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 감성 아카이브 · a visual diary by jiiin
지베르니 사진에 어떤 글을 적을지 긴 시간 고민하다가, ‘감각’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요즘에 ‘감각’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이다)
사진을 올리고 단순히 예쁘다고 끝맺기 싫다 보니, ‘예쁘다’의 기준이 뭔지 궁금해진 것 같다. 그러다가 머리가 복잡해져서 나만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평소에 나만의 ‘미감’에 되게 신경 쓰는 편인데, 문득 그동안 ‘감각 있다’고 믿었던 요소들이 상대적이지 않나 싶었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의 취향이 있지 않을까?
작년 7월에 ‘가장 위대한 예술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반 고흐의 삶의 태도’에 대한 콘텐츠를 다시 꺼내봤다. 덜 다듬어진 풍경과 정돈되지 않은 쓸쓸함이 마음에 오래 남아 있었다.
‘감각’은 의미의 영역일까, 감정의 영역일까? 모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빛과 자연의 색채도 정말 예뻤지만, 색에 자신의 삶과 내면세계를 그대로 던진 고흐의 붓질도 울림이 컸다.
예전에는 내 취향이 꽤 감각 있다고 믿었다. 내 눈에 모던하고 세련된 감성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런 것들을 잘 알아보는 내가 느낌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 어딘가 서툴고 거친 풍경에 시선이 오래 머물기도 하고,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들에 더 깊이 끌리기도 한다.
요즘 나는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 위에서, 아름다움의 의미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완벽한 정답을 찾기보다는,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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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isual diary by jiiin
shot on iPhone X, Givern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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