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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우 Nov 17. 2023

모든 게 내 탓이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고 전부 당신 잘못은 아님을 기억하자


데일 카네기는 <나를 힘들게 한 건 언제나 나였다> 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겪는 문제에 관해 다른 사람을 탓하곤 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조금 더 현명해지고 난 뒤, 
내게 닥친 불행의 원인은 대부분 나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다.


이 말을 내 버전으로 바꿔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내가 겪는 문제에 관해 나를 탓하고 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조금 더 현명해지고 난 뒤, 
내게 닥친 불행의 원인이 전부 나 자신에게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 대신 나를 비난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만약 당신이 어떤 일에, 아니 모든 일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아무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들마저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죄책감은 나의 기본 감정이었다. 

모든 걸 망치고 마는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다. 


회사를 다닌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내 영혼을 단 1g도 고양시키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매달 나오는 월급이 없이는 나의 쓸모를 증명할 길이 없어 보였다.   


회사라는 곳은 그런 사람을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 

아무리 많은 일을 줘도 스펀지처럼 꾸역꾸역 해내는 사람들 말이다. 

갑작스러운 팀원의 퇴사에 두 사람의 일이 한꺼번에 몰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역부족이었다.


머리가 한 움큼씩 빠졌고, 점심시간에 링거를 맞지 않고는 앉아있기 어려웠다. 

이것밖에 못하냐는 팀장의 매몰찬 말에 목이 메어 대꾸할 수 없었다. 

결국 몸이 아파 몇 달간 입원하게 되었다. 


복귀 후, 내가 하던 일을 세 사람이 나눠하는 걸 보고 나서야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죄책감은 여전히 내 귀에 속삭였다. 

"그래도 너한테 주어진 일인데 네가 어떻게든 해냈어야지! 네 능력은 이거밖에 안되는 거야?"





내가 괜찮은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건 그로부터 몇 년 후의 일이다.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말이다.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후배한테 일이 많이 가면 팀장에게 대신 말해줬다. 

누군가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자책하면 잘한 부분을 찾아내 칭찬하려 노력했다. 

또한, 공장식 사육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을 위해 식단에서 육류를 빼버렸다. 


작은 행동이 쌓이자 조금씩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모든 것이 나 때문이란 말도 안 되는 죄책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건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잘못으로 돌리는 것만큼 이상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이 완벽하고 전지전능하길 바랐던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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