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이유

아들의 자전거 - 성장 19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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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이유


휴일이 특별한 일정 없이 아쉽게 지나갈 때면 우리 가족은 간단한 게임을 한다. 게임을 해서 승리한 한 명이 정해진 시간 동안 다른 가족들과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다. 청소나 운동을 해도 되고 쇼핑이나 영화를 보러 나갈 수도 있다.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도 된다. 다만 모두 같이 정해진 시간 동안 해야 한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은근히 바라던 제안이 나올 수도 있으니 게임 종목부터 눈치작전이 심하다. 게임 승리자가 뭘 하자고 하면 다른 가족들은 일단 원성부터 한다. 그러면 승리자는 ‘그게 얼마나 좋은데 왜 싫어해?’ 하면서 ‘그냥도 하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아빠가 이기면 주로 자전거 라이딩을 한다. 어느 날 라이딩이 마땅찮았던 아들은 ‘마루도 가족인데 왜 안 데리고 가냐’며 고집을 피웠다. 본인이 타면서 목줄을 잘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위험해! 네가 좋아한다고 강요하면 안 돼! 나무랐다.

정작 나는 마루도 한껏 달리고 싶을 거라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목줄을 잡고 달리게 했던 적도 많다. 이런저런 명령어를 훈련시켜 사라들 앞에서 뽐내기도 했다. 프리스비를 열심히 연습시켜 대회에 나간 적도 있다. 마루와 교감이 늘어나면서 내가 좋아하는 마루의 행동과 마루가 좋아하는 행동을 조금은 구별하게 되면서 후회가 되었다.

무엇을 강하게 좋아하고 희망하다 보면 믿음의 착각에 빠져 권하는 걸 넘어서 강요하게 된다. 누군가가 내가 권하는 것을 대체로 실행한다면 그건 명령일 테다. 차라리 나의 위해 함께 해달라는 게 맞다. 내가 좋다고 믿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전거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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