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습니다. 비슷해도, 같은 사람은 없지요. 저는 타인의 삶을 통해 많이 배우고, 영감을 얻습니다.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본인만의 가치관과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의 글이, 독자 분들께도 인사이트를 전달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궁극적으로는 '주변에 긍정적 영향력을 전달'하고 싶은 저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미국 뉴욕에 위치한 콜롬비아 대학교 도서관 사진(출처: 콜롬비아대 홈페이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필름스쿨 학생으로!
본인의 꿈을 찾아 새로운 길을 걷는 사람
이유경님(미국 콜롬비아대 필름스쿨 재학 중)
직장에 매일 아침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나 역시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있어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금 현실에 안주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하게 지내던 회사 동료의 퇴사 소식이 들려왔다. 그녀는 영화 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퇴사 후, 지금은 미국 콜롬비아대 필름스쿨의 학생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그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영화와 미래에 대해 얘기할 때 반짝이는 그녀의 눈을 보며 지금보다,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가 된다.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영화 배급사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근무 후 퇴사를 하고, 외국계 자동차 회사로 이직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현재는 미국 콜롬비아대 필름스쿨에서 Producing을 공부하고 있는 이유경입니다.
우선 국내 유명 영화 배급사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셨는데, 들어가게 된 계기와 그때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학부 때 미국 문화를 전공했고,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미국 영화 수업을 특화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재학생 시절 ‘화인컷’이라는 영화 제작 및 투자 회사에서 3개월 인턴을 했고 그때 알게 된 선배님의 추천을 받아, 메이저 영화 배급사 해외사업팀 신입 사원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영화들을 해외 마켓에 세일즈 할 때 필요한 마케팅 자료들을 만들고, 서포트하는 업무를 주로 했습니다.
유경님이 원하던 영화 산업의 일이었는데, 1년 후에 퇴사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말씀드리면, 직무에 대한 한계성을 많이 느꼈고, 조직 문화가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하면 다양한 국제 영화제와도 교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로 국문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하고, 포스터 등을 인쇄하는 등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영문화하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영화 기획 쪽을 해보고 싶었는데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업무에는 한계가 많았죠. 또한, 한국 영화가 해외시장에서 갖는 한계성도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영화에 대한 수요가 해외 시장에서는 거의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조직 문화도 맞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강했고, 업계 특성상 회식, 술자리가 많았어요. 또한 해외 여러 국가와 소통할 일이 많다 보니 늦은 밤이나 새벽에 미팅을 하는 일도 빈번했고요. 몸도 너무 망가졌고, 체력적으로 한계가 크게 와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이 들어 1년 뒤 퇴사했습니다.
실제로 일해봐야 많이 배우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거 같아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까요? 두 번째 직장에서 저를 만나셨죠! 첫 직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군인데,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는 어떻게 지원하신 거예요?
영화 배급사를 퇴사하고, 취업 준비를 할 때 모교 취업지원실 홈페이지에서 외국계 자동차 회사 채용 공고를 발견했어요. 특히 제가 지원한 프로그램은 해외의 다양한 지사에서 순환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원하던 산업군은 아니었지만 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습니다. 운 좋게도 합격이 되어서, 미국 지사나 독일 본사에서 일할 수 있었고 다양한 직무 역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상품기획, 마케팅, 회계, 세일즈, 전략 등 3년 동안 5개의 팀에서 근무했습니다.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지원 과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힘들게 입사하신 두 번째 직장에서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안정적이고 부러워할만한 조직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데, 전혀 관련성이 없는 일을 하고 있으니 초조함도 느끼고 답답함도 생겼어요. 무엇보다, 내 미래가 지금 상사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는데, 이 길은 아니다는 확신이 들었고요. 영화 배급사에 다닐 때 고되고 힘들긴 했지만, 영화에 대한 저의 흥미는 더 확고해졌었어요. 다만 한국 내의 영화 산업이 한계가 많다는 점은 절실히 깨달았기에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미국 필름 스쿨을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영화 전공을 하면, 미국 내에 스튜디오에 입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했습니다. 어느 정도 길이 정해지니 퇴사 결정은 오히려 쉽게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특히 지금의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는 건데, 고민과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물론 있었죠. 우선 필름 스쿨은 석사 과정이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기가 어려워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르바이트, 직장 생활 등으로 모아둔 돈을 학비 및 현지 생활비에 모두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그리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제 커리어의 공백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제가 공부를 마치고 졸업했을 때, 지금 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이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요?
사실 아직도 두려움은 있어요. 하지만, 제가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앞으로 인생에서 계속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영화’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사 전에, 어떻게 준비를 할지에 대해서는 계획을 세워두었고 이대로 하면 학교에서 저를 뽑아줄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도 들었습니다. 제가 자동차 회사에 있긴 했지만, 배운 역량과 일이 제 진로와 아예 무관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제가 되고 싶은 영화 기획자는 회계도 알아야 하고, 전략도 세우고, 커뮤니케이션도 능통해야 하는데 제가 이 모든 부서에서 일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학교 지원 시에 이러한 경험을 입학 사정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혹시 다니던 직장과 같이 병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시진 않았나요?
제가 만약 영화사를 다니고 있었으면 병행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자동차 업계가 도움은 될 수 있어도 영화 기획과는 연관이 없으니 필름 스쿨을 준비하면서 작은 영화사에서라도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전략팀에서의 업무가 저와 맞지 않아서 빨리 퇴사하고 싶기도 했고요. 영화 쪽은 큰 회사에 가고 싶다면 취업이 힘들겠지만, 저에게는 당시 ‘일’이 중요했고 급여 등 다른 조건들은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회사라도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퇴사 후에 지원한 작은 영화 제작사에 합격해서 기획/마케팅 업무를 맡게 되었고, 3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재미있게 일했고,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더욱 생겼습니다.
그 결심이 정말 대단합니다. 유경님을 보면 본인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어요. 그런 원동력의 비결(?)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제 삶의 원동력이 되어서 더 열심히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두려움은 아직도 있어요. 제가 미국 필름스쿨에 갔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거의 아니까, 졸업한 직후 사람들이 제 상황에 대해 묻거나, ‘유학 가서 뭐해?’라는 질문에 나 자신이 떳떳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항상 들어요. 졸업하고 백수가 되면 안 되잖아요 하하.
그래서 하루하루 더 열심히 살게 됩니다. 지난겨울에 학교 과제로 단편 영화를 처음 찍었는데, 그때도 제가 열정을 가지고 욕심을 많이 냈어요. 원래 겨울 단편 영화 과제의 경우는 감독 역할만 하면 되는데, 저는 다른 친구들의 과제에 프로듀서로 직접 참여했고 세어보니 총 7-8 편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더라고요. 이렇게 더 적극적으로 많은 부분을 맡아 열심히 했고 그만큼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은 만족하시나요?
지금도 물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기대감’이 더 큽니다. 지금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이런 노력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런 희망과 기대는 예전 직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향후 진로(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요?
우선 필름스쿨은 총 3년의 과정인데요. 이 중, 2년 간은 학교 수업을 듣고 마지막 1년은 졸업 작품을 제작하는 기간입니다. 또한 졸업을 위해서는 여름 방학 때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인턴을 1번 필수로 해야 하고요. 졸업하고 1년 간은 학생 비자로 일을 할 수 있어서, 제가 원하는 영화 제작사의 기획 팀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영화를 기획하는 역량을 많이 길러, 개인 프로젝트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제 제작사를 차려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경님의 인생에서의 꿈, 목표가 궁금해요.
제 인생에서 큰 울림을 줬던 영화가 있습니다. 저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단 한편이라도 제작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좋은 영화를 평생에 한 편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 인생에서의 큰 성공이라고 느껴집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현실에 지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저도 오늘만 보고 사는 입장이라, 조언을 하려니 막상 어렵네요. 내가 지금 현실에 있을 때의 장단점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의 장단점을 생각해 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분명히 장단점은 다 있을 거예요. 저의 경우는 제가 영화를 공부하는 길을 갔을 때 제 인생에서 얻을 것들이 제가 지금 당장 영화 공부를 하느라 잃는 것들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사실, 저와 같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직장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더 좋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현재 직장을 포기하고서라도 하고 싶은 게 있을 때는 그에 맞는 준비는 반드시 해보고, 적어도 구체적인 계획은 세운 뒤에 퇴사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준비를 해보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 이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시점이 오고 그 확신이 들면, 그때 뛰어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정말 이 일이 하고 싶은 것일까? 이 도전에 뛰어들 준비가 되었나?’는 질문을 항상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