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게슈벤드너 . 베를린
베를린 '티게슈벤드너' 차 상점
그 지역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라면 근처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가게였다.
작은 마을의 중심 거리든 대도시 한복판의 쇼핑센터 내부든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딱히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름을 들으면 모두들 어렴풋하게나마 떠올려서
그래 거기 거기, 혹은 아아 본 적 있는 것 같아 등등의 반응을 내놓곤 했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가게는 한가한 편이었지만
사람들은 딱히 차를 살 마음으로 외출한 것이 아니라도
막상 상점의 내부가 훤히 보이는 큰 창 앞을 지나치다 보면 한 번쯤은 멈춰서 그 안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평범한 여느 잡화점 같은 분위기면서도 뭔가 색다른 물건이 곳곳에 숨어 있을 것 같은 공간.
한편, 출입문 옆 카트 위에 가지런히 정렬된 기다란 종이 패키지들은 서로 갖가지 이미지를 품고 있었다.
패키지 안에 든 차의 향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을 붙잡고
어떤 차는 이 곳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또 어떤 차는 계절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번엔 대각선으로 시선을 옮기자 유리창에 붙은 작은 포스터가 보였다.
붉은 셔츠를 입고 노란 풍선을 든 칼 하인츠 씨가 포스터 속에서 말했다.
40주년이야! 기념티를 여기에서만 만날 수 있어. 어서 들어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