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중고거래

아들의 자전거 - 성장 17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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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자전거 중고거래


“자전거라도 드림카를 타고 싶다.”

자전거에 과도한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의 대답 중에 허황되지만 가장 솔직한 답인 것 같다. 자동차는 몇 년 동안 돈을 모으거나 할부를 부어야 가질 수 있는 구입 장벽이 높은 탈것이다. 자전거는 몇 달만 독하게 모으면 웬 만한 드림 자전거도 가질 수 있는 탈것이다. 탈것인데 집안에 두고 감상도 할 수 있고 뽐내기도 용이하다. 성인 자전거의 바로 아래 단계인 24인치 자전거부터 프레임과 구동계가 다양해지면서 가격 편차가 생기기 시작한다. 브랜드 감성까지 찾는다면 초등학교 4~6학년 몇 년 타다가 바꾸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된다. 아들은 아빠와 라이딩을 다니면서 자전거 덕후들을 많이 봐온 터라 24인치부터는 욕심을 냈다. 좋아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가격대가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중고마켓에서 자전거를 검색하게 되었다. 비슷해 보이지만 더 비싼 자전거라면... 누가 훔쳐가지는 않을까? 너무 많이 타지는 않았을까?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일 테니 에누리가 없겠지? 여러 질문들로 오랜 시간 고민해서 아들은 첫 중고거래로 자전거를 샀다.

자전거를 차에 실어오며 여러 칭찬을 해줬다. 중고 물건을 받아들이는 마음. 침착하게 물건을 고르고 기다리는 마음. 모르는 사람과 거래할 수 있는 마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들을. 사진보다 더 낡아 보이는 자전거에 조금 실망하며 아들은 자전거가 얼마나 많이 다녔을까 궁금해했다. 자전거에 붙어있는 국토종주 북한강 스티커를 가리키며 ‘춘천에서 양수리까지 다녀온 자전거’라 알려줬다. 저런 스티커가 붙은 자전거라면 분명 주인은 자전거를 무척 아꼈을 거라고. 많은 장소와 흔적이 깃든 좋은 자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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