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싸운 날 밤, 카톡 창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한 적 있니?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올려다보면서. 상대방 프로필을 눌렀다가 돌아오면서. '내가 너무했나.' 그러다가도'그래도 그 말은 심했잖아.'
미안함과 억울함이 동시에 올라오는 밤. 괜히 더 멀어질까 봐 무섭고, 먼저 연락했다가 무시당할까 봐 겁나는 그 마음. 나도 잘 알아.
신발 끈을 떠올려봐. 두 줄을 그냥 나란히 두기만 하면 걸을 때 금방 풀려버려. 묶어야 단단해지지. 그런데 매듭을 짓는 순간을 잘 봐. 양쪽 줄을 팽팽하게 당기잖아. 그 긴장이 있어야만 매듭이 생겨.
친구 관계도 그래. 부딪힘 없이 나란히 만 있으면 편해 보여. 하지만 작은 시련에도 쉽게 풀려버려.
교실에서 아이들을 오래 보면서 느낀 건, 부딪히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거야. 서로 다른 여러 친구들이 교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긴 시간 지내면서 어떻게 다툼이 없을 수가 있겠어.
오히려 다툼이 전혀 없는 반은 사이가 좋은 게 아니라,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채 경계하고 갈등을 피하고 있을 때가 많았어.
다투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야. 갈등은 관계가 망가졌다는 신호가 아니야. 서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야.
중요한 건 그다음이야.
"그때 내가 이 부분이 속상했어." "나도 그때 기분이 안 좋았어." 이렇게 속내를 내보이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 가면서, 관계는 오히려 더 단단해져.
싸우지 않아서 좋은 사이가 아니야. 갈등을 지나온 사이가 깊어지는 거야.
먼저 말을 거는 게 어려울 수 있어. '내가 왜 먼저 해야 해?' 그 마음도 당연해. 하지만 먼저 손 내미는 건 지는 게 아니야. 이 관계가 나한테 소중하다는 뜻이야.
오늘 마음속에 매듭이 있다면, 한마디만 건네봐. "나 아까 좀 속상했어." 매듭은 꼬이고 쌓이면 풀지 못하는 실타래가 되지만, 꼬이기 전에 풀면 끊어질 듯한 관계를 다시 묶는 손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