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피아 Apr 25. 2022

7. 왕따 소녀에서 금메달 리스트, 육상계의 전설로

(3)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개척한 사람 - 카롤리나 클뤼프트

어제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경제 행사에서 만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개척한 유명인사가 초청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영감을 얻고 배울 점이 많았기에 힘들 때 용기를 얻기 위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요약해 본다.
카롤리나 클뤼프트. 2000년대 초 중반 스웨덴의 어느 신문에서 어떤 여자의 사진을 보고 광고/패션 모델인 줄 알았는데 기사를 보니 7종 육상경기에 신기록을 세운 선수에 대한 기사였다.

카롤리나는 2011년에 선수로서 퇴직 후에는 모델, 방송인, 작가,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청년기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니어급이었을 때부터 각종 세계 경기를 휩쓸고 신기록을  사람이다. 스웨덴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육상계에 전설같은 선수이다.

안경을 쓰고,  키에 마른 체구의 그녀는 10대에 전학을  학교에서 동급생으로 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육상  운동에 재능을 발휘하면서 동급생으로 부터 존중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뭔가를  한다는  증명을  보인 후에야 주변 사람들로 부터 존중을 받았다는 점이 어른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아 어짢고, 속상하다.)


그녀는 혹독한 식단관리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대에 이미 각종 주니어급 경기 신기록을 깼고, 7 경기의 전설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2004 그리스 올림픽 참가해 스웨덴에 금메달을 안겨준 선수이다. 2011년에 은퇴  지금은 자신의 삶에 대한  "삶은 응급대원"이라는 저서를 출판하고, 텔레비전 방송 진행자,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코칭해주는 캠프, 어린이들의 정서 건강을 위한 운동도 하고, 스웨덴의  지역 탐험 가이드 등을 남편과 운영하고 있다. 딸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연설장에 딸을 데리고 왔는데 (드물지 않은 풍경. 이곳 직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업무에 없고, 이상하게 보는 이도 없다) 엄마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내내 보채지도 않고 구석에서 조용히 혼자서 놀고 있었다.


그녀는 선수생활 내내 성과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 (prestation ångest; performance anxiety)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을 배울 계기가 있었다. 7종 육상 경기 출전을 하기 위해 자메이카에 을 때 였다.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석에서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과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과 압박감이 밀려오며 그녀를 압도하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멀리서 미국 관중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동안 선수인 자신도 관객들의 즐거움을 함께 느끼게 되었다. 그녀가 육상선수가 된 이유는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육상을 즐기고, 잘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새삼 기억했다. 그리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졌다. 그녀는 집중해서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결과는 1등이었다.


경기에 참여해서 경쟁을 하고, 우승을 거두는 것도 좋아하고 중요하지만, 그녀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동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스포츠 선수로서의  외에도 평범한 개인의  균형 맞추고 현재 순간에 충실하며 순간순간 삶에 기뻐하면서 성과에 대한 극도의 부담감을 완화하고 선수생활  수차례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단다.  개인으로서 삶을 평범하게 여유 있게 지내고 경기나 일에 임할 때는 100% 최선을 다하는 , 자신의 에고 ego 아니라 자신의 일을 통해 주변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것에 집중한다.


운동과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만 성과나 결과와 나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법을 배웠다. 일을 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때에는 100% 최선을 다하는 것이 주요 목표로 삼는다. 그 결과가 좋아서 우승을 거두거나, 메달을 획득하거나, 타인의 인정을 받는 등 성공 자체는 목표가 아니라 최선을 다 했을 때 보너스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과 비유하며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다음 7가지 요소가 목표 달성에 중요하다며 경험담을 소개했다.  
1. 페달을 계속 밟아 갈 의지 (vilja att trampa)
2. 좋은 장비 (utrustning)
3.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있는 지도 (karta)
4. 방향성을 제시할 나침반 (kompass) 항상 같은 목표를 향해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다가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조정하는 것도 좋다.
5. 도구 상자(vertyglåda)로 비유하는 각종 노우하우,
6. 휴식 (återhämtning)은 절대 필요하다. 휴식이 있어야 다음에 긴장하고 성과에 집중할 수 있다. 휴식과 100% 성과 간 적정 균형이 필요하다.
7. 끈기, 인내심 (uthålighet)을 유지하는 것.

그녀는 자신의 강연을 마무리하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육상경기에 1등으로 들어오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 표정이 클로즈업되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눈시울을 적셨다. 여기저기에서 관객이 숨죽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다.
(신기한 것은 스웨덴 사람들은 장례식장에서 조차 소리 내서 우는 사람이 없다. 적어도 내가 참석한 장례식에서는 부모는 물론 친지와 친구들도 훌쩍이는 소리조차 내지 않으려고 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관객의 경청을 유도하고 메시지 전달/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을 또 한 번 깨달았다. 강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고, 직장에서 발표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기왕이면 재미가 있어야 메시지도 잘 수용되고, 대화와 토론이 자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된다.
--------

참석자들은 착석하는 대신, 스탠드 테이블이 서서 강연을 듣고, 쉬는 시간에 움직이면서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고개를 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보였고 햇살이 들어왔다. 쉬는 시간 중간중간 오페라 남성 중창단의 합창공연과 이인조 재즈 그룹의 짤막한 깜짝 공연을 넣은 주최 측의 행사 조직의 창의성과 경제/경영과 예술을 잘 조화시켜 유익과 재미를 동시에 잡은 높은 감각은 정말 칭찬받을만했다. 행사장 여기저기에 깔끔하게 차려입은 직원들이 관객과 어울려 함께 서 있어서 쉬는 시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행사장과 연결된 부엌 테이블에 주최 측 직원들이 준비한 것 같은 샴페인, 원두커피, 생수, 감자칩 등이 있었고, 주최 측 젊은 직원 두 명이 냉동 피자 구워 접시에 냈다. 그리고 다른 한 구석에는 벌써 여름 느낌을 주기 위한 조그마한 아이스크림 트럭이 배치되어 있어서 쉬는 시간마다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 마디로 유익과 재미를 함께 잡은 축제 같은 하루였다.

작가의 이전글 6. 탈영한 난민에서 스웨덴 대표 통신기업 회장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