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극단적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한다 - 샘 올트먼 (2014)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극단적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한다.
사람들은 테러나 괴사성 근막염 같은 사건을 두려워하지만, 심장 질환이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201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테러로 사망한 미국인은 17명, 괴사성 근막염으로는 약 150명 이었다. 반면 심장병으로는 거의 60만명, 교통사고로는 3만 2천 명 이상이 사망했다.
현재 데이터 기준으로 보면, 테러로 죽을 확률보다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이 약 3만 5천 배 더 높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은 "우리는 테러를 지나치게 걱정한다"고 말하고, 지금까지는 그 말이 맞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간은 극적이고 무서우며 가능성은 낮은 위험은 과대평가하고,
지루하고 익숙하며 확률 높은 위험은 과소평가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정말 걱정해야 할 극단적 위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위험을 평가하는 감각이 잘못 조정되어 있어서, 그로 인한 중요한 블라인드 스팟이 생긴다.
핵폭발 이미지를 보면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핵은 두렵다.
하지만 독감은 대부분의 사람이 겪어봤고, 다들 그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는 있지만,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독감으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독감은 지루하고 익숙하기 때문에 공포 신호를 자극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바이오기술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집단적으로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기술' 중에서도, 바이오는 내가 유일하게 정말 무서워하는 영역이다.
물론 바이오는 삶을 개선할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어쩌면 컴퓨터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당연히 그만큼 더 큰 파국을 초래할 위험도 함께 따른다.
2011년, 한 연구팀은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유전자 변형하여 훨씬 더 무섭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한 번에 다섯 개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면서도 치명적이 되었다. 이 돌연변이들은 각각 자연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같은 바이러스에서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언론이 이 위험을 과장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해볼 가치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창조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전염성은 극도로 강하고, 치사율이 50% 이상이며, 잠복기가 몇 주에 이르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퍼뜨린다면 어떻게 될까?
세계가 준비할 틈도 없이 퍼진다면, 몇 달안에 인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잘못된 바이오 기술은 우리가 아는 세상을 사실상 끝장낼 수 있다.
H5N1 연구가 발표되었을 때, 해당 정보를 공개할 지 여부를 두고 큰 논쟁이 있었다.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발표를 유예했고, 올해 초 그 유예 조치를 해제했다.
하지만 정보를 숨기려는 시도는 해답이 아니다.
위험한 지식을 범죄화하려는 시도(핵무기 개발 당시 그랬듯) 해답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실질적 위험을 무시하는 것 역시 절대 해답이 아니다.
세상은 협력적 행동을 조직하는 데 매우 서툴다.
핵폭탄은 지역적으로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전염성 병원체는 거의 즉각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대응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핵무기는 국가의 자원을 필요로 하지만, 바이오는 이미 개인이나 민간 자본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바이오 공격에 대한 사전 방어에 매우 큰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야 한다.
과거에 차고에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세상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 대부분 좋은 방향으.
이제 우리는 차고에서 생물학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더 클 가능성이 크다.
비트를 해킹하는 것보다 우리의 몸을 해킹하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우리는 컴퓨터 혁명보다 더 빠르게, 더 민첩하게 사회를 적응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1]
바이오는 겉보기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식으로 무섭다.
슈퍼바이러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 쉬우니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은 우리가 완벽한 행복을 주는 약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작용도 없고, 중독도 없고, 그저 누워서 복용하기만 하면 되는 약.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게 되고, 모든 야망이 사라진다면?
이 외에도 수많은 시나리오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런 미래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상상조차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