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 명 동접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서비스 아닐까?
지스타 2018이 역대급 흥행으로 주목받고 있을 때 스마일게이트는 각종 사건/사고로 가십난을 채웠다. 지스타로 인해 언론의 주목이 집중돼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게임 전문지의 1면을 채웠을 수준이었다. 동시 접속자 35만 명 기록이라는 성과가 무색하게 느껴지는 로스트 아크의 사건/사고는 1천억 원이라는 역대급 개발비가 조롱으로 바뀌게 만들고 있다.
11일 점검은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될 평범한 점검이었다. 1시간 정도 점검이 연장될 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9시가 되자 10시로 증가했고, 9시 40분경에는 점검 예정 종료 시간이 미정이 됐다.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스토브 런처도 함께 문제가 생겼고 로그인이 진행되지 않아 스토브로 접속해야 하는 소울 워커나 테일즈 런너 등도 함께 즐길 수 없었다. 이는 장장 10시간의 대장정 끝에 다음 날인 12일 새벽 4시에 끝났다.
가장 큰 이슈는 타워 오브 쉐도우/페이트의 보상 중복 획득 버그였다. 그 외에도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였던 스토브 런처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점검 보상만 올려놨다. 참고로 스토브 런처 관련 인원이 100여 명에 가깝다. 참고로 N모사의 서버 담당 인력은 50명 정도다. 참고로 타워 버그는 모 BJ가 방송 중 처음 발견했다.
12일 점검 완료가 끝난 지 얼마 안돼 또다시 버그가 발생했다. 14일 정기점검 이후 생활 스킬 중 하나인 고고학 스킬로 발굴해낸 보물상자에서 상호 작용 중 취소하면 보상은 획득하지만 상자는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는 버그가 발견됐다. 이는 다행히도 BJ가 아닌 유저들의 제보로 인해 오전 내 파악돼 907개 계정의 30일 정지와 10개 계정 영구 정지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에서 나온 제재는 논란을 일으켰다.
907명 중에는 그냥 상자를 개봉했다가 정지된 유저부터 상자 개방 중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 상호 작용이 취소돼 다시 획득하려고 했던 유저, 생소한 스킬이라서 2번 획득이 당연한 줄 알았던 유저 등 선의의 피해를 호소하는 게시물과 각종 문의가 쏟아진 것. 이는 운영진 중 담당자들이 관련 기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고 버그 신고하는 한쪽 유저들의 일방적 항의에 기계처럼 반응해서 터진 문제다. 다른 온라인 게임들은 해당 기능에 대한 임시 불가 후 공지, 버그 악용 유저들 중 단계를 정해 제재 방안을 결정, 그리고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공지한 후 점검에 맞춰 제재를 진행한다.
특히 여러 단계의 확인을 통해 억울하게 계정 정지가 되는 유저가 생기지 않도록 해 반복적으로 유저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저들이 이탈하는 사태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로스트 아크는 각종 문제로 급급했고 경험 부족으로 문제를 키웠다. 이후에도 낚시 스킬, 달빛 채광사 스킬 버그 등도 발생했고 아이템 회수, 제재 조치하는 일이 15일, 16일 각각 발생했다.
비정상적인 플레이로 고급 아이템을 획득한 BJ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간 사건이 있었다. BJ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게임 업계가 선호하는 건 사실이지만 버그를 사용한 BJ를 제재하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BJ도 평범한 일반 유저이며, 그로 인해 버그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 전날 고고학 스킬로 900명이 넘는 유저를 제재했던 것과 다르게 이중잣대를 보인 건 문제가 있다.
비공식 중국어 패치와 VPN 통한 비정상적인 접속이 다수 벌어진 정황도 논란이 됐다. 일부 유저에선 클라이언트 해킹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17173 취유' 패치 프로그램 사용은 검은 사막 온라인부터 여러 PC 게임이 겪었던 문제와 동일한 점이라 스마일게이트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비공식,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해 서비스 미정인 다른 국가에서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문제다.
과도한 대기열 이슈로 인해 한국 유저들이 화가 나 있는 상태라는 걸 고려하면 우회 접속을 막는 방법을 취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일부 유저는 서버 핑 이슈가 중국 우회 접속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했다. 여기에 중국 유저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드러나면서 배틀그라운드 해킹 사태 같은 매크로 과열 양상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유저들도 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아크투르스 서버와 알데바란 서버 비정상 접속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점검이 진행됐다. 결국 17일 긴급 점검이 진행됐고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점검 이후 스토브 런처에서 게임에 접속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고 다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3시간 가까운 오락가락 이슈로 주말 게임을 즐기려고 했던 유저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18일 오전 6시 30분에 임시 점검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서버마다 대기열 이슈가 있고 서버 증설 등은 언급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오픈 초반에 문제가 반복되는 건 당연하고, 베타 기간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서 정식 서비스 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건 서비스의 수순이다. 그러나 문제가 해소될 기미 없이 오히려 증가하는 이 상황을 마냥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입장으로 스마일게이트가 보고 있는 건 아닐까.