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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노인 Nov 19. 2018

배틀필드V는 테스트 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미완성작이다

[한 장 리뷰] EA 배틀필드 5

'배틀필드'(BATTLEFIELD) 시리즈는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인기 시리즈다. 경쟁작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와 함께 과거와 현대, 미래의 전쟁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으며, 64인 대규모 전투 모드와 각종 탑승 장비와 고증 등은 다른 전쟁 게임들의 바이블이 될 정도로 뛰어났다.


하지만 오는 20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배틀필드 V는 시리즈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최악'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는 공식 영상은 그야말로 우려라고 해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선행으로 즐길 수 있었던 이 게임은 우려했던 문제들이 그대로 있었고 오히려 완성 조차 덜된 느낌을 줬다.

부족한 볼륨, 3시간 정도면 4개의 워스토리를 완료할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캡처>


먼저 캠페인 모드인 '워 스토리'(War Story)는 끔찍했던 종전 시리즈의 싱글 캠페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오히려 전체적인 수준은 나빠졌다. 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대규모 전투 신을 포인트로 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모스크바 공방전' 등 2차 세계 대전하면 떠오르는 전투는 이번 게임에 등장하지 않는다.


경쟁작이 대규모 전투를 실감 나게 표현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부분. 문제점은 더 있다. 바로 잠입 시스템의 메커니즘이 미완성이라는 것이다. 임무 시작 시에 자유롭게 지역을 공략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나 이 기능 자체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일부 임무는 진행 과정이 꼬여 제대로 안되거나 정상적으로 진행했음에도 버그로 임무 목표가 등장하지 않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볼륨은 3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다.

모든 임무는 잠입으로 이뤄지고 대규모 전투는 초반 프롤로그에서만 느낄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 캡처>


물리엔진은 버그 투성이다. 레그 돌이 쓰러질 때 스프링처럼 튕겨서 날아가거나 공중에 떠있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쓰러진 이후에도 계속 혼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벽을 뚫고 들어가거나 암살했는데 레그 돌이 튕겨 적 근처로 날아가 발각되지 않고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강제로 실패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겨났다. 차량에 탑승한 적을 바주카 같은 공격으로 날리면 거의 100% 확률로 레그 돌이 공중에 떠 있는 모습도 나온다.


멀티플레이 모드들도 문제가 많다. 우선 컨퀘스트 모드는 밸런스가 상당히 좋지 못하다. 가장 큰 문제는 '지는 팀이 거점 점령 속도가 빨라지는 버프'다. 역전 가능성을 살려주기 위해 마련한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 덕분에 넉넉하게 이기고 있는 쪽이 갑자기 스쿼드로 밀리는 사태가 전투 25~28분 정도에 발생한다. 아무리 팀 운영이 좋아도 막판에는 이 상황이 발생해 결과를 허탈하게 만들어 버린다.

166대 65지만 5분 남은 상태에서 역전 당해 패했다. <사진출처: 게임 캡처>


문제는 더 있다. 2차 세계 대전을 대표하는 영국군과 독일군의 전차들이나 탑승 장비가 매우 약해졌다는 것. 조작 이슈부터 대미지 등 여러 측면이 약해 보병을 잡으려다 오히려 역으로 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특히 대 부분 전차가 상당히 느려 기동력을 살린 전투 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역의 고저차나 장애물이 많아 보병으로 걸어 다니는 상황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매우 좋지 못하다. 싱글 콘텐츠는 부족하고, 멀티플레이는 밸런스 측면에서 문제가 너무 많다. 초반에 등장하는 진영은 영국과 독일 주축 군 2개밖에 없다. 물론 추가가 예정돼 있으나 비싼 가격에 비해 초반 볼륨은 끔찍하다. 꼭 완성이 덜 된 게임을 억지로 출시한 느낌이 들 정도다. EA가 왜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젠 더 이상 이 시리즈를 기대하는 일은 없어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끔찍했던 건 사방에서 여성들이 죽어나갈 때 내는 비명소리였다. 참고로 2차 세계 대전에서 여성이 참전했다는 전력은 있지만 대부분 후방 지원이었다. 고증에 충실했던 시리즈의 특장점을 과감히 버린 행보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문제의 'Uneducated' 발언을 한 전 DICE 패트릭 쇠더룬드는 퇴사 후 엠바크 스튜디오 개발사를 쳤다. 여기 투자한 곳은 넥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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