 도서도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 제가 읽은 책 중 추천드렸던 책을 모아 이벤트를 진행할까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에서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