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티 . 베를린
베를린 '페이퍼 앤 티' 차 상점
지나다니는 행인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한적한 주택가였다.
어쩌면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잡지 속 활자처럼 깔끔한 선으로 이어진 문구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름처럼 상점 곳곳에서 종이와 차가 함께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들어오는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해준 작은 간판 속 글처럼
차와 관련된 글씨들이 흰 엽서 위에, 종이 라벨 위에, 포장지 위에 단정하게 쓰여 있었으며
검은 글씨들이 모여 차의 이름을 알려주고, 느낌을 묘사하고, 마시는 방법을 안내하고,
위트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와 함께
왠지 종이에 사각거리며 그려 나갔을 것 같은 일러스트가
선반마다 나란히 자리한 종이 패키지 여기저기에 스며 있었다.
공간을 장식한 갖가지 차들과 다구들은 각기 다른 색을 입고 있었지만
마치 여러 가지 색연필을 가지고 흰 종이에 딱 한 줄씩만 가늘게 그어 놓은 것처럼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