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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successful companies

엄청나게 성공한 회사들 - 샘 올트먼 (2014)

by HAE

최근 나는 아주 성공한 회사들이 아주 초기 단계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리스트를 만들었고, 물론 예외도 많을 것이다.

성공하지 못한 스타트업들도 이런 것들을 일부 실행하곤 하지만, 이런 패턴을 따르려는 시도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 제품과 사용자 경험에 집착한다.

거의 병적일 정도로 집착한다. 얼핏 보면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디테일에 많은 시간을 쓴다.

이런 회사의 창업자들은 제품에 뭔가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고객이 안 좋은 지원 경험을 겪으면 물리적인 고통을 느끼는 것 처럼 반응한다.

초기 출시와 반복(iteration)의 중요성을 믿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편없는 무언가를 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출시를 늦추라는 뜻은 아니다. 당신은 이미 너무 늦게 출시하려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집착의 일환으로, 창업자와 사용자 사이에 아무도 두지 않는다. 창업자들은 영업도 하고, 고객 지원도 직접 한다.


2. 인재에 집착한다.

창업자들은 팀의 퀄리티에 자부심을 가지며, 최고의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한다. 모든 사람이 "최고의 인재만 뽑겠다"고 말하지만, 진짜 뛰어난 창업자는 이 원칙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채용에 실수가 있었을 경우엔 굉장히 빠르게 수정한다.

그리고 채용을 매우 천천히 한다.

직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지 않고, 초기엔 힘든 일도 직접 다 한다.

이와 함께, 조직 문화 형성에도 큰 집중을 쏟는다.


3. 회사의 비전을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다.

몇 마디 정확한 문장으로 회사의 비전을 설명할 수 있다.

복잡한 문장을 늘어놓아야 설명되는 회사들은, 거의 항상 잘 안된다.

또한, 남들이 실패한 문제에 왜 자신들은 성공할 수 있는지 분명히 설명할 수 있고, 자신들이 진입한 시장이 왜 좋은지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다. 더 넓게 보면, 이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4. 매우 이른 시점부터 수익을 낸다.

대개 첫 사용자 확보와 동시에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5. 강하고 침착하다.

정말 성공한 회사의 창업자들은 강인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모든 스타트업은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맞는다 -- 심지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럴 때, 성공하는 창업자는 생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마치 악당을 냉정하게 저격하듯 문제를 처리한다.

강인함은 길러질 수 있다.

처음에 약해보였던 창업자들이 빠르게 강해지는 경우도 많이 봤다.


6. 지출을 매우 낮게 유지한다.

채용을 천천히 하는 것 외에도, 초기에는 지극히 절약하며 시작한다.

재미있는 건, 실패하는 회사일수록 "우리는 크게 생각하니까"라는 이유로 지출을 정당화하곤 한다.

모든 게 제대로 작동하게 되면, 지출을 늘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꼭 필요한 곳에만 쓴다.


7. 소수의 사용자에게 진심으로 사랑받는다.

Paul Buchheit가 처음 이 점을 지적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엄청나게 만족한 초기 사용자들'의 작은 코어 집단에서 시작하고, 이후 거기서 확장된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에게 '그럭저럭 괜찮은'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은 잘 안 먹힌다.


8. 유기적으로 성장한다.

이들은 보통 대형 제휴 같은 비유기적 성장 전략에 회의적이다.

대형 언론 공개 이벤트 같은 건 하지 않는다.

형편없는 창업자일수록 큰 PR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한다.


9. 성장에 집중한다.

창업자는 항상 사용자 수, 매출 수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주저함이 없다.

다음 주, 다음 달, 올해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머릿속에 있다.


10. 성장을 넘은 전략적 사고를 병행한다.

장기적 전략도 고민하지만, 지금 당장 해야 할 실행에 더 집중한다.

대신 몇 년짜리 플랜보다 '무엇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강한 확신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사이즈가 딱 맞는' 첫 프로젝트를 잘 고른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규모의 것을 찾을 줄 안다.

이건 타고나는 감각일 수도 있다.


11. 확장되지 않는 일도 기꺼이 한다.

Paul Graham도 이에 대해 쓴 적 있다.

정말 뛰어난 창업자는 이걸 믿을 수 없을 만큼 멀리까지 가져간다.


12. 무슨 일이든 해낸다.

스타트업에는 재미없는 일이 많다.

평범한 창업자는 그 부분을 사람을 뽑아서 해결하려 한다.

뛰어난 창업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어도 회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한다는 마인드다.


13. 우선순위를 정말 잘 정한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은 100가지쯤 된다.

중요도 7순위 불을 끄느라 하루를 허비하거나, 90순위 네트워킹 이벤트에 시간을 쓸 수도 있다.

성공한 창업자는 매일 가장 중요한 2-3가지 일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무시한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가 뭔지 스스로 잘 안다.)


14.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이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내가 아는 가장 성공한 창업자들은 평균보다 더 '착한 사람'이다.

그들은 강하고, 경쟁적이고, 냉혹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좋은 사람들이다.


15. 스타트업 놀이에 관심 없다.

그들은 스타트업 흉내에는 흥미가 없다.

겉모습이 아닌, 실제로 성공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변호사와 회계사와 인터뷰하고, 네트워킹 이벤트에 나가고, 사무실을 예쁘게 꾸미는 데 시간을 지 않는다.

성공하는 데마 관심이 있고, 그 과정이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다.

이건 매우 중요한데, 사람들이 처음에 하찮게 보던 웹사이트 -- 이를테면 남의 집에서 에어매트리스에 자는 서비스 같은 것도 진지하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뛰어난 아이디어는 초기에 '별로인 것'처럼 보인다.

멋진 오피스를 가진, 곧 잘 될 것 같은 회사보다는, 사람들에게 비웃음 당해도 계속 성장하는 회사가 낫다.


16. 일을 끝낸다.

보통 창업자는 거창한 계획만 이야기하고, 뛰어난 창업자는 작아 보이는 일도 엄청 빠르게 실행에 옮긴다.

매번 얘기할 때마다 이미 새로운 무언가가 완료되어 있다.

큰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작게 쪼개서 꾸준히 전진하며, 진척이 보인다.

"1년 동안 잠적했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완성해오는" 그런 사람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다.

한다고 한 건 반드시 한다.


17. 빠르게 움직인다.

모든 결정이 빠르다.

이메일 회신도 빠르다.

이건 성공한 창업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다.


뛰어난 창업자는 실행 기계다.




짧은 감상평


누군가는 조직문화, 복지, 보상 등으로 (자신에게) 좋은 회사인지 평가한다.


나에게 중요한 요인은 성장이다.

역성장은 모든 기준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상황에 닥치면 불안을 감수할 (또 다른) 로열티 혹은 성장 반등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그 불안을 두려워 하며 일을 하게 된다.

그만큼 회사의 성장은 중요하다.


성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생각보다 거창하고, 간절하다.

한겨울 얼어버린 호수가 깨질까봐 두렵지만, 그럼에도 바득바득 건너는 상인과 같다.

살얼음판이 깨져 물에 빠지더라도, 출발지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거대한 호수를 결국에는 다 건너겠다는 마음으로 간다.

적어도 내가 목격한 바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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