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생각헬스 : 전략편
10년차 마케터가 넘어야 할 산
“한정된 시간 안에 성공 경험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조직은 성공 경험의 횟수와 과정을 통해 시니어에 대한 신뢰를 결정한다.
시간이 제약인 이유는 함께 하는 팔로워 때문이다.
주니어는 나 혼자 망하면 그만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시니어가 되면 나를 믿고 따르는 팔로워가 같이 망한다. 실패하면 타격이 크다.
돌이켜보면 7년차 부터 챌린지를 받았다.
마침 스타트업에 이직하여 직책과 성과의 책임을 함께 받았다.
나는 남들이 5번 시도할 때 10번 시도하여 겨우 성공경험을 만들었다.
야근을 하고 시간을 갈아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연차가 쌓일 수록 무용했다.
팔로워는 힘들어하고, 상위 조직장은 불안해했다.
생각없이 열정만 쏟는 태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질문해보자.
“한정된 시간 안에 성공 경험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나는 이 질문이 마치 전략과 같다고 생각했다.
전략은 과거 전쟁에 사용한 단어지만,
오늘날 기업,국가와 같은 조직의 목표 달성에 사용하기도 한다.
의미의 공통점을 찾아보았다.
1. 목표가 존재한다.
전쟁은 승리, 기업은 매출(이익), 국가는 경제 지표 등이 있다.
2. 목표 달성을 위해 자원을 계산하고 분배한다.
자원은 비용,시간,사람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3. 상대방이 존재하며, 상대방보다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실행한다.
전쟁은 적이다. 기업은 고객/경쟁사, 국가는 국민, 타국 등이 있다.
4. 목표 달성까지 끊임없이 의사결정 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전략에 취약했는가?
1. 목표를 달성하는 최적의 길을 제시하지 못했다.
2. 길을 알아도 상사를 잘 설득하지 못했다.
3. 길을 알아도 팀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역할부여 & 동기부여)
4. 상대방을 빠르게 파악하고 장악하지 못했다. (고객/경쟁사 등)
5. 의사결정 과정의 질이 좋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물론 점수로 매긴다면 0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가장 치명적인 점은 개선하고 훈련할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내일은 어제보다 나은 방법으로 일해야 동료와 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략을 구상할 때
논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로지컬 씽킹』
감각과 논리의 균형을 강조하는 책『디자인 씽킹 바이블』, 『일을 잘한다는 것』을 읽고
각 항목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노하우를 정리했다.
실제 스타트업의 성장을 목격하며 공감했던 포인트 이기도 하다.
3번은 리더십의 영역이고,
5번은 1-4를 잘 수행한 결과이자
조직행동학 관점에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 제외했다.
직관이 중요한가? vs 논리가 중요한가?
세 개의 책을 통해 내린 결론은, “둘 다 중요하다.”인데, 통상 논리적인 접근은 설득과정에 용이하다.
즉, 직관을 통해 출발한 기획을 실현할지 검증하는 과정에서 논리가 필요하다.
논리는 상사 설득에 유용하다.
직급과 시간은 반비례한다. 보통 상사는 부하보다 시간이 없다.
그 안에 의사결정을 하려면 재료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Why So (왜 하는데?) So What (그래서 무엇을 할 건데?)를 반복한다.
So What?
전달자가 갖고 있는 자료 전체, 또는 그룹핑한 자료 중에서
과제에 비추어 말할 수 있는 내용의 핵심을 추출하는 작업이다.
Why So?
So What?한 요소의 타당성을 자료 전체 혹은
그룹핑한 요소로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원활하게 만들수록 설득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미처 놓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양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논리가 촘촘하고, 대응이 빠르고 편할 수록 상사는 나를 신뢰하게 된다.
부하의 직관이 좋다는 신뢰가 쌓이면 이 과정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위 과정이 좋지 못했던 점이 나의 패착이다.)
『로지컬 씽킹』을 연습하면 위 과정의 질을 높일 수 있다.
1. 결론이 과제의 답변이 되어야 한다. (상사와 과제의 공감대를 맞춰야 한다.)
2. 세로 방향으로는 결론을 정점으로 so what?/why so?의 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3. 가로 방향으로는 동일 계층의 여러 요소가 MECE의 관계여야 한다.
논리력을 높인다고 바로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조직행동의 원론을 준수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유행인 요즘, 내 주변 또래들은 조직행동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정치라는 이름으로 폄하한다.
나 역시 이 과정이 비효율이라 느껴져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으나 동일하게 중요했다.
인상 깊은 내용을 가져왔다.
상사의 스타일에 맞게 소통하면 더 좋을 것이다.
보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이후 첫 번째로 할 일은 소통입니다.
먼저 소통하고 후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원을 확정해야 합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자금, 시간 등 필요한 자원을 명확하게 보고하고 확인받은 것입니다.
2. 목표로 하는 결과를 사전에 보고해야 합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먼저 사장에게 결과물을 그려 보게 하고
그것이 사장이 생각한 것인지 아닌지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대강의 골격이 보스가 그리고 있는 상과 같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요 결정 사항은 보스에게 명확하게 보고해야 합니다.
보스가 허락하면 그대로 가고, 보스가 거부하면 일은 다시 해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소통의 방법입니다.
이 세 가지는 대권을 위임받은 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중에서
사업에서 기획은 고객 혹은 경쟁사를 상대하는 일이다.
그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장악할 수록 좋은 기획이 나온다.
이를 ‘감각’이라 말한다. ‘직관’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
문제 해결을 위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인이 아닐까?’ 라고 잡아채는 영감이다.
이게 바로 감각이고, 직관이다.
날카로운 직관력이 있다면 매우 간단한 분석으로 강렬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중에서
이 감각은 사후적이고, 후천적으로 트레이닝 할 수 밖에 없다.
『일을 잘한다는 것』『디자인 씽킹 바이블』모두
반사행동이 나올 정도로 ‘반복훈련’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정량(데이터)로 감지하기 힘든 정성적인 조사를 끊임없이 해나가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숨쉬듯이 해나간다.
과녁을 맞히려고 활을 쏘면 안 된다.
당신이 과녁을 맞히려고 하지 않아도
화살이 저절로 나아가
과녁으로 향할 것이니
화살이 가게 하라.
『일을 잘한다는 것』중에서
경영 위기를 맞은 P&G의 신임 CEO 래플리는
모든 조직에 ‘디자이너’를 배치하여 디자인 씽킹을 독려했다.
면밀한 고객 조사를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최선의 퀄리티로 발전시키는 디자이너의 업무 방식을 조직에 이식한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훈련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헤어케어팀은 직접 미용실에 방문해 P&G 제품을 여성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한다.
다음날 미용실에 고객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대화를 근거로 가정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도
미용실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탐구한다.
제품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용자 그룹의 회원들과 함께
미용실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고, 배운 것들을 다음 제품에 활용한다.
『디자인 씽킹 바이블』중에서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지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남들이 쉽게 할 수 없으려면?
풀기 어려운 문제이거나 기가막힌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통계(데이터)에서 놓칠 수 있는 미묘한 지점을 발견하면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고약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논리적인 비약을 통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전에 재직한 스타트업에서도
슬랙을 통해 고객 의견을 실시간으로 보는 환경을 구축했을 때,
임팩트 있는 기획이 나왔다.
“내가 만든 기획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최적의 길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추상적이지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가져왔다.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는 <WTP-C=P>와 <시퀀스 스토리 전략>을,
『디자인 씽킹 바이블』에서는 <행동체계>, <통합적 사고>를 강조한다.
이익의 정의는 WTP-C=P라는 단순한 공식이다.
Willing to pay (지불용의)는 수입이다. Cost는 비용이다.
Profit는 이익이다. 이 WTP가 올라갈지, C가 내려갈지, 양쪽 다일지 생각하라.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항목별로 나열해 적기를 좋아한다.
해야 할 일을 줄줄이 적어 목록화 한다.
이런 병렬적인 사고의 문제점은 인과 관계의 역학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각 있는 사람의 업무 계획은 병렬적이지 않다.
우선순위 업무를 결정한다. (A)
그리고 A업무의 시퀀스에 따라 이후 발생할 업무를 구상한다. (A→B→C)
맥도날드 재팬 사례
하라다 사장은 임명되자마자 전 지점의 조리 과정을 ‘메이드 포 유’라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이전에는 수요를 예측하여 음식을 미리 만들고 판매 했다면,
‘메이드 포 유’ 시스템은 주문을 받는 즉시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다.
부담이 큰 방법이었으나 과감히 시행했고, 당연하게 맛은 좋아졌다.
같은 시기 그는 ‘100엔 짜리 맥’ 을 판매하는 마케팅을 시행했다.
저렴한 가격에 맥을 먹을 수 있으니 누구나 한 번쯤 먹을 수 밖에 없는 마케팅이었다.
‘메이드 포 유’ 효과로 많은 사람들이 맥도날드 햄버거의 맛이 좋아졌다는 것을 알았고,
결국 많은 고객에게 바이럴 되어 매출이 증가했다.
그는 시퀀스적 사고로 임팩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리 방법 개선 → 100엔 마케팅을 통한 고객 체감 → 바이럴까지
순서대로 시행되며 스토리를 만들었다.
『일을 잘한다는 것』저자는 한편의 예술과 같은 과정이라 말한다.
미스터리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경험법칙으로 가는 경로를 발견할 경우
얻게 될 이익이 상당한 경우에만 미스터리와 씨름할 가치가 있다.
『디자인 씽킹 바이블』 중에서
미스터리는 고객이 겪는 문제다.
경험법칙은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즉, 솔루션을 만들었을 때 이익의 크기가 커야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나의 기획이 전체 사업 관점에서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 지 구상하라.
애플 아이팟의 행동체계를 예시로 들 수 있다.
각 기획이 전체 사업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구조화했다.
주어진 복수의 아이디어나 모델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사이의 긴장을 창조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더 나은 모델의 형태로 창조하라.
이 때 창조된 모델은 각각의 아이디어
혹은 모델의 요소를 포함하지만 이들보다 우월하다.
『디자인 씽킹 바이블』 중에서
앞서 말했듯 디자이너드른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계속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데,
이 통합적 사고 방식이 결과물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보통 우리는 1안과 2안 중에 1개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각 안을 결합하여 더 우월한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최근 시리즈B~C 스타트업 마케팅을 경험하며 많은 한계에 부딪혔고 실패를 겪었다.
그랬기에 책 3개를 붙잡고 이런 공부를 할 수 있었겠다 싶다.
이론에만 그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실제로 적용하고, 워킹을 잘 하는지 트래킹 해야 의미 있을 것이다.
공자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이번에 다진 생각의 근육을 활용하여
하루하루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생각헬스를 시작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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