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법

깨진 도자기가 명작이 된다

by 오뚝이샘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던 적 있지?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는데 점수가 안 오르고, 준비를 했는데 발표에서 막히고. 그럴 때 이런 생각이 들어. '나는 왜 안 되는 걸까.'

미국의 한 대학에서 도예 수업을 연구한 이야기가 있어. 교수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대. 한 그룹에게는 "학기 말에 최고의 도자기 하나를 제출해라." 다른 그룹에게는 "무조건 많이 만들어라. 양으로 평가하겠다." 학기가 끝났을 때, 가장 뛰어난 작품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최고'를 고민한 그룹이 아니라 '많이' 만든 그룹에서 나왔대.

완벽한 하나를 연구하던 학생들보다, 계속 흙을 만지고 깨뜨리고 다시 빚은 학생들이 결국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거야.

왜 그랬을까? 여러 실패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야. 이론보다 감각이 쌓였고, 완벽을 고민한 시간보다 깨진 조각들이 더 많은 걸 가르쳐줬기 때문이지.

딸이 시험을 망치고 울며 들어온 날이 있었어.

"엄마, 나 망했어."

가방을 내려놓는 소리가 평소보다 컸고, 문 닫는 소리도 세게 났어. 그 얼굴을 보는데, 내 마음도 같이 내려앉더라.

그런데 이렇게 말해줬어. "망한 게 아니라, 첫 번째 도자기를 빚어본 거야."

처음 만든 도자기는 대개 찌그러지고 갈라져. 온도 조절을 잘못하면 깨지기도 하고. 하지만 그 깨진 조각이 없으면 다음 작품도 없어.

일본에 킨츠기라는 게 있어. 깨진 도자기를 버리지 않고, 금으로 이어 붙이는 거야. 균열을 감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금빛으로 드러내. 그렇게 수리된 도자기는 깨지기 전보다 더 단단하고, 더 아름답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되지.

너한테도 금이 간 순간이 있을 거야. 시험을 망친 날, 친구와 멀어진 날, 열심히 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날. 그런 날이 쌓이면 내가 깨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지.

하지만 깨진 자리는 결함이 아니야. 네가 부딪히고, 견디고, 다시 일어선 흔적이야. 그리고 그 자리에 금이 채워지는 거야.

시험을 망칠 수 있어.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고, 친구 관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수도 있지. 그건 깨진 도자기야. 망한 인생이 아니야.

지금은 완벽한 작품을 내야 하는 시기가 아니야. 많이 빚어보는 시기야.

명작은 깨지지 않은 도자기가 아니야. 깨지고도 다시 이어 붙인 도자기야. 그 금빛 균열이 너만의 무늬가 되는 거야.

월,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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