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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플 Jan 07. 2022

솔직히 난 재택근무가 싫었어

미래 HR 씬에서 각광받을 직무, CWO를 소개합니다.


첫 직장은 바깥공기를 마시기 어려운 곳이었다. 하루종일 회사에 있어야 했고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건 팀회의나 거래처 전화 뿐이었다. ADHD 기질이 있는건지 나는 일주일에 한 두번은 오후 5시 마다 미친듯이 배가 고파 참을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동기 빼곤 소통을 한 적이 없었을 때도 있었는데, 이 땐 몸이 근질거려서 개미가 기어다니는 기분이었다. ..."나는 밖에 좀 자주 나가주어야 하는 인간인가?"...다음 회사는 회의도 외근도 좀 많았으면 했다.


바람이 작용했는지 그 다음 회사는 외근이 꽤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중요한 프로젝트의 와꾸를 잡거나 머리를 굴려야 할 때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해서 아무도 없는 새벽에 오거나, 허락을 받고 카페에 가서 후딱 기획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나.. 역마살인가?"... 그 때 부터 였다. 재택근무와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잘못된 로망을 가지게 된게.




솔직히 난 재택근무가 싫었어



코로나 이후로 줌(ZOOM) 안써본 독자 있으신 분? ✋


위드 코로나가 익숙한 지금 재택근무 안해본 대한민국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오늘의 집도 가주고, 데스커 좀 사주고. 늦잠자서 줌(ZOOM)을 후다닥 키고, 화면이랑 마이크 끈 채 아침밥도 먹어보고. 나는 운이 독특한 건지 마지막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몸담은 조직이 특별 기동대 같은 느낌이라 권고고 뭐고 재택근무는 전면 금지였다. 남들 다하는 재택은 나에게 사치였다.


퇴사 후 내가 선택한 곳은 100% 재택근무제인 회사였다. 프리랜서로서 커리어도 쌓고, 출퇴근 시간을 아껴서 커리어 고민도 하고 싶었다. 다른 한편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과 일했기에 역시 100% 재택으로 진행되었다. 스타벅스에서 보사노바 재즈를 들으며 맥북과 에어팟을 끼고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그 있어보인다는 디지털 노마드를 나도 드디어 할 수 있는 건가. 가슴이 설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2년 1월의 어느 날, 한 포스팅에서 2022년 우리의 커리어를 형성할 트렌드로 "CWO(최고 워크플로우 책임자)의 부상"을 언급한 걸 보았다. 머리를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2번의 재택근무를 하며 이와 같은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 하이브리드 업무 (온/오프라인 결합)의 경우 Cmd-C, Cmd-V가 동작하지 않음
✔️ 20명으로 구성된 직원 회의는 간단히 Zoom 회의로 전환하기는 어려움
✔️ 뉴 노멀은 회사들이 조직을 구성하고 협업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재고하고 기존 규칙을 재작성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음
✔️ 많은 도구를 연동하고 복잡한 사람들 간에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음
✔️ 점점 이런 기술들이 특화되어 Chief Workflow Officer 같은공식 직함을 보게 되는 일이 생길 것







리모트 근무에 대응하는

최고 워크플로우 책임자(Chief Workflow Officer)의 역할


위에서 언급한 CWO의 필요성을 역할로 치환해보았다. 짧지만 시간을 합치면 반년 정도 풀리모트(full-remote) 근무를 하며 생생하게 느낀 점들이다. 특히 2번의 재택근무 모두 내가 메이커(디자이너, 개발자)가 아닌 매니저(PM) 역할을 했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1) 다수가 참여하는 화상회의 - 회의의 목적에 맞게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한다.

(2) 온/오프라인 업무의 비중을 적절히 조정한다.

(3) 온라인 협업 도구의 활용 방식을 정립하고 꾸준히 개선한다.

(4) 복지, 보상 뿐만 아니라 협업 방식 역시 조직문화의 과제로 삼는다.







다수가 참여하는 화상회의가 필요한 경우,

회의의 목적에 맞게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한다.


지나가는 대표님들께 ...

직원들이 신년사에 100% 집중한다고 확신할 수 있으세요?


출처 : https://unsplash.com/



☑️  공지/공유 목적의 화상회의


스피커(발언자)가 한정된 여러명이 줌(ZOOM)으로 화상회의를 하면 스피커가 아닌 청취자들의 집중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필자도 10명이 넘는 보고자리에서 잠시 멍을 때리다가 질문이 들어와 횡설수설 한 적이 있다.


뭐, 회사란 게 다 그런거지~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지만 1시간이 1달에 10번이 되면 10시간, 1년이 되면 100시간이고 날짜로 바꾸면 약 4일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4일 동안 직원들은 멍때리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출처 : https://unsplash.com/

☑️  협의 목적의 화상회의


사실 4명만 되어도 집중도는 위험하다. 한 명, 한 명씩 의견을 개진하게 되면 1-2시간이 흠뻑가고 화상회의라 그런지 효율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쉬는시간도 가지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 회의실에서 접촉하는 아날로그 방식이 꽤 숨 통 트이는 휴식을 줄 때가 많다. "간식 먹으면서 합시다." "담배 한 번 피고 오자." "어제 스우파 봤어?" 그리고 그 휴식은 좀 더 나은 회의를 만드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


또한 6-7명이 넘어가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보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어려울 수 있다. 회의시간이 길어지고 자신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까봐 염려하는 착한 팀원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 화상회의, 인원수와 목적에 따라 이렇게 진행해보자.


✔️ 10명 이상의 화상회의는 공지나 공유 목적이 많다. 이런 경우 슬랙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되, 팀원들이 확인했다는 증빙을 요청해보자. 가볍게 좋아요나 싫어요와 같은 버튼으로 의견을 받을 수 있고, 댓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단, 증빙은 강제성이 가미되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화상회의를 한 것이나 다를바가 없다.  


만약 그래도 얼굴을 보고 진행하고 싶다면, 참여자의 의견을 받아 회의에서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 공지성 화상회의의 또 다른 단점은 직원들에게 '시간을 뺏긴다는 감정'을 준다는 것이다. 발언자가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들어야 하는데, 그게 당장 닥친 업무의 목적과 관련성이 떨어지면 열정 넘치는 신입사원이나 승진자가 아닌 이상 4일 중 1일은 집중력이 저조해질 수 밖에 없다.


아젠다가 있다면 이에 대한 의견을 사전에 받은 후, 랜덤으로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면 자신도 이 회의에 참여한다는 느낌전체 조직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회의에 대한 집중력을 덤으로 얻는 것이다.


 ✔️ 3-9명 수준의 화상회의는 의견을 조율하고 의사결정하는 목적이 많다. 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아래 항목들을 노션, 공유문서 등에 정리한 후 회의에 참여해보자.


1.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아젠다

2. 아젠다에 대한 각 팀원의 의견  

3. 위 의견에 대한 다른 팀원들의 의견  


보통 1,2번은 많이 선행되고 있는데 3번은 회의에서 얘기하지 뭐~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번이 이 회의의 핵심 목적임을 기억하자. 3번을 미리 알면 나머지 시간은 각자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하는 데 쓸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조직이 위의 역할을 실무자가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사고과 권한이 없는 PM이나 프로젝트 리드가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고 일일이 팀원들에게 설득하는 것도 결국 일이다. HR부서의 CWO가 전 임직원의 공감대를 얻고 이를 제도화 한다면 각 프로젝트의 정신적, 시간적 리소스를 훨씬 줄여줄 것이다.

 




온/오프라인 업무의 비중을 조정한다.



☑️ 100% 재택근무를 방치하면 팀워크는 위험해진다.


IT 서비스와 같이 매일 데이터가 변화하고 면밀한 의견조정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오프라인에서 10분이면 끝날 일을 온라인에서 하루가 넘게 진행할 수 있다. 필자 역시 탁상공론 하던 아젠다가 만나자마자 30분만에 해결되는 걸 보고 상쾌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맛본 적이 있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회의실' 하면 당장 답답한 느낌이 떠오르겠지만 '회의실'이 없는 가상공간이 200배는 더 갑갑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의견이 강하게 부딪힐 때 상대방의 감정을 알기 힘들어 대화의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임원들. 그 임원들이 괜히 회의 중간에 주르르 나가 담배를 피는 게 아니다. 그들만의 멘탈관리이자 소통방식 인 것이다. (비흡연자이고, 흡연을 조장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담배가 싫다면 간식이 있다. 회의하기 전에 초콜릿 주는 동료가 싫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T6bGrTzZQb0 (찾아봤는데 있긴 하다 ;;)



그러나 제페토나 로블록스에서는 담배를 필수도, 맛있는 과자를 줄 수도 없다.
(펴도 그 맛이.. 날까?)

 
인간적 감성이 중요시되는 사회 - 하이테크 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것이 ‘휴먼터치’다.

감성적 공감과 따뜻한 체온으로 스킨십하는 휴먼 감성이다.
인공지능(AI)가 도저히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이런 공감능력이다.인간적 소통의 강화다.  
(중략) 에어비앤비도 온-오프라인 체험 영역을 확장시키며 다양한 스킨십 마케팅을 시도 중이다.
(중략) 마지막은 내부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 챙김이다. 직원들 개개인에 맞춤화된 배려와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언택트의 편리함은 극대화하되 인간의 손길은 언제나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휴먼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1>  


<트렌드 코리아 2021> 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될 수록 휴먼터치가 필요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참여는 하지만, "잦은 회식과 커피타임이 꼭 필요할까?" 생각하는 전형적인 요즘 아이였다. 그러나 풀리모트 환경에서는, 사전에 1:1로 관계를 맺지 않고 One-team(원팀)으로 서로 다른 성향과 의견을 모아가는게 여간 쉽지 않았다. 인간이 결국 이성보다 잠재의식과 감정에 움직인다는 학설들은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커피 한잔이나 작은 팔짱, 소소한 몽쉘 등으로 복잡했던 문제를 풀 수 있다.


CWO는 이러한 화상회의의 애로사항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계를 통해 말을 하는 것과 눈을 보고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임을 자신있게 확신할 수 있다.


https://unsplash.com/

☑️ 어느 회사든 베이스캠프에서 만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한 팀이라면!


일본에는 2003년 부터 N잡을 시도해온 집단이 있다. <도쿄R부동산> 이라는 회사인데, 각자 서로 다른 부업을 하되, 도쿄R부동산을 키워나가는 <프리 에이전트 업무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어찌보면 자유로운 노마드처럼만 보이지만 이들 역시 함께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의 중요성을 필히 강조한다.


출처 : https://hub.zum.com/joongang/43327



도쿄R부동산 멤버는 사무실이 아니라 거리 전체를 일터로 삼는다. 있어야 할 것은 노트북이면 된다. 물건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바로 그 자리에서 물건 정보를 사이트에 올릴 수 있고, 메일은 어디서나 주고받을 수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서 곧바로 고객에게 물건을 안내하고, 다니며 봐 둔 재미있는 물건은 관공서나 인터넷에서 미리 확인 한 뒤 관리회사에 연락해 답사, 답사가 끝나면 곧바로 노트북에서 정보를 만들어 올린 다음, 또 다시 외근..... 이렇게 자유롭다. 오히려 유목민처럼 일하는 방식이 좋다.


한편으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베이스캠프'다. 모두 흩어져서 저마다 수확을 하고 서로 다른 정보를 들고 돌아오기 때문에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대고 '오늘은 어땠는지'를 이야기하는 실질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사무실은 일을 하는 곳이라기보다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서의 의미가 크다. (중략)


많은 일이 나날이 디지털화 되고 있으며, 우리 일 또한 짐을 쌓아 두어야 하는 부류가 아니다. 사무실은 속도감과 상호 거리감을 생각하면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중략)


사무실에는 널찍한 테라스가 딸려있다.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는 테라스에서 멤버들은 무엇을 할까? 먼저 탁 트인 전망에서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메이지 신궁의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우리는 담배를 피우며 쓸데없는 잡담을 나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해먹에서 낮잠도 잔다. 해질녘에는 노을 지는 하늘을 구경한다. 기분 좋은 여름밤, 일이 끝나면 한 손에 캔 맥주를 들고 하나, 둘 카운터에 모여들어 담소를 나눈다. 만두 파티, 바비큐 파티를 열 때도 있다.


이 시간을 위해 일하는 것 아닐까?
이 사람들과 같이 일해서 좋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다.


이 테라스는 서로 다른 형태의 계약을 맺고 있는 멤버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공간이다.


https://unsplash.com/


 ✔️ 정기적인 오프라인 회의를 권장하되, 어떤 회의를 하면 좋을 지 <회의의 조건>을 각 팀별로 수립해보자.

필자는 아래와 같은 주제로 오프라인 회의에 참여했는 데 꽤 효과가 좋았다. 노트북 사이에 낄 수 있는 답답함과 불안함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 킥오프  : 각자 이 프로젝트에서 원하는 바와 할 수 있는 역할을 수집하고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중간 점검 : 사람의 자존심은 굴뚝과 같아서, 본래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초기 전략의 과오를 인정하는게 어렵다.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개선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자, 어려운 일이므로 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장시간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점검하면 좋다. 점검의 빈도는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설정할  있다.


� 아이디어 워크숍 : 여러개의 아이디어를 다량 수집해서 아이디어를 발산해야 할 때, 온라인으로 희의를 하다보면 지쳐가는 체력에 섣부른 의사결정을 해버릴 수 있다. 프로젝트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아이디어 일 수록 오프라인 워크샵 형태로 장시간 텀을 두고 기획하는 것을 추천한다.


� 랩업 :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를 돌아보고, 좋았던 점, 나빴던 점, 개선할 점을 공유하면 팀원들의 보람과 애정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킥오프 같은 경우 업무를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서 스킨십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딱딱한 분위기 보다 <도쿄R부동산>의 테라스와 같은 자유롭고 캐쥬얼한 분위기를 형성하면 좋다. 우리 민족이 배달의 민족인 이유가 있다. 맛있는 과자나 떡볶이를 곁들이면 한층 더 사이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온라인 협업 도구의 활용 방식을 정립하고 꾸준히 개선한다.


온라인 협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움이다. 상사의 시선에 구속받지 않고 유동적으로 일하고, 쉴 수 있다. 그러나 자유에는 역으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이 자유를 방관하게 되면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https://unsplash.com/

☑️ 노션은 파워포인트 대체재가 아니라 동료 간의 약속이다.


전통적인 회사에서는 파워포인트로 문서를 준비하고 빔프로젝터에 연결 후 함께 보며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장기화 되면서 동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동 작업 도구가 활성화 되고 있다. 업계마다 다르지만 노션, 구글 공용문서, 지라, 피그마 등이 있겠다.


그러나 이 모든 도구들을 단순히 파워포인트나 액셀의 대체재로 간주하고 각자가 본인 컴퓨터에 문서를 작성하듯이 이용한다면 협업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노션이나 구글 공용문서의 핵심은 '프로젝트 아카이브와 진행율 체크' 이다. 분명 일관성과 통일성이 필요한 작업인데, 몇 명의 팀원들이 스케치북 처럼 썼다 지웠다 할 경우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보기 어렵다. 작성과 수정에 대한 역할 분배, 수정 후 notice 체계 등을 약속해두면 "이거 누가 지웠어?" 라는 공포의 말을 방지할 수 있다.


특정 템플릿이 없는 경우에도 비효율적인 회의를 낳을 수 있다. 애자일, 린 문화가 회의 때 마다 새로운 템플릿을 만들어서 회의의 20-30%를 템플릿 작성에 쓰라는 의도가 아니다. 최대한 업무 속도를 빠르게 해서 시장의 반응을 보라는 건데, 어느 정도 프로젝트 전에 업무별 템플릿을 기획하고 약속해 놓는다면 불필요한 시간들을 아낄 수 있다.


구글, 노션은 사내 주니어 연령대인 Z세대가 프라이빗하게 쓰는 도구이기 때문에 초반에 무게를 잡고 규칙이나 시스템을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다. 그렇기에 HR팀에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구성해주면 프로젝트 관리자들이 한 결 편해지리라 생각한다.


+ 슬랙 역시 관리가 필요한 중요한 도구인데, 이 주제는 좀 더 심도깊게 고민하고 따로 포스팅 하겠다.




복지,보상 뿐만 아니라 협업 방식 역시
조직문화의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산업시대 기업에서 임직원들이 바라는 것은 월급과 승진이었다. 그러나 지금 회사의 주요 구성원인 M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처절히 목격한 사람들이다. "한 곳에 충성하다 치킨집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대한 불안감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으니 월급, 승진은 더 이상 그들을 영원히 잡아두는 데 한계가 있다. 복지 역시 재정적인 보상에 가깝기 때문에 월급과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그들의 인생의 중심은 부모님과 같이 가족의 생계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에 있다. '월급 한 줌'에 본인의 평화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균형있고 안정감 있는 <정신상태> 로 일하는 것을 가장 원하고 있는데, 정작 인간관계는 대한민국에서 몇 년째 퇴사 사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조직들이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634378



출처 : https://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29150




☑️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떠나갈 이유는 많다.


앞서 말한 2022년 우리의 커리어를 형성할 트렌드 에서는 CWO외에 다양한 미래 업무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2021년 8월에만 역대 최고 수치인 430만명이 직장을 떠났다.
사람들이 점점 자신들이 만족하는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일을 찾기 위해
떠나게 되면서, 특이한 고용 대안들이 일반화 될 것이다.

- 2030년까지 현재 대학생의 85%가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
- Z세대는 업무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성장중. 업무가 자기 주도적이고 유연하며 재정적 이점이 있기를 원함
- 기업에 시간을 빌려주는 대신, 부지런하고 능숙하며 디지털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1인 기업가"와 제작자의 붐을 보게 될 것
- 우리는 "함께" 예술작품(Art)를 만들고, 게임을 만들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기술을 구축 할 것
-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커리어를 링크드인 프로필에 있는 Job의 리스트로 보아 왔음
- 이 관점은 몇십년간 지배해 왔지만 지난 2년은 우리가 직업적 정체성을 보다 폭넓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음


출처 : https://youtu.be/qLSW3Kca3yU / (졸업 후 힘들게 취업한 뒤) 우리가 디자이너가 되길 포기한 이유


지금이야 과도기 인지라 인간관계라는 '실'을 피하기 위해서 그만두는 직원들이 많지만, 위와 같이 커리어 프레임이 변화할 수록 개인에게 '득'이 되기 때문에 떠나는 인재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


인간관계는 결국 협업의 방식이다. 함께 일하는 자세, 방식, 태도 등이 직원과 직원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필자도 사람인지라 한 때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점을 '재택근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었다. 앞서 말한 <온/오프라인 업무의 비중을 조정한다>에서도 언급했듯이, 온라인 일수록 노트북, 카메라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기 때문에 오해의 거미줄이 더 잘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 우리만의 협업 문화를 KPI로 삼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자.  

 

사실 이 주제는 비단 <재택근무> 가 원인만은 아니다. 온라인도, 오프라인도 해결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였지만 노동형태나 커리어 프레임이 급격하게 변화해가고 있고, 이제는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과제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최근 태세가 빠른 유니콘 기업들이 <좋은 동료> 라는 채용 브랜딩을 이따금 하는 걸 보면 이제 복리후생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제에 대해 앞선 3가지의 역할처럼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협업 문화라는 것이 지극히 정성적이고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이기 때문이다. 공장의 기계처럼 시스템화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뇌과학도 해결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8년 전 <미생>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지금 보면 꽤 이질적일 수 있는, 산업시대 전형적인 무역회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출처 : https://youtu.be/BSqKzd1Kvjo


<미생>의 마지막회에서는 대기업에서 함께 우여곡절을 겪고 새롭게 창업한 팀장, 대리, 사원 3명이 얼싸안는 장면이 나온다. 꽤 오래된 드라마인데 이따금 영상을 찾아오는 유저들이 있다.


직장생활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승진과 성과급이다.
하지만 30년 직장생활을 되돌이켜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멤버가 좋았을때이다.  
구성이 좋으면 일이 힘들어도 출근하는게 설레고 그곳이 천국이지만
구성이 엉망이면 출근하는게 지옥이었더랬다.

- <미생> 유튜브 컨텐츠 댓글 중 일부 발췌 -


비록 다른 교육을 받고 다른 음악을 들어왔지만 사람에 대한 소망은 세대를 막론하고 똑같음을 느꼈다. 그렇기에 과거 채용시장에서 '을'이었던 MZ세대들이 예금 이자를 핑계로 미련없이 회사를 나오고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리모트 근무에 대응하는

최고 워크플로우 책임자(Chief Workflow Officer)
역할 요약


(1) 다수가 참여하는 화상회의 - 회의의 목적에 맞게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한다.


☑️ 무작정 시작하는 화상회의는 비효율적으로 업무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 인원수와 목적을 고려한 화상회의 가이드를 만들자.

✔️ 10명 이상의 화상회의

공지/공유는 그룹웨어나 슬랙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이용하되,팀원들이 확인했다는 증빙을 요청해보자

단체회의를 불가피하게 진행해야 한다면, 참여자의 의견을 받아 회의에서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보자.

✔️ 3-9명 수준의 화상회의

빠른 의견조율 및 의사결정을 위해 아래 내용을 정리하고 회의를 시작하자.
1.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아젠다
2. 아젠다에 대한 각 팀원의 의견  
3. 위 의견에 대한 다른 팀원들의 의견   



(2) 온/오프라인 업무 비중을 조정한다.


☑️ 100% 재택근무를 방치하면 팀워크는 위험해진다.

속도가 빠른 프로젝트 일경우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면 오프라인에서 10분이면 끝날 일을 하루가 걸려 진행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의견이 강하게 부딪힐 때 상대방의 감정을 알기 힘들어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메타버스와 같은 대안이 떠오르고 있지만, 제페토나 로블록스에서는 담배를 필수도, 맛있는 과자를 줄 수도 없다.


☑️ 베이스캠프를 두고 정기적인 오프라인 회의를 권장하되, 회의의 조건을 각 팀별로 수립하게 해보자.

디지털 노마드의 대표기업인 <도쿄R부동산> 역시 정기적인 오프라인 소통과 스킨십을 강조한다.  

킥오프 회의, 중간 점검 회의, 아이디어 워크숍, 랩업 회의 등은 필히 오프라인 형식을 추천한다.

킥오프 전후에는 팀원끼리 정성적인 스킨십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노트북, 카메라의 한계를 덜어줄 것이다.



(3) 온라인 협업 도구의 활용 방식을 정립하고 꾸준히 개선한다.


☑️ 노션은 파워포인트 대체재가 아니라 동료 간의 약속이다.

노션이나 구글 공용문서의 핵심은 '프로젝트 아카이브와 진행율 체크' 이다. 분명 일관성과 통일성이 필요한 작업인데, 몇 명의 팀원들이 스케치북 처럼 썼다 지웠다 할 경우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보기 어렵다.

특정 템플릿이 없는 경우에도 비효율적인 회의를 낳을 수 있다.어느 정도 프로젝트 전에 업무별 템플릿을 기획하고 약속해 놓는다면 불필요한 시간들을 아낄 수 있다.

☑️ 노션 담당자 선정, 수정 방식, 사전 템플릿 수립 등 프로젝트 도중에 만들면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사전에 수립해보자.



(4) 복지, 보상 뿐만 아니라 협업 방식 역시 조직문화의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떠나갈 이유는 많다.

2021년 8월에만 역대 최고 수치인 430만명이 직장을 떠났다.

사람들이 점점 자신들이 만족하는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일을 찾기 위해 떠나게 되면서, 특이한 고용 대안들이 일반화 될 것이다.

☑️ 우리만의 협업 문화를 KPI로 삼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예금 이자를 핑계로 미련없이 회사를 나오고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인간관계 - 즉 협업방식은 온라인도, 오프라인도 해결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였지만 노동형태나 커리어 프레임이 급격하게 변화해가고 있고, 이제는 기업들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과제가 되었다.

최근 태세가 빠른 유니콘 기업들이 <좋은 동료> 라는 채용 브랜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 HR의 키워드는 복리후생이 아닌 협업문화가 될 것이다.







- 참고한 글 -

<2022년 우리의 커리어를 형성할 트렌드들 - 번역본>, 2022

<2022년 우리의 커리어를 형성할 트렌드들 - 원본>, 2022
<아무튼 퇴사...2030세대의 퇴사율이 높아지는 이유>, 2021

<직장인 10명 중 8명, 일 보다 사람이 싫어서 퇴사>, 2019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트렌드 코리아 2021>, 2020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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