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사람(1)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스타트업 기획자!

by Jiinsight

세상에는 본인만의 방식으로 주변, 더 나아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특별한 분위기, 아우라(aura)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싶은 개인 한 명, 한 명이 모이고 그 수가 더 많아진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하고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사람" 카테고리에서는 삶, 그중에서도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에 있어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글이 독자 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권준희님(현 헬스케어 스타트업 콘텐츠 기획자)


코로나 블루의 영향인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괜히 우울했던 시기. 우연히 위즈덤 2.0이라는 책을 접했다. 위즈덤 2.0 컨퍼런스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이 되고, 나도 참여해 보고 싶어 인터넷에 ‘위즈덤 2.0’을 검색해서 10월에 한국에서도 위즈덤 2.0 이 개최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조금이나마 이 행사에 일원으로 도움이 되고자 연사관리팀 자원봉사를 지원했고, 그곳에서 준희님을 만났다. 준희님은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매력과 긍정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으로, 대화를 할수록 더욱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목요 뇌과학 뉴스’를 꾸준히 발행하며 세상을 향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는 준희님. 앞으로 이러한 가치를 더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고,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아지면 좋겠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캐나다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뇌 과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2020년 8월에 석사를 졸업한 권준희입니다. 대학원에서는 가상현실(VR) 기반 인지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를 주로 했고, 인간의 심리적 욕구(유능감, 자율성, 관계성)가 충족된 사람의 뇌는 아닌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고등학교 때 심리학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더 공부한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심리학이 과학적인 이론과 연구에 기반한 학문이라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대학 때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수업이 있었는데요. 교수님께서 본인이 양극성 장애(조울증)가 있다는 걸 커밍아웃(?)하신 일입니다. 이때 처음으로 정신병은 뇌에 문제가 있어서 생길 수 있다는 걸 배우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모든 편견이 깨졌어요. 이 수업을 계기로 저는 정신질환과 정신건강 분야를 더 공부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양극성 장애(조울증)는 단순히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을 넘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될 정도를 말한다고 합니다.


아하, 어떤 점이 준희님에게 특히 영향을 끼친 걸까요?

교수님이 본인의 정신 질환을 깨닫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관련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시고 조울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시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해주신 점이 인상 깊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고 감추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교수님은 공공연하게 본인의 양극성 장애에 대해 말씀 주시면서, 감정 조절이 안되고 뇌 자체가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있다고 말씀 주셨어요. 이때 나 자신이 아닌 몸에 문제로 정신병이 생길 수 있다고 깨달은 계기여서 저에게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정신병은 뇌에 문제가 있어서 생길 수 있다라.. 저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의외인걸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에요. 흔히 아는 우울증과 우울감은 다릅니다. 우울감이 높은 것은 주변 사람의 도움이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신병도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뇌 속 신경화학물질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경우도 많고, 외부 영향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뇌가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복합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경적인 요인을 배제할 수는 없어요.

이 사실을 깨닫고 정신병리와 정신건강 분야를 공부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긴 이유는요?

학부 때는 정말 기본적인 것만 배우기 때문에, 정신 질환에 대해 세세하고 깊게 배우고 싶었습니다. 뇌에 어떤 영역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인지가 특히 궁금해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었어요.


왜 캐나다에서 하지 않고 한국으로 오셨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부모님과 같이 지내고 싶기도 했고, 한국에서 정신과를 다니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정신과 상담과 치료받은 것을 얘기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가면 정신과 앞에 앉아 있지 않고 피부과 앞에 앉아 있다가 호명되면 멀리서 걸어온다고 해요. 그리고 정신과 다닌다고 하면 어디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인식을 개선하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공감이 됩니다. 이런 점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닌 케이스도 있는데 그 사람의 잘못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이 아픈 것은 몸이 아픈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독감에 걸린 사람을 탓하지 않는 것처럼 우울증,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을 “문제” 있는 사람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걸까요? 다리를 다치거나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내 마음이 아플 때 전문가를 찾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석사 공부하시면서 읽었던 논문 중에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밝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밝아졌는데, 예전에는 다소 부정적이었고 지레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뇌가 부정적인 것을 계속 생각하면 한없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뇌가 ‘불안’이라는 감정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불안을 유발하는 일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조금이라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훨씬 더 큰 불안을 느끼도록 작용합니다. 이때 뇌는 하강 나선에 사로잡혀 있게 되고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고 해요.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뇌는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 뇌의 시스템을 바꿔 상승 나선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하는 생각, 행동,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뇌도 학습을 하게 되고.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러한 일들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긍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 강추합니다!)


준희님이 밝은 분이 아니셨다니, 가까이서 같이 일해본 저로서는 가장 놀라운 사실인데요! 성향이 변하게 된 결정적 일이나 팁이 있을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마음이 닫혀 있었고, 부정적인 편이었어요. 근데, 좋은 사람들에게 얻는 에너지가 엄청난 것이구나! 를 한국 와서 깨달았어요.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병원에서 만난 동료 연구원 선생님들과 교수님, 그리고 위즈덤 2.0 코리아를 통해 만난 분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제가 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에는 좋지 않은 면만 캐치했다면, 지금은 의식적으로라도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가 긍정적이고 밝게 변화했다고 확신해요. 그들이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만큼 나 또한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저와 같은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얻게 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


준희님은 뇌와 심리 관련 논문을 요약하여 구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목요 뇌과학 뉴스”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2019년 초 ‘마음 프로젝트’라는 인스타그램 페이지로 처음 시작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 분과 함께 뇌과학 관련 연구 내용을 쉽게 정리해 만화(인스타툰) 형식으로 올리면, 사람들이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까?라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뇌과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기도 하고 영어로 되어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 장벽을 허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만, 대학원 일과 병행하기에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기획과 스토리보드까지 다 그려가면서 하기에는 체력도 한계가 와서, 제가 학업과 병행하며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했고 1주일 한 번, 디자인 없이 글로 전달하는 것은 괜찮겠다 싶어 “목뇌뉴: 목요 뇌과학 뉴스”가 탄생했습니다!


뇌과학 뉴스 바로가기 > maumproject.me


목뇌뉴(목요 뇌과학 뉴스)를 통해 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저는 목뇌뉴를 통해 좋은 연구들을 알리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학교 다닐 때 아니면 논문을 읽을 일이 없습니다. 최신 연구 논문을 읽으면 트렌드도 파악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이 많아요. 특히 심리학 연구나 뇌과학 연구 등을 사람들에게 쉽게 풀어서 전달하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사람들이 ‘아 내 뇌가 이렇게 때문이다. 내 뇌가 이렇게 생겨서 그렇구나.’라고 느끼며 조금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혼자 사비를 들여 매번 정리하고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하신다고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지금 일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저는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연구실에 있을 때는 논문을 쓰기 위해 연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들었는데,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뇌 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배움을 얻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구실을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기에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찾게 된 것 같아요.

현재 스타트업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으신가요?

희귀 질환 환자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을 만드는 IT 헬스케어 스타트업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의학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한 신약개발 정보나 질환 관련 정보를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로 일을 하고 있어요.

준희님의 향후 진로(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신지요? 준희님의 인생에서의 꿈, 목표가 궁금해요!

궁극적으로는 창업하고 싶습니다. 아이디어 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개인적인 욕심도 있어서, 제가 무언가를 이루고 싶고 저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또 저만의 그 무언가가 사회에 도움이 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실 독자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사람들은 다 다르잖아요. 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병이 있던 없던 남자던 여자던 돈이 많던 적던. 그런 걸로 사람들을 구분 짓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제가 먼저 실천해야겠죠?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니, 그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따듯한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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