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정형

by 박사월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살 만하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만났다.


“물리적으로 혼자 있어도, 누군가와 연결된 느낌이 있으면 그건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해.”

“근데 그런 의미에서도 난 혼자였어.”


그가 내게 연결되는 순간도 있었어. 근데 그럴 때마다 난 불안했어. 이게 끊길까 봐. 그리고 연결되더라도 날 온전히 이해하진 못할 게 분명하니까.


“그들에게 받은 게 별로 없어.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근데 그들이 죽으면 난 세상이 무너질 듯 슬프겠지? 그게 너무 싫어. “


난 그들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은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던 걸까 봐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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