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진리 - 다의미 단어
러시아어로 현재는 настоящее время (나스따야쎼예 브례먀라고 읽는다)이다. 그런데 러시아어의 настоящее라는 단어에는 ‘진짜’라는 의미도 있다.
즉 미래와 과거는 진짜는 아닌 샘이다.
그리고 막연한 걱정, 두려움, 습관과 과거의 안 좋은 경험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머릿속에서 감옥이 될 때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의사는 과거는 이미 지나가고,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단상이어서 기억하지 않으면 없는 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잊는다 해도 그게 ‘불러오기’가 안 될 뿐이지 우리 머릿속 어딘가에 언어를 통해 재구성, 혹은 왜곡되거나 시각적 이미지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삶의 폭풍에 오래 맞서다 보면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서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힘들때가 누구나 있다. 이럴 때는 한 발자국 더 내디딜 용기도 기력도 없다.
아직 경험하지도 않은 것, 불확실한 것을 향한 마음 때문에 오늘도 본격적인 삶이 아닌, 준비과정의 하나처럼 마냥 지나가고, 삶의 대부분이 뭔가를 위한 준비하는 과정으로 지나간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과연 지금 견디고 있는 고생에 끝이 있기는 한 걸까라고 생각될 때도 있다.
기억하자. 길고 긴 역사 속 우리의 삶은 잠시 반짝 빛나다가 덧없이 저물어가는 별똥별 같다. 그 많은 사건과 사연, 즐거움. 찬란한 순간, 치열함과 바둥거림도 영원하지 않다.
기쁨도 슬픔도 당혹스러움도 신기함도 다 지나간다. 주먹 가득히 움켜쥔 모래알이 아무리 애써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듯이 지금 이 순간도 과거라는 터널 속으로 도망가버린다.
지금만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게 주어진 오감과 감정, 사유를 경험할 수 있는 “진짜” 시간이다.
진짜 시간인 지금을 슬퍼하거나 걱정하며 보내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러나 내 삶의 ‘진짜 선물’인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실수까지도 포함해서 매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내 현재를 응원해 주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이미 강자이며, 우리 삶의 진정한 승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