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걱정

아들의 자전거 - 성장 18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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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걱정


자전거 타기는 힘들다고 자전거를 버리고 올 수 없으니 운동이 된다고 한다. 다른 운동처럼 원한다고 갑자기 끝낼 수가 없다. 출발지로 반드시 돌아와야지 운동이 끝난다. 그래서 ‘돌아올 힘을 남겨두라’는 자전거를 탄다는 사람들의 첫 번째 조언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가지 욕심이 생긴다. 아무도 모르게 조절이 용이한 힘듦 때문에 체력에 욕심을 낸다. 지루하지 않은 풍경을 보는 재미에 거리에 욕심을 낸다. 시간에 구애를 받으면서 속력에 욕심을 낸다. 자전거를 많이 타면 탈수록 라이더라는 엔진도 강해지니 점점 먼 거리를 빠른 속력으로 오랜 시간 라이딩하게 된다. 한 번은 아들과 자전거를 타다가 돌아올 때 아빠가 밀어줄 테니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자 했다. 그렇게 30km를 달려 매향리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바다는 뿌듯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아들에게 너무 멀었다. 어두워지면서 아빠가 많이 밀어주지 못해 더 지쳤다. 어두워지니 서두르느라 휴식도 간식도 없이 달렸다. 아마 바다를 향하던 길보다 돌아오는 길이 훨씬 멀고 힘들게 느껴졌겠지. 하지만 그날 이후 아들이 혼자 힘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는 30km 주행거리는 60km로 바뀌었고 먼 거리를 이해하는 단위가 되었다. 서울은 집에서 바다까지 거리의 두 배, 대전은 다섯 배...

아들이 가야 할 거리는 빠르게 늘어날 테고 돌아올 거리도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겠지. 돌아올 걱정을 앞에 두지 말고 바다를 향해가던 마음으로 언제나 출발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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